X

모더나 34개 담을 때 61개…네오젠로직, 차별화 ‘설계’로 맞춤형 간암 백신 승부수

이 기사 AI가 핵심만 딱!
애니메이션 이미지
김지완 기자I 2026.10.16 07:41:02
ai번역
  • 영어

Google 검색에서 이데일리 기사를 더 자주 볼 수 있습니다.

이 기사는 2026년10월13일 07시40분에 팜이데일리 프리미엄 콘텐츠로 선공개 되었습니다.


[이데일리 김지완 기자] 네오젠로직이 간암 수술 후 재발을 억제하는 맞춤형 암백신 개발에 나선다.

최정균 네오젠로직 대표 겸 한국과학기술원(KAIST) 교수가 지난달 29일 서울시 영등포구 의사당대로 교보증권 본사에서 열린 연구개발(R&D) 설명회에서 자사의 맞춤형 암백신 파이프라인을 설명 중이다. (사진=김지완 기자)
최정균 네오젠로직 대표 겸 한국과학기술원(KAIST) 교수가 지난달 29일 서울시 영등포구 의사당대로 교보증권 본사에서 열린 연구개발(R&D) 설명회에서 자사의 맞춤형 암백신 파이프라인을 설명 중이다. (사진=김지완 기자)


네오젠로직은 지난달 29일 서울시 영등포구 의사당대로 교보증권 본사에서 열린 연구개발(R&D) 설명회에서 간세포암 대상 맞춤형 메신저리보핵산(mRNA) 암백신 ‘DLV-N1’의 개발 계획을 공개했다. 현재 제조공정 확립과 임상시험용 의약품 생산을 준비하고 있다. 내년 하반기 국내와 일본에서 임상시험계획(IND)을 제출하고, 규제기관의 승인을 거쳐 2028년 첫 환자에게 투여하는 것이 목표다.

먼저 간암 수술을 받은 환자에게 백신을 단독 투여하고, 이후 진행성 간암에서는 기존 면역항암제와 함께 쓰는 방안을 검토한다. 네오젠로직은 SCL사이언스(246960)가 지분 60%를 보유한 자회사다.



수술로 암 떼어낸 뒤…‘지켜보는 치료’에 백신 더한다

DLV-N1이 겨냥하는 것은 간암 수술 이후다.

최정균 네오젠로직 대표 겸 한국과학기술원(KAIST) 교수는 “간암의 경우 수술로 치료를 받고 나면 ‘질병 증거가 없다’는 판정이 내려진다”며 “그 다음에 들어갈 수 있는 보조치료가 공백 상태인데, 문제는 재발률이 굉장히 높다”고 지적했다.

네오젠로직은 이때 백신을 투여해 면역세포가 암세포를 알아보고 공격하도록 유도하겠다는 구상이다.

회사는 분당차병원 연구진과 논의한 구상을 바탕으로 임상을 준비하고 있다. 먼저 임상 1상에서 백신을 단독 투여해 안전성을 살피고, 의도한 면역반응이 나타나는지 확인할 계획이다. 이후에는 경과를 관찰하는 환자군과 백신을 투여한 환자군을 비교해 재발 억제 효과를 평가하는 방안을 검토하고 있다.

최 대표는 “초기라고 하더라도 수술을 받은 다음에 아무런 치료가 없고, 특히 재발률이 높은 경우에는 백신 단독요법만으로도 재발을 늦추는 데 기여할 수 있다”고 힘줘 말했다.



T세포·B세포 반응까지 예측…‘잘 알아볼 표적’을 고른다

맞춤형 암백신은 환자마다 다른 암의 특징을 반영한다. 암세포 유전자에 생긴 돌연변이 때문에 정상세포와 구별되는 표지가 만들어질 수 있다. 이를 ‘신생항원’이라고 한다. 면역세포가 암세포를 찾아내는 단서다.

하지만 암에서 표지를 찾았다고 모두 좋은 백신 표적이 되는 것은 아니다. 환자의 면역세포가 이를 알아보고 충분히 반응할 수 있어야 한다. 네오젠로직은 AI를 활용해 수많은 후보 중 이런 가능성이 높은 표적을 고른다.

이 과정에는 자체 AI 플랫폼 ‘딥네오’(DeepNeo)와 ‘렉시네오’(LexiNeo)를 활용한다. 특히 딥네오는 암 표적이 면역체계에 제시되는 과정부터 T세포와 B세포의 반응까지 예측하는 플랫폼이라는 설명이다.

최 대표는 “딥네오는 암 항원이 환자의 MHC에 붙는 것, T세포 반응을 유도하는 것, B세포 반응을 유도하는 것까지 포괄적으로 통합해서 예측해 줄 수 있는 핵심 플랫폼”이라고 설명했다.

