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산업통상자원부와 대한상공회의소는 17일 오후 서울 프레스센터에서 CFE 포럼 출범식을 열고 앞으로 매월 1~2회 이상 포럼을 열어 CF100 확산을 모색기로 했다. 이창양 산업부 장관과 한무경 국민의힘 의원(산중위 여당 간사), 김상협 2050탄소중립녹색성장위원장, 우태희 대한상의 상근부회장을 비롯해 삼성전자, LG에너지솔루션, SK하이닉스, 포스코, GS에너지, 두산에너빌리티, 발전 공기업을 비롯해 업종별 협회·단체 관계자 100여명이 참여해 정부와 기업의 높은 관심을 보여줬다.
세계 주요국은 지구온난화 등 기후위기에 대응해 2050년 탄소중립(온실가스 순배출량 0)을 목표로 온실가스 감축 노력을 기울이고 있다. 한국 역시 2018년 7억t에 이르는 온실가스 배출량을 4억t 수준으로 40% 줄이기로 했다. 기업들도 이에 발맞춰 탄소중립 캠페인을 활발히 펼치고 있다. 대표적인 게 RE100(Renewable Energy)이다. 다국적 비영리단체 기후그룹(The Climate Group)과 탄소정보공개프로젝트(CDP)가 2014년 시작한 RE100은 지난해 말 기준 구글, 애플, BMW, 삼성전자, 현대차 등 376개 기업이 참여해 협력사에도 RE100 이행을 요구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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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과정에서 나온 게 또 다른 국제 캠페인 CF100(24/7 CFE) 확산을 주도하자는 아이디어다. 국제연합(UN)에너지와 UN 산하 지속가능에너지기구(SE4ALL)가 2017년부터 추진한 CF100은 주7일 24시간 내내 사용 전력의 100%를 무탄소 에너지로 충당하자는 것으로 역시 구글과 마이크로소프트 등이 참여하고 있다. 특히 미국이나 일본, 영국 등 원전을 활용한 국가와 기업은 CF100이 원전을 포함한다는 점 때문에 큰 관심을 보이고 있다.
국내 전체 발전량 중 원전이 차지하는 비중이 30%가 넘는 한국 내 기업으로서도 RE100보다는 CF100이 대세 캠페인으로 자리 잡는 게 유리한 상황이다. 특히 원전 강국 재건을 공언하며 지난해 5월 출범한 윤석열 정부에게 CF100 확산은 원전 산업을 키우고 수출 확대를 모색하는 계기가 될 수도 있다. RE100에는 담을 수 없는 수소 분야에서의 강점도 살릴 수 있다.
손양훈 인천대 교수(전 에너지경제연구원장)는 이날 출범식 발제자로 나서 “CF100이 우리에게 매우 유리한 제도이지만 국제적 인정 여부는 아직 불확실한 상황”이라며 “원전 보유국의 동참을 유도하는 방식으로 국제적 이니셔티브를 형성해나갈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정준환 에너지경제연구원 선임위원은 “CF100과 RE100은 대립구도가 아니라 온실가스 감축을 위한 기업의 자율적 이행 수단 확대”라며 “기업이 재생에너지뿐 아니라 필요에 따라 무탄소 에너지를 활용하도록 하기 위한 정책·제도적 지원이 필요하다”고 제언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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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부와 산업계는 이날 CFE포럼 출범을 계기로 7월부터 매월 1~2회 이상 포럼을 열어 CF100 국제 캠페인의 국내외 확산 방안을 논의한다. 미국이나 일본, 영국 등 CF100 우호국 간 공조 방안도 모색한다. 미국 행정부는 지난해 시행한 인플레이션 감축법(IRA)의 청정에너지 지원 기준을 CF100으로 맞춘 데 이어 미국 주도로 추진 중인 14개국 경제협력체인 아시아태평양경제프레임워크(IPEF) 논의 과정에서도 청정에너지의 정의를 CF100 기준에 맞추고 있다.
조영준 대한상의 지속가능경영원장은 “무탄소 에너지를 쓰는 제조기업과 이를 만드는 에너지 공기업을 비롯한 각계 전문가를 포럼에 참여시켜 (CF100 확산) 전략을 구체화할 것”이라고 말했다.
이창양 산업부 장관은 개회사에서 “RE100은 의미 있는 캠페인이지만 우리 여건상 기업에 큰 부담을 주는 것도 사실”이라며 “무탄소 에너지 개념을 활용한 포괄적 접근을 통해 우리 현실에 맞는 정책과 제도를 검토할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