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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년만의 ‘노마스크 핼러윈’에 10만명…현장통제는 안됐다

황병서 기자I 2022.10.30 18:20:03

이태원, 대규모 인파 예견됐는데…‘안전관리’ 미흡 지적
이상민 “경찰 배치로 해결될 문제 아니었다” 논란
2017년 ‘폴리스 라인’ 등 현장통제 재조명

[이데일리 황병서 기자] 대규모 인명 사고가 발생한 서울 용산구 이태원 일대는 코로나19 3년 만에 거리두기 없이 맞는 핼러윈 축제로 일찌감치 대규모 인파가 몰릴 것으로 예상됐다. 하지만 경찰과 서울시 등 관계기관들은 사전 대책을 준비하면서 안전사고보다는 집회·시위 관리나 범죄·마약 단속 등에 무게를 둔 것으로 확인됐다. 이 기관들이 안전사고에 대비한 대책을 세웠어야 한다는 지적이 나오는 이유다. 상황이 이렇다 보니 코로나19 발생 전으로 20만명이 몰렸던 2017년 이태원 일대에서 이뤄진 현장 관리 상황이 재조명 받고 있다.

지난 29일 오후 서울 용산구 이태원동 일대에 핼러윈을 맞아 인파가 몰려 사고가 발생했다. 30일 새벽 현장에 급파된 119 구급대원들이 희생자 구조활동을 하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경찰 200명…범죄 방지에 집중

30일 경찰 등에 따르면 서울 용산경찰서는 지난 27일 핼러윈 주말 동안 112·형사·여성청소년·교통경찰 등 200명 이상을 현장에 배치해 시민 안전과 질서 확립에 총력을 기울이겠다고 발표했다. 불법 촬영이나 강제추행, 절도와 마약범죄 관련 단속에 주안점을 뒀다. 용산경찰서와 이태원관광특구상인연합회 관계자, 지하철 6호선 이태원역장 등이 참석해 열린 지난 26일 간담회에서도 이 같은 내용을 언급했다.

그러나 이 같은 조치는 이태원 일대 10만 명에 가까운 인파가 몰리면서 발생한 압사 사고를 막기에 역부족이었다. 그럼에도 이상민 행정안전부 장관은 경찰력 증원으로 해결할 수 있는 사고가 아니었다고 말해 논란을 불렀다. 이 장관은 이날 정부서울청사 브리핑에서 “저희가 파악하기로 (이태원에) 예년과 비교했을 때 특별히 우려할 정도로 많은 인파가 모였던 것은 아니다”라며 “통상과 달리 경찰과 소방을 미리 배치함으로써 해결할 수 있는 문제는 아니었던 것으로 파악한다”고 말했다. 이어 “서울 시내 곳곳에서 소요와 시위가 있었기에 경찰 경비 병력이 분산됐던 측면이 있었다”고 밝혔다.

서울시 역시 이번 핼러윈을 앞두고 별도 시민 안전대책을 마련하지 않았다. 오세훈 시장은 이날 오후 4시 37분쯤 인천국제공항 입국장에 모습을 드러내며 “망자분들의 명복을 빈다”며 “이번에 미명을 달리한 분들과 부상한 분들께 뭐라고 드릴 말씀이 없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이제 수습이 굉장히 중요하다”며 “장례 절차에 불편함이 없도록 만전을 기하겠다. 다치신 분들의 치료와 회복에 조금도 불편함이 없도록 최선을 다하겠다”고 밝혔다.

용산구도 올해 ‘핼러윈데이 대비 긴급 대책회의’를 열긴 했지만 안전사고에 대한 위기의식은 적었다. 지난 2020년과 2021년 구청장 주재로 ‘민간합동회의’로 열렸던 것과 달리 올해는 부구청장 주재로 구청 내 관련 부서 등이 계획을 세우는데 그쳤다.

◇지난 2017년 핼러윈 ‘폴리스 라인’ 재조명도

이에 일부 누리꾼들은 지난 2017년 20만명이 몰렸을 당시 경찰 등의 대응을 거론, 이번 사건이 행정당국의 안일한 대응에 따른 인재라고 주장하고 있다. 지난 2017년 10월 경찰은 평소 유동 인구의 2.5배에 이르는 20만명이 핼러윈을 앞둔 주말에 이태원에 모인 걸로 추산했다. 또한 경찰은 대로변에 폴리스라인을 설치하고 경찰력을 배치해 현장 통제를 위한 조치를 했다. 누리꾼들은 이 폴리스라인이 인파가 주말 낮부터 설치돼 있었다는 목격 게시물과 사진을 공유했다.

이번 이태원동 참사는 좁은 길목에 많은 군중이 한꺼번에 몰린 상황에서 발생해, 예상된 인파에도 당국의 대비가 부실했단 지적이 나왔다. 한 네티즌은 “2017년에는 20만 명이면 올해보다 사람이 많았는데 사고가 없지 않았나”라며 “폴리스라인을 치고, 좁은 골목은 통행을 한 방향으로 제한했더라면 막을 수 있었던 사고”라고 주장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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