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데일리 이정혁 박보희 기자]영훈국제중학교가 학생들의 성적을 조작해 신입생을 뽑았다는 의혹이 사실로 드러났다.
서울북부지검 형사6부(신성식 부장검사)는 특정 학생을 입학시키기 위해 성적조작을 지시하고 입학대가로 학부모로부터 돈을 받은 혐의(배임수재 등)로 영훈학원 이사장 김하주씨(80)와 영훈국제중 행정실장 임모씨(53)를 구속기소했다고 16일 밝혔다.
검찰은 또 영훈중이 특정 학부모의 자녀나 영훈초 출신 지원자를 합격시키기 위해 사회적배려대상자 전형 지원자 28명, 일반전형 지원자 839명 등 총 867명의 성적을 조작한 사실을 확인했다. 검찰은 학교 관계자와 학부모 등 7명을 불구속 기소하고 6명을 약식기소했다.
검찰 조사 결과 김 이사장 등은 2009~2013년 신입생 결원시 추가 입학 댓가로 학부모 5명으로부터 5차례에 걸쳐 1억원을 챙긴 혐의를 받고 있다. 부정 입학은 성적 조작과 추가 입학자 선정 등 다양한 방식으로 이뤄졌다. 2012~2013학년도 신입생 선발 과정에서 사회적배려자대상자전형 지원자 292명 중 28명의 성적을 조작했다. 이를 통해 7명이 부정 입학했다.
이들은 같은 시간 일반전형에서도 7명을 부정 입학시키기 위해 전체 지원자 2114명 중 40%에 해당하는 839명의 성적을 조작해 2명을 입학을 결정했다.
김씨는 또 2011년 6월 서울시교육청으로부터 교원 명예퇴직 수당 1억9000만원을 허위로 타내 개인적인 용도로 사용한 것으로 나타났다.
검찰 관계자는 “국제중 학생 선발과 관련해 입학 대가로 금품을 수수한 사례를 적발한 것은 이번이 처음”이라며 “수사과정에서 학생들의 학습권이 침해되지 않도록 최대한 노력했다”고 말했다.
한편 이날 검찰의 최종 수사 결과 그동안 제기됐던 의혹이 사실로 밝혀짐에 따라 서울시교육청은 영훈국제중에 임시이사를 파견하기로 했다. 다만 국제중 평가가 2015년에 예정된 만큼 국제중 지정취소까지는 검토하지 않겠다는 입장이다.
이재하 시교육청 교육행정국장은 “김 이사장을 포함해 8명의 이사를 승인취소 하고 임시이사를 파견하는 수순을 밟을 것”이라며 “국제중 인가취소는 이번 입학비리를 모두 포함해 2년 뒤 국제중 평가에서 결정할 문제”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