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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투 운동과 함께하는 시민행동(시민행동)’은 22일 오전 9시 22분 서울 종로구 청계광장에서 ‘2018분 동안의 이어말하기’ 캠페인을 개최했다. 참가자들은 성폭력 피해자에 대한 연대의 의미를 나타내는 검은색 끈을 묶으며 다른 사람의 또 다른 이야기로 맺어질 것을 바라는 퍼포먼스를 벌이기도 했다. 검은색 끈은 약 34시간에 달하는 2018분의 이어말하기를 의미하며 34번 매듭지어졌다.
자신을 ‘꽃마리’라고 밝힌 첫번째 발언자는 “나는 여섯 살 때부터 각종 성추행·성폭력에 시달렸다. 그 중에선 여름날 덥겠다며 속옷을 벗기고 손으로 추행하던 사람도 있었다”며 “마사지를 해주겠다며 내 몸 전체를 주물렀던 수사(修士)도 있었다. 회식에 가면 마치 관행처럼 노래방에서 상사들과 블루스를 춰야 했다”고 말했다.
이어 “나처럼 성폭력을 당했던 모든 여성은 죄가 없으면서도 스스로 움츠리고 말 못하면서 살아왔다”며 “죄책감은 우리가 느껴야 하는 게 아니라 그들이 느껴야 한다. 우리는 충분히 행복하게 살 가치가 있는 사람들”이라고 목소리를 높였다.
두 번째 발언자로 나선 한국이주여성인권센터의 레티마이투 활동가와 초은레이 활동가는 자신들이 지원해 온 결혼이주 여성들의 성폭력 피해사실을 고발했다.
레티마이투 활동가는 “이주여성을 위한 활동을 한 지 10년이 된 저에겐 성폭력과 가정폭력은 익숙한 얘기”라며 “이주여성은 체류연장에 문제가 있어서 이혼하기도 쉽지 않아 대부분 폭력 피해를 보도 참고 산다”고 말했다.
이어 “형부에게 성폭력 당한 이주여성이 사건 당시 적극적으로 대항하지 않았다는 이유로 1심에서 가해자인 형부에게 무죄판결을 내린 적이 있었다”며 “최근 2심에선 가해자가 결국 7년의 징역을 받았고 이런 사례가 미투 운동에 일조할 수 있을 것”이라고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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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민행동은 오는 23일 오후 7시까지 이어말하기 행사를 진행할 예정이다. 행사가 끝날 때까지 사회관계망서비스(SNS)나 현장을 통해 자유발언을 신청할 수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