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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 전 실장은 이날 오전 10시 서울 종로구 세종문화회관에서 열린 ‘박정희 탄생 100돌 기념사업 추진위원회 출범식’에 참석하기 위해 행사장을 찾은 자리에서 취재진에게 이같이 말했다.
김 전 비서실장은 ‘박근혜 대통령이 최씨에게 연설문 등을 넘겨줘 보게 했다고 인정했는데 아느냐’는 취재진의 질문에도 ‘모른다’고만 답했다. ‘최씨를 들어본 적 없냐’는 질문에 김 전 실장은 고개를 끄덕였다.
조응천 더불어민주당 의원은 전날 ‘박근혜-최순실 게이트 국민조사위원회’ 회의에서 “모든 관심이 최씨에게 집중되는데 지금 이 시기에도 김 전 비서실장이 이 상황을 장악하고 대응책을 마련한다는 이야기가 있다”고 주장했다.
김 전 비서실장은 이와 관련, ‘임기 초반에 최씨 소유 빌딩에서 자리잡고 정권 프레임을 짰다는 보도가 있다’ 등 일각의 의혹 제기에 대해선 아무런 답변도 하지 않았다. ‘박관천 전 청와대 행정관이 (언론 인터뷰에서) 김 전 실장 지시로 일부 인물들을 미행하고 십상시 문건도 작성했다고 보도가 사실이냐’는 질문에도 역시 답변이 없었다.
김 전 실장은 최씨 입국을 기획했다는 의혹에 대해서는 “허무맹랑한 이야기”라고 반박했다. 그는 “비서실장 당시 최씨를 만나거나 보고 받은 적이 없고 알지 못하며 통화한 일도 없다”고 강조했다.
한편 김 전 실장은 “현재 시국은 국가적으로 불행한 일”이라며 정치권에서 거론되는 ‘거국중립내각 구성’ 등에 대해 “내가 지금 (정부)밖에 나와있는 사람이기 때문에 언급할 위치에 있지 않다”고 선을 그었다.
기념사업 추진위원장 자격으로 이날 행사에 참석한 정홍원 전 국무총리도 ‘재직 시절 최씨의 존재를 알았냐’는 등 질문에 답변하지 않았다.
정 전 총리는 이날 개회사에서 “위대한 지도자는 위대한 꿈을 항상 지니고 자기 스스로 분기할 뿐만 아니라 타인을 분기시킬 줄 아는 사람”이라고 한 리처드 닉슨(Richard Nixon) 전 미국 대통령의 발언을 인용했다. 닉슨 전 대통령은 미국 워싱턴포스트가 특종 보도한 ‘워터게이트’ 사건으로 지난 1974년 결국 대통력직에서 물러났다.
정 전 총리는 최씨의 국정농단 의혹에 대해 “나중에 기회가 되면 얘기하겠다”며 답변을 꺼리면서도 “개회사를 통해서 얘기했다”고 말했다.
기념사업 추진위원회는 박 전 대통령의 출생 100년을 맞는 2017년 11월 14일까지 특별 기획전과 국제학술대회, 기념식 및 기념음악회, 총서 발간, 리더십 캠프 등 각종 이벤트를 추진할 계획이다. 이날 행사에는 김 전 비서실장과 정 전 총리 외에 한광옥 국민대통합위원회 위원장, 김관용 경북지사, 김경재 한국자유총연맹 총재, 현오석 전 경제부총리, 안병직 서울대 명예교수 등이 참석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