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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비만과 건강]"수술이 끝이 아니다...비만대사수술, 관리가 생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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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순용 기자I 2025.11.14 07:47:14

정성우 인천세종병원 비만대사수술센터 외과 과장

정성우 인천세종병원 비만대사수술센터 외과 과장
[정성우 인천세종병원 비만대사수술센터 외과 과장] 비만대사수술을 앞둔 환자들이 가장 많이 하는 말이 있다.

선생님, 저는 평생 다이어트를 하고 있는데 왜 자꾸 살이 찔까요?”

이들의 이야기를 들어보면, 대부분은 단순히 의지가 약해서가 아니다. 요즘은 유튜브나 인스타그램만 켜도 “3일 만에 5kg 감량”, “물만 마시는 다이어트”, “연예인 식단 공개” 같은 자극적인 다이어트 콘텐츠가 넘쳐난다. 하지만 이런 정보들은 과학적 근거가 부족하거나, 단기간 체중은 줄더라도 근육 손실과 대사 저하를 초래해 오히려 더 살이 찌는 체질로 만들어 버린다. 단백질이 부족하고 영양이 불균형하면 신체는 ‘에너지 절약형’으로 바뀌어, 조금만 먹어도 쉽게 살이 붙는다. 결국 반복되는 실패는 자신감과 자존감까지 무너뜨린다.

이런 이유로 비만대사수술을 결심하는 환자들은 결코 ‘포기한 사람들’이 아니다. 오히려 수없이 실패를 겪으면서도 건강을 되찾기 위해 끝까지 방법을 찾아온 분들이다. 수술을 선택했다는 것은 단순한 결정이 아니라, 스스로의 인생을 바꾸겠다는 진심 어린 결단이다. 그 결심은 이미 치료의 첫걸음을 내디딘 것이며, 수많은 시도와 좌절 끝에 내린 용기 있는 선택이다.

그러나 중요한 것은, 수술이 끝이 아니라는 사실이다. 위의 크기를 줄이는 것은 시작일 뿐, 진짜 변화는 수술 이후부터 시작된다. 그때부터는 새로운 식습관과 생활 방식을 스스로 만들어 가야 하며, 그 과정에서 의료진의 도움과 꾸준한 관리가 반드시 함께해야 한다.

비만대사수술은 단순히 체중을 줄이는 수술이 아니다. 위의 용적을 줄여 섭취량을 제한하고, 호르몬 변화를 통해 당뇨·고혈압 같은 대사질환을 함께 개선한다.

국제 연구에 따르면, 수술 환자의 60~80%가 당뇨병 약을 줄이거나 끊었고, 평균 체중의 30~40%가 감소했다. 하지만 이러한 효과가 지속 되느냐의 관건은 ‘수술 후 관리’에 달려 있다.

수술 직후에는 음식 섭취량이 급격히 줄어들기 때문에, 단백질·비타민·미네랄 결핍이 쉽게 생길 수 있다. 영양 불균형은 탈모, 피로, 빈혈, 골다공증 등으로 이어질 수 있고, 이 시기를 제대로 관리하지 않으면 체중이 다시 늘어나는 ‘리바운드’ 현상도 생긴다.

따라서 수술 후에는 반드시 전문 영양팀과 협력하는 시스템이 갖춰진 병원에서 꾸준히 관리받아야 한다. 식단 조절, 단백질 보충, 수분 섭취, 운동량 조절 등은 개인이 혼자 판단하기 어렵다. 실제로 다학제 협진 체계를 갖춘 병원에서는 수술 후 부작용이 적고, 체중 및 혈당 관리도 훨씬 안정적으로 유지된다.

비만대사수술은 끝이 아니라 시작이다. 위를 줄이는 수술은 의사가 하지만, 그 이후의 삶은 환자와 의료진이 함께 만들어가는 과정이다. 꾸준한 영양관리와 운동, 정기검진을 통해 체중과 대사 상태를 유지할 때, 비로소 수술은 ‘성공’이라 할 수 있다.

“살이 빠지는 수술”이 아니라 “건강을 지켜내는 수술”로 만들기 위해서는, 환자의 의지와 의료진의 협력, 이 두 가지가 함께해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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