X

‘36조’ 맡는 백주현 사학연금 CIO 첫출근…시험대는 ‘하락장·유동성’[마켓인]

이 기사 AI가 핵심만 딱!
애니메이션 이미지
지영의 기자I 2026.07.22 07:02:03
ai번역
  • 영어

Google 검색에서 이데일리 기사를 더 자주 볼 수 있습니다.

22일 첫 출근·임명장 수여…공무원연금서 사학연금으로
3년 연속 두 자릿수 수익률·역대 최대 금융자산 물려받아
국내주식·직접운용 확대 성과 객관적 검증 필요
연금수지 적자 대비 유동성 관리·하락장 방어 과제

[이데일리 마켓in 지영의 김연지 기자] 36조원에 육박하는 사학연금 금융자산을 책임질 백주현 신임 자금운용관리단장(CIO)이 22일 첫 출근한다. 3년 연속 두 자릿수 수익률이라는 역대급 성적표를 물려받지만, 시장 상승기에 확대된 운용 전략을 검증하고 연금수지 적자에 대비한 유동성·하락장 방어 체계를 갖춰야 하는 만큼 어깨가 무겁다는 평가가 나온다.

21일 투자은행(IB) 업계에 따르면 백 단장은 오는 22일 사학연금공단에 첫 출근해 취임식과 임명장 수여식을 갖고 정식 임기를 시작한다. 백 단장은 1995년 한국수출입은행에서 금융권 경력을 시작해 2002년 삼성생명 자산운용본부로 옮긴 뒤 약 20년간 자산운용 업무를 맡았다. 삼성생명 뉴욕투자법인 파견 근무 등을 거치며 해외투자와 포트폴리오 기획·운용, 투자심사 경험도 쌓았다.

2022년 7월 공무원연금공단 자금운용단장으로 취임한 뒤에는 국내외 채권과 주식, 대체자산을 각각 3분의 1씩 배분하는 안정적인 포트폴리오를 구축했다. 공무원연금은 백 단장 재임 중인 2023년 9.3%의 전체 기금운용 수익률을 기록했다. 단기자금을 제외한 투자자산 수익률은 11.5%로 2006년 이후 최고치를 나타냈고, 백 단장은 이 같은 성과를 바탕으로 1년 연임에 성공했다. 안정성과 유동성을 우선해야 하는 공무원연금에서 운용 경험을 쌓은 만큼, 향후 연금 지급 부담이 커질 사학연금에서도 강점을 발휘할 수 있다는 기대가 나온다.

백 단장이 이어받는 전임자의 성적표는 화려하다. 사학연금은 2023년 13.46%, 2024년 11.63%, 2025년 18.93%로 3년 연속 두 자릿수 수익률을 기록했다. 금융자산도 2023년 21조5636억원에서 올해 5월 말 35조9841억원으로 불어났다.

백주현 사학연금공단 신임 자금운용관리단장(CIO)
백주현 사학연금공단 신임 자금운용관리단장(CIO)
다만 최근 글로벌 증시와 국내 반도체 대형주 강세의 영향도 적지 않았던 만큼, 백 단장에게는 시장 상승 효과와 실제 운용역량에서 발생한 초과수익을 구분해 검증해야 하는 과제가 있다는 평가다.

우선 2026~2031년 중장기 전략적 자산배분의 안정성을 점검해야 할 것으로 보인다. 사학연금은 국내주식 비중을 기존보다 1%포인트 늘리고 변동허용 범위를 2%포인트 확대해 상승장 대응력을 높였다. 그러나 사학연금은 2022년부터 연금급여 지출이 보험료 수입을 앞지르는 수지 역전 국면에 들어섰다. 높은 운용수익에 힘입어 전체 재정수지는 흑자를 유지하고 있지만, 앞으로는 수익률 제고뿐 아니라 급여 지급에 필요한 현금흐름과 자산 환금성을 함께 고려한 운용이 중요해질 전망이다.

직접운용 확대의 실효성도 시험대에 오른다. 사학연금은 직접·위탁운용 비중을 기존 4대 6에서 5대 5로 조정하고, 국내주식 종목별 투자한도를 완화해 대형 반도체주 상승의 수혜를 봤다. 앞으로는 직접운용이 실제 벤치마크 대비 초과수익으로 이어졌는지, 특정 업종의 상승세에 의존한 결과인지를 객관적으로 가려내야 한다.

하락장 대응 능력도 백 단장의 주요 평가 기준이 될 전망이다. 주식 비중과 운용 허용 범위를 확대해놓은 만큼 국내외 증시와 환율이 동시에 급변할 경우를 가정한 스트레스 테스트와 리밸런싱 체계를 정교화할 필요가 있다. 대체투자 자본 호출과 연금급여 지급 시점이 겹칠 경우 시장 급락기에 자산을 헐값에 처분하지 않도록 유동성 관리도 강화해야 한다.

운용 규모에 걸맞은 전문인력 확충도 과제다. 자산군별 전문 운용역과 리스크관리 인력을 보강하고, 직접운용 확대에 따른 의사결정 권한과 책임을 명확히 해야 한다는 지적이다.

탁월한 운용 성과 못지않게 조직을 안정적으로 이끄는 것도 백 단장에게 주어진 핵심 과제다. 사학연금 이사장과 경영진은 CIO 선발 막판까지 투자 역량뿐 아니라 내부 직원들과 원만하게 소통하고 조직을 관리할 수 있는 유연한 리더십을 주요 판단 기준으로 두고 고심한 것으로 전해졌다. 자산군별 전문성이 강한 연기금 운용 조직 특성상, 성과만을 앞세운 일방적 독단이나 강압보다는 구성원의 신뢰를 확보하고 조직을 안정시키는 포용력이 장기 성과의 선결 조건이라는 판단에서다. 백 단장에게는 시장과의 싸움뿐 아니라 조직 내부의 신뢰를 구축하고 인재 이탈을 막는 과정 역시 또 하나의 중요한 성적표가 될 전망이다.

한 연기금 운용업계 관계자는 “전임 체제의 높은 수익률을 의식해 위험자산을 추가로 늘리는 방식으로 접근하기는 쉽지 않을 것”이라며 “직접운용 성과를 객관적으로 검증하고 연금수지 역전과 하락장에서도 손실을 통제할 수 있는 체계를 갖추는 한편, 구성원과 원활하게 소통하며 조직 내부의 신뢰를 확보하는 것까지가 새 CIO의 중요한 시험대”라고 말했다.

이 기사 AI가 핵심만 딱!
애니메이션 이미지

주요 뉴스

ⓒ종합 경제정보 미디어 이데일리 - 상업적 무단전재 &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