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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역 고가' 주변 지역 하나로 잇는 '걷는 길'로 탈바꿈"

양희동 기자I 2016.02.01 11:00:00

'서울역 7017 프로젝트' 기본설계안 확정
내년 4월까지 17개 보행길 통해 인근 연결
카페와 도서관 등 편의시설과 전망대 설치

△‘서울역 고가도로’가 주변 지역을 하나로 연결하는 ‘걷는 길’로 새롭게 태어난다. 서울시는 오는 3월부터 공사에 들어가 내년 4월 완공할 계획이다. [자료=서울시]
[이데일리 양희동 기자] 지난 45년 동안 차들이 바쁘게 오갔던 ‘서울역 고가도로’가 철길로 끊어졌던 서울역 일대를 하나로 연결하는 ‘걷는 길’로 다시 태어난다. 서울역 고가에는 17개의 보행로가 실핏줄처럼 이어지고, 고가 위로는 카페·도서관·야외무대 등 다양한 편의시설이 마련된다. 서울역 일대를 한눈에 조망할 수 있는 최고 17m 높이의 전망 발코니와 발 밑으로 지나는 기차와 차를 볼 수 있는 강화유리 바닥판 등도 설치된다.

서울시는 노후된 서울역 고가를 총 연장 939m의 걷는 길로 재생하고 17개 보행로를 통해 일대를 연결하는 ‘서울역 7017프로젝트’ 기본설계안을 확정했다고 1일 밝혔다.

서울시 관계자는 “지난해 5월 국제현상설계공모를 통해 선정한 네덜란드 위니마스의 계획안에 대해 34번의 회의를 거쳐 최종안을 마련했다”고 말했다. 시는 서울역 고가를 중심으로 중림·회현·서계·공덕동 등 일대 4개 권역과 남대문시장 등을 아우르는 도시재생사업에 올해 545억원을 포함, 2018년까지 총 1469억원을 투입할 계획이다.

시는 우선 다음달부터 시민 안전을 위해 서울역 고가 교량 보수공사를 시작한다. 이에 따라 서울역 고가 바닥판 29경간 중 20경간(516m)은 철거되고 거더 및 교각은 현재 13t인 통행하중을 21t 이상으로 보수·보강해 재사용하게 된다. 재설치할 바닥판은 안전하고 신속한 시공을 위해 공장에서 사전 제작한 콘크리트 ‘프리 캐스트’를 현장에서 조립하는 방식으로 시공된다. 또 안전등급 E등급인 받침장치 264개는 지진에도 견딜 수 있는 면진 받침으로 전면 교체된다.

서울역 고가 위에는 카페와 도서관, 야외무대, 꽃집 등 20여개 편의시설과 화분 겸용 벤치 135개, 장미·목련광장 등 16개 광장이 조성된다. 또 최고 17m 높이에서 서울역 주변을 파노라마로 조망할 수 있는 전망 발코니 4곳(서울역·숭례문·중림동·청파동 방향)이 설치된다. 여기에 직경 60㎝인 강화유리 바닥판이 3곳에 시공돼 고가를 걸으며 발밑으로 기차와 차들이 지나는 모습을 볼 수 있다.

고가에는 주변 지역과 17개 보행길을 연결하기 위해 엘리베이터 6기, 에스컬레이터 1기, 직통 계단 3개, 브릿지 2개 등이 함께 설치된다. 지하철 4호선 회현역 5번 출구와 서울역 광장 파출소 옆에는 엘리베이터가 만들어지고, 대우재단 빌딩 등 인접 건물에선 브릿지를 통해 서울역 고가로 바로 걸어 나올 수 있게 된다. 17개 보행길은 △퇴계로 △남대문시장 △회현동 △숭례문 △한양도성 △대우재단 빌딩 △호텔마누 △세종대로 △지하철 4호선 서울역 △버스환승센터 △서울역광장 △공항터미널 △청파동 △만리동 △손기정 공원 △중림동 △서소문공원 등이다.

시는 중림동 청소차고지 부지와 인근 교통섬과 합쳐 1만 443㎡규모의 ‘만리동 공원’도 새로 조성해 지역 주민에게 휴식공간으로 제공한다. 이 곳에는 서울역 고가 일부를 철거해 나온 콘크리트 바닥판을 재활용한 공공미술작품이 설치될 예정이다.

시는 서울역 고가에 대한 실시 설계를 이달 말 마무리하고 3월 보수보강과 조경 공사를 시작할 계획이다. 이어 단계별로 공사를 진행해 내년 4월 준공을 목표로 하고 있다. 시는 오는 4~17일 서울시보와 시 홈페이지 등에 기본설계안을 게재해 시민 의견을 수렴한 뒤 설계를 마무리할 방침이다. 또 앞으로 탈바꿈할 서울역 고가를 미리 체험할 수 있는 ‘서울역 7017 인포가든’을 4월부터 서울광장에 설치해 운영할 예정이다.

박원순 서울시장은 “서울역 7017 프로젝트는 낡은 고가를 없애는 대신 사람이 걸을 수 있도록 재활용해 낙후된 서울역과 그 일대에 활력을 불어넣는 새로운 시도”라며 “단순히 고가를 재활용하는데 그치지 않고 사람이 모이고 주변지역 재생과 부흥의 촉매가 될 수 있도록 최선을 다하겠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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