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5일 펀드평가사 KG제로인에 의뢰해 삼성, 미래에셋, KB, 한국투자신탁 등 4개 대형 자산운용사의 펀드 설정액이 가장 큰 국내 일반주식형펀드(액티브 펀드, 테마주식형 제외)의 연초 이후 펀드 수익률을 집계한 결과 가장 좋은 성과를 내고 있는 펀드는 KB자산운용의 ‘KB밸류포커스자(주식)클래스A’다. 이 펀드의 수익률은 7.97%로, 전체 액티브 펀드 연초 이후 수익률인 3.91%를 크게 웃돌고 있다.
한 때 설정액이 2조5000억원을 넘어서며 국내 최대 규모의 공룡펀드로 군림했던 KB밸류포커스 펀드는 올 들어 투자자들의 환매가 잇따르면서 현재 설정액이 1조7600억원대로 작아졌지만 양호한 성과를 이어가며 KB운용 간판 펀드의 자존심을 지키고 있다.
미래에셋자산운용의 ‘미래에셋3억만들기솔로몬 1(주식)종류C 1’은 6.19%의 수익률로 KB밸류포커스 펀드 못지않은 뛰어난 성과를 과시하고 있다. 미래에셋운용이 미국발 금융위기 이후 해외 시장으로 펀드의 무게 중심을 옮긴 탓에 설정액 규모는 4800억원대로 타 대형사 간판 펀드 대비 덩치는 작지만 쏠쏠한 수익률을 기록 중이다.
지난 2005년 설정돼 국내 대표 성장형 펀드로 자리 잡은 한국투신운용의 ‘한국투자네비게이터 1(주식)(A)’는 연초 후 수익률이 5.90%로 KB밸류포커스와 미래에셋3억만들기솔로몬 펀드에 다소 뒤지지만 최근 1~6개월 성과만 놓고 보면 가장 뛰어나다. 이 펀드의 6개월 수익률은 11.19%로, 같은 기간 전체 액티브 펀드 수익률 7.19%를 압도하며 3개월(6.43%), 1개월(5.44%) 수익률 역시 평균 수익률을 웃돈다.
삼성전자(005930)나 현대차(005380) 등 국내 대표주를 담은 것은 다른 운용사 간판 펀드들과 비슷하지만 중국 최대 수혜주로 꼽히는 아모레퍼시픽(090430)을 미리 사놓은 것이 빛을 보고 있다. 아모레퍼시픽은 중국 소비 확대의 최대 수혜주가 부각되며 1년 새 2.5배 이상 상승, 국내 최고가주로 등극한 상황이다.
삼성자산운용의 ‘삼성코리아대표 1[주식](A)’는 연초 후 수익률이 1.30%에 그쳐 상대적으로 부진한 모습이지만 6개월(5.46%), 3개월(4.44%) 수익률이 평균 수준에 다가서며 점차 회복되는 추세다.
한 운용업계 관계자는 “최근 외국인 매수세에 힘입어 코스피가 상승하면서 외국인이 많이 사는 업종 대표주나 대형주 등에 주로 투자하는 기존 대형 운용사들의 대표 펀드들이 수혜를 입고 있다”고 말했다.
또 다른 업계 관계자는 “수급적인 측면에서 일부 가치주·배당주펀드가 급속도로 대형화되는 가운데 이들 펀드가 포트폴리오 다변화 차원에서 대형주를 사들이고 있는 것이 대형 운용사 펀드들의 수익률 회복에도 영향을 미치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고 평가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