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데일리 송이라 기자] 권혁세 금융감독원장은 6일 시중은행들의 가산금리 산정방식에 문제가 있다는 입장을 밝혔다. 중소기업 대출실태에 대해 현장점검을 실시하겠다는 방침도 소개했다.
권 원장은 6일 기자들과의 오찬에서 “은행들이 가산금리 산정항목 중 ‘목표이익’의 비중을 크게 잡아 가산금리를 올려 받은 것으로 확인됐다”고 밝혔다. 그는 “전체적으로 가산금리 구성요소가 복잡한데 그 중에서도 목표이익 비중이 너무 컸다”며 “손쉬운 방식으로 가산금리를 조정한 것”이라고 꼬집었다.
권 원장은 따라서 가산금리 실태조사가 끝나는 대로 개선방안을 마련해 합리적 가산금리 책정을 유도하겠다고 강조했다. 다만 가산금리가 은행의 이익과 직결되는 만큼 비교공시엔 신중을 기할 방침이다. 권 원장은 “가산금리에 대한 비교공시는 쉽지 않다”며 “공통분모를 찾아서 시장의 경쟁을 통해 가산금리가 낮아지는 방향으로 유도하겠다”고 설명했다. 인위적인 가이드라인보다는 자율적인 인하 경쟁을 유도하겠다는 설명이다.
권 원장은 또 “오는 8일부터 10일까지 3일간 우리, 국민, 기업, 농협, 부산 등 5개 은행을 대상으로 중소기업 대출실태에 대한 현장점검을 실시할 예정”이라면서 “대기업에 비해 불합리하게 금리를 높여서 받거나 수수료를 차별하는 지 여부를 집중적으로 살펴볼 예정”이라고 밝혔다. 국내외 경기상황이 계속 악화되고 있는 만큼 중소기업들이 대출에 애로를 겪지 않도록 미리미리 점검하자는 취지다.
집값 하락으로 인한 담보가치인정비율(LTV) 초과대출에 대해선 “아직 걱정할 단계는 아니다”라고 말했다. 그는 “수도권 등 몇몇 지역의 집값이 떨어지기는 했지만 집값 자체가 본격적인 하락국면은 아니다”라며 “만기연장할 때 소비자에게 추가로 담보를 요구하는 등의 부담을 지우지 않도록 담당 부서에 지시했다”고 강조했다.
총부채상환비율(DTI) 완화로 젊은 층으로 하여금 빚을 내서 부동산시장을 살리려고 한다는 지적에 대해선 “서울에 원룸 월세가 60만원씩 하는데 평생 월세만 내고 사는 것보다는 20~30년 동안 월급에서 돈을 내서 집을 살 수 있게 해주자는 취지”라며 “절대로 빚을 권유하는 것은 아니다”라고 반박했다.
그는 장기 원리금 분할대출 등을 이용하되 한도가 조금 모자라면 DTI를 완화해 빌릴 수 있는 여지를 만들어주자는 취지라고 거듭 강조했다.
한편 권 원장은 지난 5월 출범한 금융소비자보호처(금소처)가 효과적으로 운영될 수 있도록 ‘소비자보호협의회’를 조만간 꾸릴 예정이라고 말했다. 그는 “민원이 반복되는 부분을 분석해 협의회에서 문제를 제기하면 검사를 담당하는 부서에서 검사하고, 제도개선 사항을 만들어 협의회에 보고하도록 하는 방식”이라며 “소비자보호처에 힘을 실어주기 위한 것”이라고 설명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