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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中日 갈등' 한중일 FTA 협상 물건너가나

성문재 기자I 2012.09.17 15:46:02

오는 11월 예정 FTA 협상 불발 가능성 제기
반일시위 타깃된 日기업..中 경제 애국주의 영향

[이데일리 성문재 기자]댜오위다오(釣魚島·일본명 센카쿠열도)를 놓고 중국과 일본의 갈등이 극도로 고조되고 있다. 지난 주말 중국 100여개 도시에서 시위대 16만여명이 반일 감정을 드러내며 일본 대사관을 비롯해 일본 기업의 공장 등을 공격했다. 이는 1972년 중일 국교 정상화 이후 40년만에 최대 규모다.

중국인들의 불만이 특히 일본 기업으로 향한 것은 중국의 ‘경제 애국주의’ 때문으로 풀이된다. 갈등이 증폭되면서 한중일 3국의 자유무역협정(FTA) 협상에도 먹구름이 드리워지고 있다.

◇찢어진 중일 관계..11월 한중일 FTA 교섭 가능할까

17일 니혼게이자이신문에 따르면 중일 관계의 분열로 발생할 수 있는 가장 큰 쟁점은 경제 협력을 위한 통상 교섭의 중단된 점이다. 한중일 3국은 오는 11월 FTA 협상을 시작할 예정으로 현재 사무 수준에서 준비 회의를 진행하고 있다.

신문은 “향후 전개 양상에 따라 11월 협상이 시작하지 못할 가능성이 있다”고 내다봤다.

일본 정부내 교섭 관계자는 “반일 시위의 고조는 (일본뿐 아니라) 중국 정부에게도 바람직하지 않다”는 견해를 밝혔다. 중국 정부가 여론에 밀려 일본과의 통상 협상을 중단하면 아시아 역내 FTA 교섭에 상당히 부정적 영향이 미칠 것으로 예상된다.

중국은 일본의 최대 무역 상대국이며 관광 교류도 활발하다. 중국의 국내총생산(GDP)은 지난 2005년 이후 7년간 2배 늘고 1인당 국민소득(GNI)는 2.2배 증가했다.

나가하마 히로 일본 제일생명경제연구소 수석이코노미스트는 “지난 2010년 중일 어선 충돌 사건으로 양국 관계가 악화됐을 때 중국인 관광객이 179만명 감소했고 국내 소비가 319억엔(약 4500억원)줄었다”며 “이번에도 같은 사태가 일어날 가능성이 있다”고 지적했다.

지난 15~16일 중국 주요도시별 시위 규모와 특이사항
◇中 ‘경제 애국주의’..반일시위 화살 日기업으로

이번 반일 시위는 일본 기업들을 타깃으로 하는 점이 특징이다. 산둥성 청도지역의 파나소닉 공장은 화재 피해를 입었고 일본 이토요카도그룹의 편의점 세븐일레븐도 곳곳의 점포가 공격을 받았다. 한 일본 기업 관계자는 “파나소닉과 이토요카도는 중국 경제 발전의 공로자였다. 유감이다”라고 전했다.

니혼게이자이신문은 이처럼 반일 시위의 화살이 일본 기업을 향하고 있는 배경 중 하나로 중국의 ‘경제 애국주의’를 꼽았다. 중국 정부는 지난 2006년부터 산업정책에서 자국 기업을 우대하고 있다. 정부 조달시 자국 기술을 사용한 제품을 우선 채용하는 식이다.

게다가 장쩡웨이(姜增偉) 중국 상무부 부부장은 최근 언론브리핑에서 “중국 소비자들이 합리적 방법으로 그들의 입장과 견해를 표시한다면 이는 그들의 권리라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자국민의 일본 상품 불매운동을 허용한 셈이다.

그러나 일각에서는 전자제품을 비롯해 많은 공업제품 생산 과정이 국제적으로 분업화돼 있는 상황에서 무분별한 불매운동은 결국 중국 자신에게 화가 돌아올 수 있다는 분석을 내놓고 있다. 일본 전자제품 상당수는 중국에서 조립되며 중국 기업들은 일본 부품을 채용하고 있기 때문이다.

중국 증권업계에서는 “중국 기업이 일본에서 얻은 이익을 일본에 재투자하는 것처럼 대다수 일본 기업은 중국의 이익을 재투자해 중국경제에 도움이 되고 있다”고 설명했다.

중국 시위대들이 지난 16일 중국 베이징 소재 일본 대사관 앞에서 “댜오위다오를 돌려달라”며 시위를 벌이고 있다. 베이징·AP=뉴시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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