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 후보는 과도한 통신비를 줄여 우리 집 지갑에 여윳돈을 만들어 주고 그 돈으로 여가 생활을 즐기고 가족과 외식도 할 수 있게 하겠다고 공언했지만, 한 표라도 더 얻기 위한 정책 포퓰리즘에 지나지 않는다는 비판이 쏟아지고 있다.
휴대폰이 생활필수품이 된 상황에서 통신비 인하 정책을 쓰는 것은 정부로서 당연한 일이지만, 그 방식이 시장 기능을 전혀 인정하지 않는 폭압적이고 폐쇄적이기 때문이다. 알뜰폰이든, 제4이통이든 시장경쟁을 통한 요금인하가 바람직하다는 의미다.
특히 실현 불가능한 줄 알면서도 공약으로 발표했다는 점에서 정의롭지 않다는 비판까지 나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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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재인 후보는 “이동전화 기본료는 통신망을 깔고 통신설비를 만드는데 드는 비용이나 이미 LTE에서 투자가 끝났다”면서 “이통사는 통신망 유지 보수를 위해 기본료가 필요하다고 하나 통신사 영업익이 수조 원이고, 사내유보금도 수 조원”이라고 말했다.
이어 “한 달에 1만1000원씩 내는 기본료를 완전 폐지해 기업에 들어가는 돈을 어르신과 사회 취약계층에 다시 돌려드리겠다”고 말했다.
문 후보 말대로 월정액 1만1000원을 일률적으로 인하한다면 SK텔레콤(017670), KT(030200), LG유플러스(032640) 등 이통3사의 영업이익 감소액은 2014년 기준 약 7조 5000억원이다. 이를 그간 영업이익에서 빼보면 기본료 폐지로 인한 적자 규모가 최대 5조4000억원에 달한다는 통계도 있다.
이통사 관계자는 “문 후보의 인식은 통신기업은 이익을 내면 안 된다는 것인데, 국유화하지 않고 민간 기업들의 이익 발생 자체를 문제 삼는 것은 위험하다”고 말했다.
장석권 한양대 교수는 “통신을 시장으로 인식하지 않고 정치 논리로 바라봐선 안된다”며 “공정거래상에 문제가 있을 때 정부가 개입해야 한다. 정치적으로 얻는 게 있을지 모르나 국민경제나 국가의 가치 생산에는 전혀 도움이 되지 않는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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통신 기본료 폐지 공약이 현실성이 전혀 없다는 것도 문제다. 이를 알면서도 발표한 것은 포퓰리즘이며, 통신시장의 중소기업들이 뛰고 있는 알뜰폰 기업들만 유탄을 맞는다는 지적이 나온다.
이동통신 요금은 가입비, 기본료, 정액요금 등 고정수익과 이용자의 사용량에 따른 통화료(음성·데이터), 기타(부가서비스 등)로 구성된다.
2G나 3G 요금제의 경우 ‘기본료+통화료’로 구성되는 표준요금제가 일부 남아 있지만, 국민 70% 정도가 쓰는 LTE는 기본료 항목 자체가 없는 통합요금제 방식이다.
즉 1만1000원의 기본료를 폐지한다고 해도 밀어붙여도 실제 대상은 전체 이통 가입자가 아닌 2G나 3G 고객인 것이다.
국회에는 우상호 의원이 발의한 기본료를 시설투자비 명목으로 바꾸는 법안(기본료 폐지법안)이 있지만 국회를 통과해도 이통사들이 요금제 구조를 바꾸면 무용지물이 된다.
정부 관계자는 “법으로도 기본료 폐지를 강제할 수 없다. 설사 폐지한다 해도 데이터 사용이 늘면 다시 통신비가 오를 것”이라고 말했다.
민주당 관계자는 “통신 기본료 폐지에 이견이 있었지만 홍종학 더문캠프 정책부본부장 등이 밀어붙인 것으로 안다”며 “유권자들이 체감할 수 있는 공약을 우선순위로 두다 보니 이리 된 것 같다. 실현 가능성은 적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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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는 “통신요금 인하에는 공감하나 생태계를 인위적으로 잘못 움직이면 중소 기업이 죽는다”고 말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