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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남 영광 출신인 이 대표는 16대 총선에서 새천년민주당 공천(전남 함평·영광)을 받아 당선된 뒤 내리 4선을 지냈다. 2002년 16대 대선 당시 선거대책위원회 대변인과 고(故) 노무현 전 대통령 대변인도 맡았다. 하지만 참여정부 출범 직후인 2003년 친노 세력이 새천년민주당을 깨고 나가 열린우리당을 창당할 때 이 대표는 합류하지 않았다. 4선에도 불구하고 민주당에서 `소수파`이자 `비주류`로 남게 된 까닭이다. 지난 3월 관훈클럽 토론회에서 `팬덤이 없다`는 질문에 “근본적으로는 열린우리당에 동참하지 않았던 소수파 출신이라는 한계가 여전히 남아있다고 생각한다”고 토로하기도 했다.
이에 이 대표에게는 `친노` `친문` 같은 열성적인 지지 세력이 없다. 대신 전남지사와 총리 재직 시절 참모들이 그 자리를 대신하고 있다.
전남도청 서울사무소장을 맡았던 남평오 전 총리실 민정실장이 대표적이다. 남 전 실장은 4·15 총선 공동선대위원장 비서실장 역할을 했으며 전대 과정에서도 실무를 주도했다.
보좌관 출신으로 오랜 인연을 맺어온 최충규 전 전남 도민소통실장과 이경호 전 전남지사 정무특보, 지용호 전 총리실 정무실장 등도 핵심 참모진들이다. 현재 의원실에 몸담은 노창훈 전 총리실 정무지원과장, 이제이 전 총리실 연설비서관 등도 핵심 실무진으로 꼽힌다.
원내에선 DJ 보좌관 출신인 `동교동계 막내` 설훈 의원이 좌장 역할을 맡고 있고, 당내 `정책통`으로 불리는 홍익표 의원과 청와대 일자리수석을 지낸 정태호 의원이 힘을 보태고 있다. 이 대표의 호남 지역구를 이어 맡은 이개호 의원과 동아일보 기자 시절 직계 후배인 윤영찬·양기대 의원도 우호 세력으로 분류된다.
◇대선 캠프급 당 대표 비서실
최근 단행한 당직 인선을 보면 대선급 캠프를 방불케한다는 평가가 나온다.
예산과 조직을 책임지는 사무총장에는 `친문` 박광온(3선) 의원을 임명했다. 2017년 문재인 대선 캠프의 미디어본부장 겸 수석대변인을 맡았던 박 의원은 일찌감치 이낙연 캠프에 합류해 총괄 지휘를 맡았다. 수석대변인 최인호(재선) 의원 역시 `부산 친문`으로, 최고위원 출마를 포기하며 전대 초반부터 캠프 대변인을 맡았다.
대표 비서실의 경우 비서실장에 오영훈(재선) 의원을, 정무실장에 김영배(초선) 의원을 각각 임명했다. 오 의원은 전대 과정에서도 비서실장으로 활동한 바 있다. 통상 원외 인사가 맡아온 정무실장 자리에 현직인 김 의원을 임명한 것은 이례적이다. 김 의원은 민선 5, 6기 성북구청장에 이어 문재인 정부 청와대 정책조정비서관과 민정비서관을 지냈다. 민주당은 “코로나19와 와 전쟁 중인 비상시기인 만큼 당정청 가교 역할을 위해 현역 의원을 배치했다”고 설명했다.
메시지실장 역시 비서실장과 동급으로 직위를 높인 것도 특징이다. 특히 불과 두 달 전까지 현역 언론인이었던 박래용 전 경향신문 편집국장을 영입해 대선까지 고려한 인사라는 분석이 나온다.
◇당권 이후 대권까지 순풍?
`대세론`에 힘입어 당 대표로 낙점은 됐지만 대권 가도는 순탄치 않을 것으로 보인다.
우선 성과를 보이기에 물리적인 시간이 충분치 않다. 당헌·당규상 선거 1년 전 사퇴 시점 때문에 이 대표가 대선에 출마할 경우 임기 도중인 내년 3월 9일 이전에 물러나야 한다. 불과 7개월 채 안 되는 기간 당을 안정적으로 이끌어야 할뿐 아니라 대권 주자로서 유권자에게 각인을 새겨야한다.
문재인 정부 첫 국무총리에 취임해 2년7개월 간 최장수 총리를 지내며 야당의 파상 공세에 품격 있는 응대로 이목을 끌긴 했지만, 뚜렷한 `스토리`가 없다는 게 치명적인 약점이다.
한 정치평론가는 “관리와 리더의 역할은 근본적으로 다를 수밖에 없다”면서 “이 대표가 야당과의 협치와 현안 해결에 당 대표로서 어떤 리더십을 보여주는 지가 승패의 관건”이라고 말했다.
이 대표가 코로나19 등 현재의 위기 상황을 잘 극복하고 내년 재보선을 승리로 이끌어 대선 주자로 우뚝설지는 현재로서는 미지수다. 당심과 민심은 앞으로 자신만의 무엇을 어떻게 보여주느냐에 달려 있다.
32년 정치 역정을 마무리 한 이해찬 전 대표의 말처럼, 정치는 생물이고 상황에 따라 언제든 새로운 주자가 부상할 수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