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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설탕중독 질병' 주의, 정서불안, 신경증, 심한 경우 환각에 우울증까지…

김병준 기자I 2015.08.25 13:48:15
단 음식을 끊었을 때 손발이 떨리고 산만해지거나 무기력증·우울증을 느끼는 경우가 있다면 ‘설탕 중독’을 의심해 볼 필요가 있다.
[이데일리 e뉴스 김병준 기자] ‘설탕중독 질병’이라는 용어가 온라인에서 화제를 모으고 있다.

설탕 중독은 신체적·심리적 원인에 의해 끊임없이 단 것을 찾아 먹는 증상을 의미한다. 정신과 진단명으로 명시되어 있을 만큼 무서운 병이다.

단맛이 나는 설탕은 우리 몸의 뛰어난 에너지원 중 하나다. 체내에서 빠르게 에너지원인 당으로 전환돼 운동 후 피로회복과 스트레스 해소에 도움을 주기도 한다.

전혜진 이대목동병원 정신건강의학과 교수는 “적당량의 설탕은 포도당을 빠르게 올려 두뇌 활동을 돕고 순식간에 원기를 회복시키는 역할을 하는 좋은 에너지원이다”고 설명했다.

단맛은 뇌 속의 쾌락 중추를 자극해 사람의 기분을 좋게 만드는 신경 전달 물질 ‘세로토닌’을 분비시킨다. 이 때문에 단것을 먹으면 심리적 안정감을 느끼게 된다.

하지만 설탕을 과다 섭취하면 정서불안, 신경증, 심한 경우 환각에 이르는 등 신경 질환을 유발할 수 있다. 단맛에 길들여지며 점차 더 강한 단맛을 찾게 된다.

지나친 설탕 섭취는 장 기능에도 악영향을 끼친다. 장은 인체의 가장 큰 면역 기관이자 독성 물질을 걸러내는 곳이다.

설탕을 많이 먹으면 장내 세균 증식이 활발해져 장 기능 저하는 물론 장 점막까지 손상될 수 있다. 갑상샘 기능을 저하해 무기력증, 피로, 비만을 유발할 뿐 아니라 심한 경우 당뇨병과 관상동맥 질환 등 큰 병으로 이어질 수 있다.

전혜진 교수는 “설탕 섭취가 지나치면 비만이 되기 쉽고 혈액 속에 중성지방 농도가 올라가 심혈관 질환 위험이 커진다”면서 “장기적으로는 인슐린 저항성을 높여 당뇨병을 유발할 수 있다”고 경고했다.

단맛이 나는 아이스크림·과자 등 기호식품의 주요 소비자인 유아·청소년이 성인보다 설탕 중독의 확률이 높으므로 어릴 적부터 올바른 식생활습관에 대해 교육할 필요가 있다.

만약 단 음식을 끊었을 때 손발이 떨리고 산만해지거나 무기력증·우울증을 느끼는 경우가 있다면 ‘설탕 중독’을 의심해 볼 필요가 있다.

임원정 이대목동병원 정신건강의학과 교수는 “우울한 환자들은 자신도 모르게 설탕 등 탄수화물에 대한 욕구가 증가하게 된다. 평소와 달리 자꾸 단맛이 섭취하고 싶다면 혹시 우울감이 증가한 것이 아닌지 점검해 볼 필요가 있다”면서 “설탕 섭취로 스트레스와 피로를 푸는 것은 근본적인 해결책이 아니며 오히려 건강을 악화시킬 수 있다”고 경고했다.

한편 ‘설탕중독 질병’이 화제가 됨에 따라 과거 설탕중독을 다뤘던 예능프로그램 종합편성채널 MBN 엄지의 제왕 ‘설탕중독’ 편, tvN 화성인 X파일의 ‘설탕중독녀’ 편 등이 재조명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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