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데일리 김유성 기자] 세계 최대 PC 소프트웨어 업체 마이크로소프트(MS)가 한 때 전세계 휴대전화 최강자로 군림하다 추락한 노키아를 전격 인수했다.
구글이 2011년 모토로라를 사들인 것 처럼 이번 MS-노키아 딜은 글로벌 모바일 시장 판도에 대격변을 예고하고 있다.
특히 삼성전자와 애플이 쥐락펴락해온 글로벌 모바일 시장이 ‘삼성전자-애플-구글-MS’ 등 4강체제로 재편될 전망이다.
월스트리트저널(WSJ) 등 주요 외신들은 2일(현지시간) MS가 노키아 휴대전화 사업 부문을 72억달러(약 7조 8926억원)에 인수한다고 일제히 보도했다.
이에 따라 이날 핀란드 증시에서는 노키아 주가가 장 초반 전날보다 46% 급등했다.
이번 인수는 내년 1분기 안에 마무리되고 노키아 인력 3만2000명은 MS에 흡수된다. MS 임원 출신이던 스티븐 엘롭 노키아 최고경영자(CEO) 역시 MS로 복귀한다.
최근 은퇴를 선언하고 후계자 선임 작업에 들어간 스티브 발머 CEO는 MS의 노키아 인수에 대해 “양사의 직원과 주주, 소비자들에게 모두 이익이 되는 과감한 조치”라고 설명했다. IT 전문가들은 은퇴 1년여를 앞둔 발머 CEO의 마지막 공격경영이라고 평가하고 있다.
◇MS, 노키아라는 날개를 달았다
윈도95, 윈도XP 등 PC운영체제, 사무용 오피스 프로그램으로 세계 PC 소프트웨어 시장을 장악했던 MS는 모바일 시대에 와서는 고전을 면치 못했다. 뉴욕타임스(NYT)는 스티브 발머의 최대 패착은 PC 시장에 안주한 나머지 모바일을 간과했던 것이라고 지적했다.
MS는 지난해 PC, 스마트폰, 태블릿PC를 아우르는 전천후 운영체제(OS) 윈도8을 발표하며 뒤늦게 모바일 시장 공략에 나섰다. 그러나 구글 안드로이드와 애플 iOS에 밀려 처절한 패배를 맛봤다.
시장조사업체 IDC 에 따르면 올해 2분기 윈도의 글로벌 모바일 운영체제(OS) 시장 점유율은 3.7%에 불과했다. 구글 안드로이드가 79.3%, 애플 iOS가 13.2%였다.
PC 시대 윈도로 소프트웨어 업계 제왕이던 시절에 비교하면 극히 초라한 성적표다. MS로서는 모바일 단말기 사업 부문을 강화할 특단의 조치가 필요했고 이에 따라 노키아 인수를 적극 추진해왔다.
MS는 이번 인수를 통해 노키아가 보유한 휴대폰 특허와 글로벌 제조·판매망을 활용할 수 있게 됐다. 노키아는 스마트폰 사업은 결과적으로 실패했지만 신흥국 저가폰 시장은 노키아가 여전히 강세를 나타내고 있다. MS로서는 활용할 부분이 많다는 뜻이다.
MS는 약점이던 단말기 사업 부문을 노키아 인수를 통해 강화할 수 있게 돼 모바일 시장 공략에 더욱 박차를 가할 방침이다. 이는 구글이 모바일 OS 시장을 장악하기 위해 모토로라 인수로 하드웨어 사업에 발을 들여 놓은 것과 비슷한 맥락이다.
◇글로벌 모바일업계 4파전 양상
글로벌 모바일 시장은 삼성전자, 애플, 구글에 이어 MS까지 나서면서 이들 4개업체가 주도하는 4파전 양상을 띌 전망이다. 아이폰, 아이패드로 모바일 업계를 재패했던 애플이 주춤한 사이 삼성전자, 구글 등은 각기 자신들의 약점을 보완하며 경쟁력 강화에 나서고 있다. 구글은 지난달 모토X를 출시하며 자체 스마트폰 생산에 나섰다. 삼성전자도 타이젠이라는 자체 OS를 개발하며 구글 안드로이드에서 탈피하려고 노력중이다.
시장조사업체 스트래티지 애널리틱스(SA) 발표에 따르면 삼성전자의 올해 2분기 스마트폰 시장 점유율은 33.1%로 절대 우위를 지키고 있다. 애플은 13.6%로 2위를 달리고 있다. 그 뒤를 LG전자( 5.3%), ZTE(5%), 화웨이(4.8%) 순이다. 노키아는 스마트폰 판매량이 740만대로 삼성전자(7138만대)의 10% 수준에 지나지 않는다.
◇노키아 굴욕..옛 영광은 어디로
노키아가 이번 인수를 통해 경영난을 딛고 과거 명성을 되찾을지 관심이 모이고 있다. 노키아는 2007년 한때 세계 최대 휴대폰 메이커로 세계 시장 점유율 50%에 육박했다. 핀란드 경제연구소에 따르면 1998년부터 2007년까지 노키아는 핀란드 국내총생산(GDP)에서 25%를, 핀란드 전체 연구개발(R&D)에서는 30%가 됐다.
그러나 노키아는 스마트폰 시장에 제대로 적응하지 못해 몰락의 길을 걸었다. 노키아의 올 2분기 점유율은 3.2%(SA 자료)로 전년동기(6.7%) 대비 반토막났다. 2010년 당시 시장점유율이 38.1%였던 점을 감안하면 참혹한 결과다. 이는 시가총액 추이로도 이어졌다. 매출액 500억유로(약 74조8000억원)을 넘어서 고점을 찍던 2007년 5월 노키아의 시가총액은 1073억5000만달러(약 111조7000억원)에 달했다. 6년이 지난 노키아의 시가총액은 145억달러(15조8900억원)으로 떨어졌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