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원자재 5차 수퍼사이클 오나…"그린경제가 견인" Vs "신흥국 성장 제한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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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윤화 기자I 2021.06.09 12:00:00

한은, 국제원자재가격 상승배경 및 국내경제에 대한 파급영향
국제유가, 곡물, 금속 등 모두 지난해 하반기부터 오름세 지속
원자재 가격상승 공급요인 커, 5차 슈퍼사이클 진입여부 불분명

사진=연합뉴스
[이데일리 이윤화 기자] 최근 오름세를 지속하고 있는 국제 원자재 가격이 지난 1998년~2008년 동안 이어진 4차 슈퍼 사이클 초입 수준에 다달았다는 분석이 나왔다. 국제유가는 2년 8개월만에 배럴당 70달러대를 돌파했다. 구리는 지난달 초 이미 10년만에 최고가를 기록했고, 3년 전 평균 69.65달러 수준이었던 철광석도 지난달 중순 이후 200달러대를 넘긴 상태다. 원자재 가격이 추세적으로 상승하면 수입 의존도가 높은 우리나라의 물가상승률을 높이는 결과를 가져온다. 다만 원자재 가격 상승 원인에 코로나19 경기회복, 수급요인 등의 영향이 크게 작용하고 있는 만큼 역사상 5번째 슈퍼사이클에 진입할 것인지에 대해서는 불확실한 상황이다. 슈퍼 사이클은 원자재 등 상품 가격이 장기적으로 오르는 추세를 의미한다.

자료=한국은행
한국은행 조사국이 9일 발표한 ‘국제원자재가격 상승배경 및 국내경제에 대한 파급영향 점검’ 보고서에 따르면 주요 원자재 가격의 추세적 상승률이 10%에 이른다고 가정했을때 약 1년 뒤 국내 소비자물가를 최대 0.2% 가량 끌어올리는 것으로 나타났다. 일시적 상승시에도 소비자물가는 0.05% 가량 높아질 것으로 내다봤다. 원자재 가격의 추세적 상승률은 국제유가부터 금속류, 곡물, 목재 등 주요 원자재 10여가지의 가격 상승 공통 요인을 추출해 가정한 값이다.

자료=한국은행
◇국제 유가 70달러 돌파, 원자재 값 폭등..“국내 소비자물가 전반에 영향”


원자재 가격은 지난해 하반기부터 꾸준한 증가세를 보이고 있다. 블룸버그 자료에 따르면 2019년 평균 대비 주요 원자재 가격은 코로나19 확산기인 지난해 3월 중 큰 폭으로 하락했지만 글로벌 경기 회복세가 나타나기 시작한 지난해 연말부터 올해 5월까지 꾸준한 상승 흐름을 보였다. 알루미늄 가격은 2019년 평균 대비 지난해 3월 10.2% 감소했지만 올해 5월 기준 35.6%까지 올랐다. 같은 기간 구리는 -13.7%에서 68.8%로, 니켈은 -14.9%에서 26.3%로 올랐고, 철광석은 -7.9%에서 무려 129.1%까지 급등했다. 작황 부진, 수급불균형과 가구 및 주택에 대한 지출 증가 등에 옥수수와 목재 가격도 같은 기간 -6.1%에서 81.9%, -7.1%에서 301.3%까지 폭등했다.

국제유가도 2년8개월 만에 처음 배럴당 70달러를 돌파했다. 8일(현지시간) 미국 뉴욕상업거래소에서 7월 인도분 서부텍사스산원유(WTI)는 전거래일 대비 배럴당 1.2% 상승한 70.05달러에 거래를 마쳤다. 이는 지난 2018년 10월 이후 2년8개월 만에 처음 배럴당 70달러를 돌파한 기록이다. 월스트리트저널(WSJ) 등 외신은 유가와 원자재, 곡물 같은 상품가격이 일제히 상승한 것은 2008년 세계 금융위기와 1970년대 이후 처음이라고 보도하기도 했다.

이같은 원자재 가격 상승은 수입중간재를 통한 경로와 경기주체들의 향후 물가상승에 대한 기대 인플레이션 경로를 통해 최종적으로 소비자물가 상승을 가져온다. 원유, 금속, 곡물가격 상승은 각각 석유류 가격, 금속 관련 제품, 외식비 등을 통해 국내 소비자물가를 자극할 수 있다.

김정성 조사국 물가연구팀 차장은 “추세적 상승은 특정 기간을 정하기는 어렵지만, 주요 국제 원자재 가격 분석시 고려하는 10가지 가격 상승의 공통 요인을 추출해 살펴본 결과 원자재 가격이 10% 상승하면 4분기 이후 소비자물가를 0.2% 가량 올릴 수 있는 것으로 분석됐다”고 설명했다.

자료=한국은행
◇슈퍼사이클 진입 여부는 불투명..“글로벌 그린 경제 인프라 투자 등에 달려”


다만 코로나19 이후 나타난 최근의 국제유가와 원자재 가격 상승이 향후 얼마나 지속될지 불분명한 만큼 ‘5차 슈퍼사이클’ 진입 여부에 대한 전망은 엇갈리고 있다. 친환경 산업의 성장속도, 글로벌 경기회복의 지속성 등이 원자재 가격 상승 전망을 결정하는 요인이 될 것으로 보인다. 일각에서는 새로운 원자재 가격 슈퍼사이클 가능성에 대해 그린경제(Green Economy)가 산업 전반의 인프라 투자 확대로 이어져 원자재 전반의 상승 흐름을 유발할 수 있다고 주장한다. 반대로 5차 슈퍼사이클 가능성이 낮다고 주장하는 측에서는 신흥국 경제가 과거 슈퍼사이클을 주도했던 수준의 고성장세를 회복할 가능성이 크지 않고 곡물, 원유 등의 경우 공급이 수요확대에 충분히 대응할 수 있다는 판단이다.

과거 원자재 값 폭등은 1차(1906~1920년), 2차(1932~1947년), 3차(1972~1980년), 4차(1998~2008년)로 네 차례에 걸쳐 나타났는데 대부분 산업화나 중국의 경제 구조 변화와 같이 강력한 수요 요인이 작용했다. 1차 장기 슈퍼사이클은 19세기 후반 미국의 산업화, 2차는 세계대전 직전의 글로벌 재무장, 3차는 유럽과 일본의 산업화, 4차는 중국의 본격적인 세계경제 성장 진입이 주요 요인으로 작용했다.

한은은 이같은 국제유가 및 원자재 가격 상승 원인에 코로나19 경기회복, 수급요인 등의 영향이 크게 작용하고 있는 만큼 2022년부터는 다시 하락할 것으로 보고 있다. 실제로 원유의 경우 글로벌 경기 회복(44.6%), 예비적 수요 증가(41.2%)가 주요 가격 상승 요인으로 작용했다. 원유 감산에 따른 공급요인(15.1%)도 상당했다. 알루미늄은 글로벌 경기 회복(57%)이 가격 상승에 가장 큰 영향을 미쳤으며, 가격상승 차익을 기대하는 투기적 수요 증가도 일부 영향을 줬다. 예비적 수요요인은 5.2%에 그쳤다.

김정성 차장은 “중기 사이클을 최근까지 연장하고 원자재가격 상승요인을 분해한 결과, 현 시점에서 원자재가격의 슈퍼사이클 진입여부를 판단하기에는 불확실성이 큰 상황”이라면서 “원자재 가격이 최근 사이클 저점에서 미약하게 반등하고 있으나 그 정도가 크지 않고 최근 가격상승에 경기회복, 수급요인 등의 영향이 섞여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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