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국장애인차별철폐연대 등 9개 장애인단체는 27일 오후 서울 서대문구 미근동 경찰청 앞에서 강신명 청장의 사과와 입장철회를 촉구하는 기자회견을 개최했다. 이 자리에 장애인과 장애인인권 활동가 등 20명 가량이 참여했다.
앞서 강 청장은 지난 23일 기자간담회에서 경찰관이 본인·타인에게 위험을 끼칠 우려가 있는 정신질환자를 발견하면 정신보건기관 등을 통해 지방자치단체장에게 강제입원을 신청토록 하는 ‘행정입원’ 조치를 추진하겠다고 밝혔다. 경찰은 오는 11월까지 일선 경찰관이 정신질환자의 범죄위험 정도를 객관적으로 판단할 수 있는 ‘체크리스트 매뉴얼’을 만들어 배포할 계획이다.
장애인 단체들은 이에 대해 “경찰과 주류 언론은 강남 살인사건 피의자의 정신질환 병력을 언급하며 사건 원인을 ‘여성 혐오’가 아니라 ‘정신질환자의 묻지마 범죄’로 보고 있다”며 “경찰청의 범죄예방 대책은 사회에 만연한 여성차별과 혐오문제를 정신장애인에게 뒤집어씌워 어물쩍 넘기려는 것”이라고 규탄했다.
이들은 ‘정신장애인은 위험하고 제대로 된 병원치료를 받지 않는다’는 세간의 시선에 대해 수치와 자료를 들어 조목조목 반박했다.
2011년 ‘대검찰청 범죄분석 보고서’에 따르면 정신장애인의 실제 범죄율은 비장애인의 10%에 그친다. 보건복지부는 지난 2월 내놓은 ‘정신질환자에 대한 오해와 진실’ 자료에서 “조현병(정신분열증) 환자들은 범죄와 폭력의 위험성이 매우 낮고 다른 사람에게 피해를 주지 않는 게 일반적”이라고 전했다.
지난 9일 김춘진 더불어민주당 의원이 공개한 복지부의 ‘2011~2014년 정신의료기관 강제입원율 현황’을 보면 2014년 국내 정신의료기관의 입원환자 중 67.4%가 강제입원에 의한 것으로 나타났다. 독일(17.7%)와 영국(13.5%), 프랑스(12.5%) 등에 비해 한국의 정신질환자 강제입원률은 매우 높은 편이다.
박김영희 장애인차별금지추진연대 대표는 이 자리에서 “강남 살인사건이 정신장애인 마녀사냥이 될 지 몰랐다”며 “정신장애인에 대한 사회적 폭력은 다른 장애인으로 이어지고 더 나아가 여성과 노인, 아이 등 다른 사회적 약자로도 확대될 것”이라고 목소리를 높였다.
이들은 기자회견 뒤 강 청장에게 항의공문을 제출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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