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과연 외국인이 사서 채권금리가 떨어졌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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권소현 기자I 2010.09.02 15:21:44

8월 매수규모 오히려 감소
외국인 영향 받은 국내 기관들 `추종매매`

[이데일리 권소현 기자] 최근 채권시장 강세는 과연 외국인이 주도한 것일까. 외국인이 국내 채권을 계속 사들였고 채권시장 수급에 있어서 한 축을 담당한 것은 맞다.

그러나 실제 매수규모에 비해 과도하게 부풀려진 것 아니나는 분석이 나오고 있다. 오히려 외국인 매수를 의식한 국내 기관투자자들이 추종 매수하면서 채권가격이 더 올라갔다는 것이다. 
 
2일 금융투자협회 최종호가에 따르면 지난 7월말 3.8%였던 3년 만기 국고채 금리는 8월말 3.55%로 0.25%포인트 떨어졌다. 5년과 10년 만기 국고채 금리도 각각 4.38%에서 4.00%, 4.84%에서 4.39%로 0.4%포인트, 0,45%포인트 급락했다. (채권 가격 상승)

채권금리가 이렇게 급락한 가장 큰 이유로 외국인의 국내 채권 순매수가 꼽혔다. 특히 중국이 외환보유액 다변화 차원에서 국내 채권을 사들이고 있다는 분석이 나오면서 외국인만 쳐다보는 장세가 연출되기도 했다.

그러나 실제 외국인이 8월 들어 채권 매수규모를 대폭 늘리지는 않은 것으로 나타났다.

마켓포인트에 따르면 외국인투자자들은 8월 원화 채권을 5조6300억원 순매수했다. 올들어 한달도 거르지 않고 월간 단위로 계속 순매수 기조를 이어왔지만 매수규모 자체는 5월 8조8500억원, 6월 6조4400억원, 7월 6조7300억원에 비해 줄어든 것이다.

따라서 외국인 매수가 실제보다는 과도하게 시장에 인식됐다는 것이다.

박혁수 현대증권 애널리스트는 "외국인의 원화채권 매수가 어제 오늘 일이 아닌데다 8월중 순매수가 5조6000억원 가량에 그쳤다는 점을 감안하면 다소 과장된 측면이 없지 않다"고 말했다.

전소영 NH투자선물 애널리스트는 "외국인은 8월중 국채선물을 1만계약 가량 매도하면서 금리 하락시 차익실현에 나서기도 했고 현물시장에서도 18일을 제외하고는 특별한 움직임을 보이지 않았다"며 "이들 움직임이 8월 채권시장의 판도를 바꿀 만큼은 아니었다"고 설명했다.

이보다는 외국인이 채권을 사면서 국내 기관투자자들이 결국 숏커버에 나서거나 따라 사는 양상을 보인 것이 채권금리를 끌어내렸다.

특히 중국이 국내 채권시장의 큰 손으로 부각된 것이 심리적으로 상당한 영향을 끼친 것으로 보인다. 2조5000억달러 규모의 외환보유액을 갖고 있는 중국이 본격적으로 한국 채권을 사들이기 시작한다면 그 파급효과는 엄청날 것이라는 경계감이 조성되기도 했다.

전 애널리스트는 "8월 시장금리가 하락한 데에는 국내 기관의 심리변화가 큰 축이었다"며 "이미 7월 외국인에 의해 한차례 끌려가는 장이 연출된 이후 이들의 동향에 지나치게 민감하게 반응했다"고 말했다.

따라서 8월 중순 이후에는 외국인보다 국내 기관의 숏커버와 추격매수로 인해 금리가 연중 최저치를 밑돌 정도로 하락했다는 것이다.

김일구 대우증권 채권분석부장은 "채권시장에서 외국인의 영향력을 부정할 수는 없겠지만 외국인이 없었더라도 금리하락이 나타났을 것"이라며 "국내 자금공급이 수요를 압도할 정도로 많은 상황이어서 수급 측면에서 금리하락이 불가피했다"고 분석했다.

다만, 외국인의 원화 채권 매수는 당분간 이어질 것이란 전망이 높다. 따라서 수급에 우호적인 요인으로 작용할 것으로 기대된다.

박 애널리스트는 "외국인들의 원화채권에 대한 재평가와 WGBI 편입 가능성, 높은 금리 수준, 견조한 성장, 건전한 재정, 원화 강세 가능성 등 외국인이 원화채권을 매수할 유인은 아직 건재하다"고 평가했다.

김 부장 역시 "한국 채권시장에 대한 외국인 수급이 절대금리 매력과 환율에 관점을 두고 있다면, 외국인 투자의 근본적인 변화를 가져올만한 일은 선진국 경기개선"이라며 선진국 경기가 회복되기 전까지는 외국인의 한국 채권 투자는 지속될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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