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번 공사채 발행 연기는 그동안 지방 공사채 리스크에 둔감했던 채권투자자들이 종전보다 높은 `리스크 프리미엄`(금리)을 인천 도개공에 요구하기 시작했다는 점에서 비상한 관심을 모았다. 동시에 원리금 지급을 보증할 수 있는 인천시의 재무적 지원 능력에도 의구심이 싹트고 있음을 시사했다.
동시다발적인 대규모 사업 추진을 위해 눈덩이처럼 빚을 불려온 인천시와 도개공이 성남시 사태를 계기로 냉혹한 재평가의 도마에 오른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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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4년간 빚, 이자 100배로 증가
지난 2003년 설립된 인천 도개공의 총차입금은 지난해 말 기준 3조5104억원에 이른다. 2008년보다는 80.3% 늘어났고 2005년의 389억원과 비교하면 4년새 100배 가까이 증가했다. 주요 도시공사 가운데 SH공사 다음으로 차입금 규모가 크며 매출액이 두배를 웃도는 경기도시공사의 차입금 3조3240억원도 넘어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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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천 도개공의 차입금의존도(총차입금/총자산)는 지난 2005년 6.4%에서 지난해 55.6%로 매해 큰 폭으로 확대되고 있다. 지분 100%를 보유한 인천광역시가 지난 2007년에 8692억원, 2009년에 6254억원의 대규모 현물출자에 나섰지만, 빚 부담을 줄이는 데는 역부족이었다.
`AA+(안정적)` 신용등급을 보유한 인천 도개공의 차입 부담 지표는 올해 초 워크아웃을 신청한 금호산업의 지난 2007~2008년도 상황과 흡사하다. 금호산업의 당시 차입금은 약 2조원, 차입금의존도는 50%, 이자비용은 1300억원 수준으로 신용등급은 `BBB(안정적)`였다.
오히려 당시 금호산업의 매출액은 최근 인천 도개공(약 5000억원)의 4~5배에 달했고, 영업이익도 이자비용을 웃돌았다. 다만, 배후에 인천시와 같은 막강한 후원자가 없고, 대규모 우발채무을 보유했다는 차이점이 있었다.
◇ 20여개 사업 동시진행.."연말 부채 6조 돌파"
인천 도개공의 차입금 규모는 앞으로 더욱 늘어날 전망이다. 지난 2007년부터 2016년까지 총 15조1000억원이 들어갈 것으로 예상되는 검단신도시 개발사업을 포함, 굵직한 사업 20여개를 동시 다발적으로 진행 중이기 때문이다.
현재 진행 중인 사업 중 단위사업비가 1조원을 웃도는 사업만 ▲검단신도시개발사업 ▲송도글로벌캠퍼스 조성사업 ▲영종하늘도시개발사업 ▲검단일반지방산업단지조성사업 ▲청라웰카운티건설사업 등 다섯 건에 이른다. (아래 그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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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에 따라 차입금과 매입채무 등을 합한 부채총액은 지난해 4조4609억원에서 올 연말 6조원을 훌쩍 넘어설 것으로 전망되고 있다.
송영길 인천시장 당선자 인수위원회는 지난달 22일 인천 도개공의 부채금액이 올해 말 시 본청 부채의 2.4배에 해당하는 6조6424억원으로 늘어날 것이며, 내년 말에는 8조1000억원을 웃돌 것이라고 밝혔다.
◇ `자금줄` 인천시도 채무부담 증가
인천 도개공의 높은 신용을 뒷받침해주고 있는 인천광역시는 지난해 16개 광역자치단체 중 서울·경기에 이은 3위의 재정자립도를 자랑한다. 하지만 최근 가팔라진 부채 증가 속도는 재정지원 여력 감소에 대한 우려를 키우고 있다.
인천시에 따르면 지난해 시 채무총액은 2조3342억원으로 전년비 51% 늘어났다. 예산액 대비 채무 비율은 29.8%로 광역시 중 높은 축에 속한다. 올해 말 채무는 2조7526억원으로 18% 더 늘어날 전망이며, 오는 2014년 인천아시안게임 개최 전까지 관련 사업 추진에 따른 꾸준한 채무 증가가 예상되고 있다.
한 증권사 크레딧 애널리스트는 "일부 주택사업의 투자자금 회수가 지연되고 있는 상황에서 아시안게임 관련 사업 계획들까지 감안하면 향후 인천시와 도개공 모두 재무부담이 더욱 빠른 속도로 늘어날 수 있다"고 우려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