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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낀 전기’ 거래량..세종 19만 시민 4개월 사용량
지난 해 11월 개설된 수요자원 거래시장이 8개월여만에 정착해 활성화 단계에 접어들고 있다. 경기가 좀처럼 살아나지 않다보니 한 푼이라도 지출을 줄이려는 업체들의 노력이 반영된 결과로 풀이된다.
수요자원 거래란 공장이나 마트, 빌딩 등 전기 사용자가 일상 속에서 자발적으로 아낀 전기를 전력시장에 팔아 돈으로 보상을 받는 것을 뜻한다. 정부가 수요관리사업자로 지정한 업체들과 계약해 거래에 참여할 수 있으며, 피크시간 대에 전력을 줄여 실적에 따라 보상을 받는 방식과 매일 아낀 전기를 시장에 입찰해 판매하는 방식으로 구분된다.
산업통상자원부는 공장·마트 등 1300여개 대규모 전기사용자가 수요자원 거래시장에 참여하게 됨에 따라 전력피크시 총 244만kW의 전력을 줄일 수 있게 됐다고 19일 밝혔다. 전력 244만kW는 우리나라 전체 발전설비용량의 2.5% 수준으로, 액화천연가스(LNG) 피크 발전기 5기를 돌려 생산해야 하는 규모다.
즉 참여업체들이 아낀 전기를 팔겠다고 밝히면서 LNG 피크 발전기를 5기 지을 필요가 없어져 1조5000억원에 달하는 발전기 건설비용을 절감할 수 있게 됐다는 얘기다. 특히 전력판매사인 한국전력(015760)은 LNG 피크발전기를 통해 생산된 전력을 구입할 필요가 없어지면서 매달 평균 6억원을 절감할 수 있게 됐다.
피크감축 외에 매일 입찰거래 방식을 통해 판매된 ‘아낀 전기’는 수요자원 거래시장이 개설된 지난 해 11월부터 올해 7월까지 총 6962만kWh로 집계됐다. 이는 세종시에 거주하는 4인가구가 한 달에 348kW를 사용한다고 가정했을 때 약 4개월 간 사용할 수 있는 양이다.
거래를 중계해주는 수요관리사업자도 시장 개설 당시엔 11개사였으나 현재는 15개사로 늘어났다. 연말에는 10개 사업자가 추가돼 총 25개사가 될 것으로 전망된다.
수요관리사업자 아이디알서비스의 강혜정 대표는 “기업들의 한 푼이라도 아끼려는 노력에 대기업·대규모 공장들 뿐 아니라 라인이 서너 개인 중소기업·소규모 공장들도 많은 곳이 시장에 참여하고 있다”고 말했다.
◇ESS·EMS·ICT 융합 등 에너지新산업 활성화
한편 수요관리사업자의 등장으로 ‘아낀 전기’를 저장해둘 수 있는 에너지저장장치(ESS), 정보통신기술(ICT)과 융합시킨 에너지관리시스템(EMS) 등 에너지혁신기기부터 에너지컨설팅까지 에너지신산업 관련 사업 영역이 확장되고 있다.
산업부는 이같은 추세를 반영해 올해 하반기 ‘수요자원 거래시장 중장기 육성방안’을 발표할 예정이다.
산업부 관계자는 “수요시장은 에너지·ICT·서비스가 융합된 다양한 부가서비스를 창출할 수 있고 ESS·분산형 전원 등 에너지 신산업과 결합이 가능해 향후 잠재력이 무궁무진하다”면서 “향후엔 가정에서도 ‘아낀 전기’를 시장에 팔 수 있도록 수요관리 기술 개발을 적극 추진하겠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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