MHC는 면역세포가 표적을 살펴볼 수 있도록 세포 표면에 항원 조각을 보여주는 분자다. T세포는 암세포를 직접 공격하거나 다른 면역세포의 활동을 돕는다. B세포는 항체를 만드는 역할과 함께 항원을 받아들여 T세포에 제시하는 역할도 한다.

선정한 표적은 mRNA에 담는다. mRNA는 몸속에서 해당 표적을 만들도록 지시하는 설계도 역할을 한다. 백신으로 표적을 먼저 접한 면역체계가 같은 표적을 가진 암세포를 알아보고 공격하도록 유도하는 방식이다.

표적을 얼마나 정밀하게 고르느냐는 백신에 담을 수 있는 표적 수에도 영향을 준다. 면역세포가 인식하는 핵심 부위를 ‘에피토프’라고 하는데, 이 부위를 정확히 찾으면 주변 서열을 길게 포함할 필요가 줄어든다. 그만큼 다른 표적을 넣을 공간이 생긴다.

네오젠로직의 맞춤형 암백신 설계 비교도. AI로 면역세포가 인식하는 핵심 부위를 정밀하게 골라 같은 길이의 mRNA에 더 많은 표적을 담는 원리다. 위는 모더나 백신 기반 설계, 아래는 딥네오·렉시네오를 활용한 설계다. (자료=네오젠로직)
네오젠로직의 맞춤형 암백신 설계 비교도. AI로 면역세포가 인식하는 핵심 부위를 정밀하게 골라 같은 길이의 mRNA에 더 많은 표적을 담는 원리다. 위는 모더나 백신 기반 설계, 아래는 딥네오·렉시네오를 활용한 설계다. (자료=네오젠로직)


최 대표는 “정확하게 면역반응을 일으킬 수 있는 에피토프 부분만 선정해서 넣을 수 있기 때문에 똑같은 길이의 mRNA를 디자인할 때 61개까지 넣을 수 있다”고 설명했다.

회사 발표 자료는 모더나 방식의 약 34개와 자사 방식의 61개를 비교했다. 두 숫자는 T세포나 B세포의 개수가 아니라 백신에 담는 표적 수다. 같은 분량의 설계도에 면역체계가 알아볼 암의 특징을 더 많이 담겠다는 의미다.

그는 “더 많이 실을 수 있다는 것은 예측 정확도가 높기 때문에 생기는 부수적인 장점”이라며 “같은 개수를 싣더라도 더 정확한 표적이기 때문에 더 좋은 반응을 일으킬 수 있다고 생각하면 된다”고 말했다.



면역항암제가 ‘브레이크’ 풀면…백신은 공격할 표적 알려준다

네오젠로직은 DLV-N1에 대해 수술 후 재발 억제에 이어 진행성 간암으로 개발 범위를 넓히는 방안도 검토하고 있다. 기존 면역관문억제제에 백신을 더해 추가 효과를 얻겠다는 구상이다.

면역관문억제제는 면역세포의 활동을 억누르는 신호를 차단하는 약이다. 면역세포에 걸린 ‘브레이크’를 풀어주는 역할에 비유할 수 있다. 백신은 여기에 공격할 암 표적을 알려주는 역할을 한다.

최 대표는 “면역관문억제제에 백신을 더했을 때 추가적인 효과를 기대할 수 있을 것이라고 생각한다”며 “T세포가 암이 가진 항원을 조금 더 정확하게 공격할 수 있도록 가이드하는 방식”이라고 설명했다.

네오젠로직은 현재 임상 진입을 위한 백신 생산체계와 한국·일본의 임상 협력망을 구축하고 있다.

그는 “mRNA 생산기업(CDMO) 및 LNP 기술 보유기업과 계약 조건을 조율했으며 체결을 앞두고 있다”며 “일본 임상시험수탁기관(CRO)인 EPS와 계약을 맺고 현지 임상 및 제조 협력체계 구축을 진행하고 있다”고 밝혔다. 이어 “제조공정 확립과 임상용 의약품 생산, 비임상 검증을 거쳐 양국 규제기관에 임상시험계획을 제출할 예정”고 덧붙였다.

한편 시장조사업체 그랜드뷰리서치에 따르면 글로벌 간암 치료제 시장은 지난해 43억달러(5조8302억원)에서 2033년 143억달러(19조4308억원)로 확대될 전망이다. 국제암연구소(IARC)의 ‘글로보칸 2024’에 따르면 지난 2024년 세계 간암 신규 환자는 약 84만3000명, 사망자는 약 73만2000명으로 추산됐다.

이 기사 AI가 핵심만 딱!
애니메이션 이미지

주요 뉴스

ⓒ종합 경제정보 미디어 이데일리 - 상업적 무단전재 &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