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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일 법조계에 따르면 서울행정법원 행정11부(부장판사 김준영)는 경기철도 주식회사가 국가를 상대로 제기한 손실보상금 청구 소송에서 “국가는 약 90억원을 배상하라”고 원고 일부 승소 판결했다.
두산건설, 대림산업, 대우건설, GS건설 등이 지분 참여한 경기철도는 신분당선 연장구간(정자~광교) 사업에 참여해 공사를 거쳐 2016년 1월 30일에 노선을 개통했다. 이들과 정부는 ‘초기 5년간 무임수송 제도로 발생하는 손실을 총 이용수요의 5.5% 한도로 보전’해준다며 개통 당시 실시협약을 통해 약정했다. 이후 6년 차인 2021년 1월 30일 이후로는 ‘사업시행자와 주무관청 협의를 통해 무임승차 운영방안을 결정’하도록 했다.
이에 따라 경기철도는 국토교통부와 6년 차 이후 방안 협의를 요청한 뒤 논의 끝에 대한교통학회에 연구용역을 발주해 ‘무임승차자 별도운임 제안’ 보고서를 제출받았다. 하지만 국토교통부는 충분한 공론화가 필요하고, 신분당선 원구간이 현재 소송 중이란 이유로 협의를 거부했다. 경기철도는 소송을 제기했다.
재판부는 “경기철도의 무임수송 유지는 법령에 따른 것이 아닌 실시협약에 근거한 의무로 법에서는 무임수송에 대해서 국가와 지방자치단체의 의무만 규정하고 있다”며 “실시협약은 5년 이후 무임승차 적용 방안에 대해 양 당사자 간에 성실히 합의해 결정할 의무를 부과한 것으로 해석된다”고 설명했다.
◇내년부터 삼성역 미개통 운영이익 감소분 지급…4000억원 손실 예상
신분당선 연장노선을 둘러싼 이번 판결과 계를 같이 하는 게 GTX A 공사다. A노선은 경기 파주 운정중앙역과 경기 화성 동탄을 연결하는 철도로 현재는 수서역∼동탄역 구간만 운영되고 있다. A노선의 핵심이었던 삼성역은 서울시의 영동대로 복합개발 사업 등이 지연되면서 개통이 2028년으로 밀린 상태다. 이로 인해 A노선은 수서역∼동탄역 구간 개통에도 불구하고 이용객이 저조한 상황이다.
문제는 정부가 A노선 시공사인 SG레일과 실시협약을 맺으면서 올해 말로 예정된 운정중앙역∼서울역 구간 개통 시점부터 삼성역 미개통으로 인한 운영이익 감소분을 SG레일에 지급하기로 한 점이다.
국회예산정책처는 ‘2025년도 예산안 분석’ 보고서를 내면서 내년 정부가 SG레일 측에 손실보상금으로 1185억2600만원을 지급해야 한다고 추산했다. 국회예산정책처는 “정확한 규모를 확정할 수 없으나 내년과 유사한 수준이라고 가정하면 3년간(2025∼2027년) 약 4000억원의 손실보상액이 발생할 것”이라고 전망했다.
이번 신분당선 연장노선 무임승차 손실 보전 판결이 실시협약을 근거로 내려진 만큼 정부가 SG레일 측에 운영이익 감소분을 줘야 하는 건 기정사실화 된 모양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