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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은은 작년 8월부터 올 7월까지 금리를 1.75%포인트 인상했고 8월에도 0.25%포인트 인상할 경우 1년 1개월 동안 총 2%포인트를 인상하게 되는데 이 경우 집값은 1년 뒤 0.8~1.4%, 2년 뒤 1.8%~5.6% 떨어질 것으로 추정된다. 다만 모형 분석에선 금리를 1%포인트 한꺼번에 인상하는 것을 전제로 했고 실제로는 0.25~0.5%포인트씩 점진적으로 인상했기 때문에 실제 집값 하락에 미치는 영향은 모형 분석결과보다는 덜 할 것으로 예측된다.
시간이 지날수록 기준금리 인상이 집값 하락에 미치는 영향이 더 크다는 점도 특징이다. 보고서를 작성한 김대용 한은 조사국 물가연구팀 차장은 “1차 연도에 비해 2차 연도에 집값 하락 충격이 더 큰 것은 기준금리 인상에 따른 충격이 축적돼 나타나기 때문”이라며 “3차 연도 이후에도 집값을 하락시키는 쪽으로 영향을 미친다”고 밝혔다.
기준금리 인상이 집값을 하락시키거나 집값 상승폭을 줄이는 쪽으로 영향을 주긴 하지만 선진국에 비해 미치는 파급효과가 훨씬 작은 편이다. 2008년과 2015년 17개 선진국을 대상으로 기준금리를 1%포인트 한꺼번에 인상한 경우를 가정해 연구한 결과 1년 뒤 집값은 각각 10.8%, 6.3% 하락하는 것으로 조사됐다.
김 팀장은 이와 관련 “금융시장 자체가 선진국보다 덜 발달한 데다 선진국은 실거래가를 이용해 주택 가격 통계를 작성하는데 우리나라는 표본을 뽑아 거래가 일어나지 않아도 가중치를 주는 방식으로 조사가 이뤄져 금리 인상이 주택가격에 미치는 효과가 선진국보다 작게 나타난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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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은은 주택 가격 하락 위험 정도가 지역별로 다르다고 평가했다. 주택 시장이 공급 과잉 상태이거나 최근 큰 폭의 가격 상승을 경험한 지역에서 주택 하락 위험이 컸다. 대표적으로 세종이 가장 하락 위험이 큰 것으로 조사됐고 그 다음이 대전, 경기 순이다. 반면 광주, 제주 등은 오히려 집값이 상승할 가능성이 큰 것으로 나타났다. 김 팀장은 “세종, 대전, 경기는 과거에 공급 과잉 상태였거나 큰 폭의 가격 상승을 경험한 곳이라 다른 지역보다 집값 하락 리스크가 더 컸다”고 설명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