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송언석 원내대표는 이날 서울 여의도 국회 앞 천막 농성장에서 열린 최고위원회의 모두발언에서 “대통령이 교육부 업무보고에서 환단고기를 언급한 것은 국가의 역사 인식과 지적 토대를 근본부터 흔드는 일”이라며 이같이 밝혔다.
그는 “이미 역사학계에서 위작으로 분류한 책을 근거로 국정운영의 방향인 양 제시하고 이를 전문 연구기관에 강요한 것”이라며 “정치나 권력이 역사를 재단할 수 없다”고 경고했다.
그러면서 “특정 기관을 제 역할을 하지 않는 무능한 집단인 양 낙인찍고 겁박하는 모습은 역사를 두고 이념적 편가르기를 시도한 것 아닌가”라며 “이 대통령은 부처별 업무보고에서 ‘일하는 기분’을 내기 위한 쇼만 하지말고 진정으로 국가와 국민을 위한 일이 무엇인지 기본부터 다시 챙겨보라”고 촉구했다.
장동혁 대표도 “국무회의와 기자회견, 업무보고 자리를 가리지 않고 이 대통령의 말이 갈수록 거칠어지고 있다”며 “환빠 논쟁이 있지 않냐고 묻고 환단고기는 문헌이 아니냐고 한 것은 대통령 한 마디로 역사까지 바꾸려는 것”이라고 목소리를 높였다.
또한 ‘책갈피 달러 밀반출’을 질책한 것에 대해서는 “알고보니 쌍방울 대북송금 범행수법”이라며 “업무보고 현장에서 본인의 범행수법을 자백한 것”이라고 꼬집었다.
장 대표는 “이 대통령의 파괴적인 말때문에 사회질서는 무너지고 있다”며 “국민이 대통령의 입을 주목하고 있다”고 경고했다.
앞서 이 대통령은 지난 12일 동북아역사재단 업무보고에서 박지향 동북아역사재단 이사장에게 “역사 교육과 관련해, 무슨 ‘환빠 논쟁’ 있지 않으냐”고 물었다. 박 이사장이 해당 용어를 모른다고 답하자, 이 대통령은 “환단고기를 주장하고 연구하는 사람들을 비하해서 환빠라고 부르지 않느냐”며 “고대 역사 부분에 대한 연구를 놓고 지금 다툼이 벌어지고 있는 것 아니냐”고 말했다.
환단고기는 단군 고조선 시대의 상고사를 다룬 책으로, 1911년 계연수라는 인물이 저술한 것으로 알려져 있다. 고대 한민족이 한반도를 넘어 유라시아 대륙 대부분을 지배했다는 내용을 담고 있다. 주류 역사학계는 이를 학술적 근거가 없는 위서로 보고 있으나, 재야 사학계 일부에서는 진서이자 한민족의 뿌리 역사를 담은 사서라고 주장하며 학계와 대립하고 있다.
이 대통령이 언급한 ‘환빠 논쟁’은 ‘환단고기의 빠(열성 지지자)’를 줄인 표현으로, 환단고기 내용을 맹신하며 이를 통해 주류 역사학계를 비판하는 사람들을 비하하는 인터넷 용어에서 유래됐다. 논쟁의 핵심 쟁점은 △역사 기록의 진위 △주장되는 고대 국가의 범위 등이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