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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래창조과학부와 한국연구재단은 포항공과대학교 김근수 교수를 이달의 과학기술자상 3월 수상자로 선정했다고 2일 밝혔다.
미래부와 연구재단은 김 교수가 2차원 물질인 포스포린의 전자물성 제어기술 개발을 통해 초소형, 고성능 반도체 신소재 개발의 발판을 마련하고, 새로운 양자 상태를 최초 발견함으로써 다양한 후속 연구의 밑바탕을 마련하는 등 신소재 관련 기술 발전에 크게 기여했다고 수상 배경을 설명했다.
김 교수는 지난 2014년 11월 포스텍 교수로 부임한 이래 자신의 연구철학을 담은 작지만 강한 연구 그룹을 키우고 있는 젊은 과학자다.
2차원 물질 흑린의 밴드갭을 제어하고 비등방적 디락상태를 최초로 발견한 그의 연구 성과는 2차원 물질에 기반한 초소형, 고성능 전자소자 및 광전소자 상용화를 위한 ‘전자물성 제어기술’의 진일보로 평가받고 있다.
김근수 포항공과대학교 교수는 “2차원 물질은 우리가 생각할 수 있는 가장 얇은 형태의 물질로 그 두께가 불과 원자 한두 층에 이르면 통상적인 3차원 물질과는 다른 매우 독특한 물성을 갖기도 한다”며 “이러한 독특한 물성을 활용해 전자 소자의 소형화, 고성능화를 실현할 수 있다면 우리의 삶의 모습에 지대한 영향을 줄 것”이라고 강조했다.
이어 “하지만 각각의 2차원 반도체 물질들도 장점과 단점을 동시에 갖기 때문에 결국 2차원 물질 상용화를 위해서는 고유 물성의 한계를 극복하는 기술이 매우 중요할 것”이라고 말했다.
김 교수는 포스포린 밴드갭을 변환시켜 물성을 반도체에서 도체까지 자유자재로 변환 가능한 기술을 개발했다. 이는 꿈의 신소재로 각광받고 있는 그래핀의 최대 단점인 전류흐름 통제의 어려움을 극복하고 초박막 반도체 신소재의 상용화 가능성을 열었다는데 의의가 있다.
또한 그래핀의 특이 물성 근원에 해당하는 디락 준도체 상태를 포스포린에서 최초로 발견해 다양한 후속 연구의 밑바탕을 마련했으며, 이를 토대로 세계 최고 수준의 학술지 사이언스에 논문을 게재하는 등 학문적 가치를 인정받았다.
포스포린(Phosphorene)은 인(P) 원자로 된 흑린(black phosphorus)이란 물질의 표면 몇 개 층을 떼어낸 2차원 평면구조의 나노 물질로, 육각벌집 모양으로 탄소(C)로 이루어진 그래핀과 원자 배열이 유사하나 규칙적으로 주름진 독특한 구조를 갖기 때문에 물성 조작에 용이하다.
디락 준도체 상태(Dirac Semimetal State)란 전자가 유효질량을 갖는 통상적인 입자와 달리, 유효질량이 없는 상대론적인 입자의 특성을 띠는 특이 상태다. 보통의 반도체 물질에 비해 그래핀이 빠른 전하 이동도를 갖는 것도 유효질량이 없는 상태처럼 행동하는 디락 준도체 상태기 때문이며 그래핀에서 이러한 양자상태를 발견한 공로로 영국 맨체스터 대학의 가임, 노보셀로프 교수는 2010년 노벨 물리학상을 수상하기도 했다.
최근 가장 잘 알려진 2차원 물질인 그래핀은 우수한 전기전도성을 가져 소자 활용에 매력적인 물질이지만 준금속성을 띠어 전기전도를 제어하는 것이 어렵다는 한계점을 갖는다. 이러한 문제를 극복하기 위해 최근에는 전기전도성 제어가 비교적 용이한 이황화몰리브데늄 혹은 포스포린 등과 같은 2차원 반도체 물질이 그래핀과 함께 새롭게 주목받고 있다.
김 교수는 향후 연구계획에 대해 “단기적인 목표는 개인적인 연구 철학이 깃든 작고 강한 연구 그룹을 키우는 것이다. 외국의 선도 그룹과 치열한 경쟁에서 밀리지 않으면서 수준 높은 연구 성과를 꾸준히 생산하는 그룹을 만들고 싶다”면서 “장기적인 목표는 2차원 물질의 물리적 성질을 탐색하고 제어해 그 응용성을 제고하는 것”이라고 말했다.
이 달의 과학기술자상은 1997년부터 과학기술자의 사기 진작 및 과학기술 마인드 확산을 위해 우수한 연구개발 성과로 과학기술 발전에 공헌한 연구개발자를 매월 1명씩 선정하여 미래부 장관상과 상금을 수여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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