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켓인][26th SRE][WORST]대한항공, 재무부담 속 살아나는 기대감

이명철 기자I 2017.11.28 12:15:00

계열 지원 불확실성 해소로 반전 모색

*자료: NICE신용평가
[이데일리 이명철 기자] 대한항공(003490)한진(002320)에 대한 시장의 우려가 가시지 않고 있다. 다만 예전에 비해 우려의 강도는 크게 줄어든 모습이다. 경쟁 심화와 투자 부담으로 사업·재무 부담이 계속되지만 한진해운이라는 큰 불확실성을 덜어냈기 때문이다.

26회 SRE 기업별 등급수준 적정성 설문(워스트레이팅)에서 유효응답자 158명 중 23명(14.6%)이 대한항공(BBB/BBB+)과 한진(BBB+) 등급에 이의를 제기했다. 크레딧 애널리스트 중에서는 10.9%(7명)가 해당 그룹을 꼽은 반면 채권매니저는 그보다 많은 14.7%(10명)가 등급 적정성에 의문을 표했다.

◇워스트 1위의 변모… “등급 올려야” 의견↑

긍정적인 부분은 25회에서 29표(19.2%)를 받아 전체 워스트레이팅 1위를 기록한 것과 비교하면 평가가 크게 개선됐다는 것이다. 당시 29표 중 등급을 내려야 한다는 의견이 86.2%로 상향(13.7%)을 압도한 것과 달리 이번에는 20표(무응답 3표 제외) 중 40%가 등급을 올려야 한다는 의견을 내놨다. 하향을 지지한 응답은 60%로 크게 감소했다.

예년과 달리 대한항공에 대한 평가가 달라진 것은 계열 지원 부담 완화 가능성 때문이다. 우선 지난해 한진해운에 지원한 채권 전액을 손상 처리하는 등 관련 채권을 모두 정리했다. 올 2월 한진해운 파산 선고로 신용위험 전이 가능성은 절연된 상태다. 미국 부동산 개발 자회사인 한진인터내셔널코퍼레이션(HIC)은 약정상 유상증자 의무가 일단락됐다. 향후 HIC 부동산 담보로 리파이낸싱을 진행하고 미국 호텔 영업이 정상화되면 잠재 재무부담을 줄일 수 있다는 평가다. 관계사인 진에어 기업공개(IPO)가 순조롭게 추진되면 한진칼 재무여력 확충에 따른 그룹 전반 재무부담 경감으로 이어질 전망이다.

저유가 등 우호적인 영업환경으로 실적도 회복세다. 유류비는 항공사 수익성 저하와 실적 변동성 확대 주요인으로 지목되고 있다. 2011~2014년 상반기까지만 해도 국제 항공유가는 배럴당 120~130달러까지 치솟았다. 하지만 이후 가격이 꺾이기 시작해 올 들어 50~60달러 수준에 형성된 상태다. 지난해까지만 해도 연결 기준 연간 당기순손실 5568억원을 기록했지만 올해 3588억원 흑자를 기록했다. 3분기에는 616억원으로 주춤했지만 4분기 황금연휴와 화물 성수기 효과로 연간 흑자전환을 달성할 것으로 기대된다. 올해 3월 4577억원 유상증자와 6월 3억달러(약 3300억원) 규모 신종자본증권(영구채) 발행으로 자본을 확충했다. 지난해말 1200% 가량이던 부채비율은 상반기 기준 700%대로 낮아졌다. 이로써 일부 회사채에 적용된 발행약정상 기한이익상실 사유도 해소할 수 있게 됐다.

특히 10월 800억원 규모 회사채 발행을 위한 수요예측에서는 4배 가까운 3170억원이 몰리며 흥행하기도 했다. 이에 발행 금액을 1600억원으로 늘리며 순조롭게 자금을 조달했다. 그동안 회사채 발행 시 마다 미달을 기록했는데 이번 초과 청약을 바탕으로 장기 자금 조달에도 힘을 받을 전망이다.

◇재무부담 여전…상향 가능성 아직 ‘먼 얘기’

그럼에도 아직까지 하향 조정이 더 많다는 점은 풀어야 할 과제가 남아있다는 뜻으로도 해석할 수 있다. 대한항공은 국내 1위 대형항공사지만 저비용항공사(LCC) 등 진출 확대로 시장지위가 하락하고 있다. 정부 지원을 바탕으로 한 중국 항공사 공격적인 진출로 경쟁은 점차 심화되고 있다. 지난해부터 국제유가가 상승 조짐을 보이면서 유류비 부담도 다시 증가하고 있다.

그간 실적 개선에도 항공기 투자와 한진해운 관련 손상 인식 등으로 재무안정성 지표 개선도 제한적이었다. 항공사 특성상 외화 차입금이 전체 절반을 넘는데 환율 변동성에 따른 리스크에도 노출됐다. 해외 발행 영구채도 조기 상환 옵션이 있어 자본보다는 채권 성격에 가깝다는 평가도 있다. HIC의 유상증자 지원이 일단락됐다고 하지만 리파이낸싱 관련 담보제공과 지급 보증 부담이 증가해 계열 부담은 지속되고 있다. 호텔이 위치한 LA 도심은 경쟁 심화 우려가 있어 단기간 영업창출현금 유입도 기대하기 어렵다는 판단이다.

유동성 측면에서 보면 6월말 연결 기준 단기성차입금은 5조9641억원으로 총차입금의 38% 가량 수준이다. 보유 현금성자산대비 높은 수준이지만 최근 2년간 2조원 이상 영업창출현금흐름을 감안하면 위험한 편은 아니다. 8월말 현재 내년 만기 도래 회사채는 약 8700억원, 2019년 4900억원이다. 한 신평사 연구원은 “현재 수준의 재무안정성 유지는 가능하겠지만 큰 폭의 개선도 어려울 것”이라며 “실적 개선과 유동성 확보, 재무 레버리지 개선 여부를 지켜볼 예정”이라고 진단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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