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욕= 이데일리 이정훈 특파원] 미국 주택시장 회복 덕에 수익성을 회복한 국책 모기지 업체인 페니메이가 손실 상각했던 자산을 되찾는 방식으로 최대 615억달러(68조원)에 이르는 구제금융 지원자금을 상환할 수 있는 방법을 모색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19일(현지시간) 월스트리트저널(WSJ)에 따르면 당초 지난주 연례 보고서를 통해 실적 공시가 예정돼 있던 페니매이가 회계사와 규제당국과 협의를 통해 발표시점을 연기한 채 이같은 방안을 강구하고 있다.
현재 논의의 핵심은 법인세 이연자산(Deferred tax assets)이다. 민간 기업들이 앞으로 내야할 법인세를 추가로 더 내게 돼 미래 과세소득에서 감면받게 되는 자산인데, 지난 2008년 공적자금 투입 직후 국유화되면서 모두 상각 처리된 상태다.
페니메이는 주택시장 회복세가 지속되고 주택가격이 뛰고 모기지 연체율이 낮아지면서 이 이연자산으로 인해 향후 몇 분기동안 대규모 이익을 볼 수 있을 것으로 기대하면서 상각 처리된 이 자산들을 되찾기를 원하고 있다.
페니메이는 지난해 9월30일 기준으로 총 615억달러 규모의 법인세 이연자산을 상각처리했었다. 이 자산들을 한꺼번에 되찾을 경우 페니메이는 곧바로 흑자로 돌아설 수 있게 된다. 지난해 1~3분기중에도 96억달러의 순이익을 기록했었고, 4분기에도 흑자를 예상하고 있다. 이 경우 작년 연간으로도 6년만에 첫 흑자를 달성하게 된다.
그러나 여전히 정부가 대주주 지위를 유지하고 있는데다 현재 정치권을 중심으로 페니메이와 프레디 맥 존폐 여부를 논의하고 있는 상황이라는 점과 맞물려 해법 찾기가 쉽지 않을 것으로 보인다.
이에 대해 페니메이와 그에 대한 감독권을 가지고 잇는 연방주택금융청(FHFA)은 공식적인 답변을 내놓지 않고 있다.
다만 페니메이측은 이를 통해 수익성을 회복한다고 해서 당장 정부 통제를 벗어나거나 국민들의 혈세를 다 갚을 수는 없겠지만, 이익을 내게 될 경우 재무부에 상당한 규모의 배당을 지급할 수 있게 되고 향후 예상보다 이른 시점에 공적자금을 상환할 수 있을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짐 보겔 FTN파이낸셜 애널리스트는 “페니메이가 일정 부분의 법인세 이연자산을 되찾을 수 있겠지만, 전액을 다 찾기는 불가능할 것”이라고 예상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