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대차는 지난해까지 미국에서 맥스크루즈를 '싼타페'로, 싼타페DM을 '싼타페 스포츠'라는 이름으로 판매했다. 큰 차를 선호하는 미국 소비자들의 취향을 반영한 결과다. 그러나 올해 출시한 싼타페TM부터는 국내와 동일하게 싼타페라는 이름을 붙였다. 이는 새로운 이름을 내세운 팰리세이드 출시를 고려한 전략으로 보인다. 새로운 싼타페가 출시되면서 생긴 맥스크루즈의 빈자리를 팰리세이드가 채우게 된다. 현대차는 팰리세이드를 추가해 SUV 라인업을 보강했다. 그간 SUV 모델이 부족해 북미 판매에서 고전을 면치 못했다는 평을 들었다. 현대차는 새로운 대형 SUV 투입으로 북미 시장에서의 판매량 회복을 노리고 있다.
시트 구성도 바꿨다. 맥스크루즈는 3열에 2명이 앉는 구조였다. 팰리세이드 전폭이 맥스크루즈에 비해 늘어난 덕분인지 3열에 3명이 앉을 수 있다. 결과적으로 맥스크루즈가 6인승, 7인승에서 팰리세이드는 7인승 8인승으로 커진 셈이다. 맥스크루즈 6인승의 독립식 2열 구조를 7인승 팰리세이드에서 그대로 계승했다. 팰리세이드 7인승을 선택하면 2열은 독립식 좌석으로 구성된다.
팰리세이드는 가솔린 모델에도 8단 자동변속기를 단다. 맥스크루즈 3.3 모델의 공차중량은 1870kg, 팰리세이드 3.8 가솔린 모델의 공차중량은 1870kg이다. 더 커진 팰리세이드에 걸맞게 맥스크루즈보다 배기량이 큰 엔진이 들어간 것을 감안하면 무게 감량에 성공한 것으로 볼 수 있다. 연비는 오히려 팰리세이드 3.8 가솔린(전륜 20인치 휠 기준 9.3km/L)이 맥스크루즈 3.3 가솔린(전륜 19인치 휠 기준 복합연비 8.2km/L)보다 좋다.
국내 대형 SUV 시장은 최근 5년간 연간 판매 3만대 규모에서 정체돼 있었다. 눈길을 끌 신차가 없었기 때문이라고 업계 전문가들은 입을 모은다. 현대기아자동차는 올해 한국과 유럽, 인도를 제외한 자동차 거대 시장인 북미와 중국에서 극심한 판매부진에 빠져 있다. 이런 부진을 타개하기 위해선 이미 80% 이상의 점유율로 독과점 상태인 내수보다는 미국과 중국에서 좋아져야 한다. 맥스크루즈는 싼타페의 가지치기 모델로 소비자 변별력이 떨어졌다. 크기만 살짝 컸을 뿐 뚜렷한 장점이 없었던 맥스크루즈의 부진을 씻고 팰리세이드가 말 그대로 '신개념 SUV' 답게 자신만의 차별점으로 대박을 칠 지 지켜볼 포인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