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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데일리 김용운 기자] “상은 글을 쓴 다음 아주 먼 결과다.”
세계 3대 문학상으로 꼽히는 맨부커상 인터내셔널부문을 수상한 소설가 한강이 문학상과 노벨문학상 수상을 위한 정부의 정책에 대한 생각을 밝혔다.
한 작가는 24일 서울 마포구 동교동 카페콤마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채식주의자’의 맨부커상 수상과 신작 ‘흰’(난다) 발간에 대한 소감을 전했다.
한 작가는 맨부커상 수상을 계기로 노벨문학상 수상에 대한 기대와 이에 따른 정부의 정책적인 지원의 목소리가 높아지고 있는 상황에 대해 “글을 쓰는 사람은 글을 쓰라고 놔두면 좋겠다”며 “상은 글을 쓴 다음의 아주 먼 결과기 때문에 그렇게 중요하다고 생각하지 않는다”고 말했다.
문학상이 작가에게 어떤 의미인가는 질문에 대해 한 작가는 “상을 탔을 때 오늘만큼 기쁜 날이 있느냐고 주변에서 물어봤지만 기쁨은 개인적인 것”이라며 “글을 쓰기 전 ‘완성할 수 있을까’와 ‘아마 완성할 수 있을 거야’ 사이에서 흔들리다가, 글을 쓰고 완성하면 ‘어떻게 됐지’ ‘어떻게 되긴 되었네!’ 이런 느낌으로 끝을 내는 상황이라 상이라든지 그다음의 일들에 대해 생각할 여력이 없다”고 답했다.
한 작가는 맨부커상 인터내셔널부문을 수상하며 노벨문학상과 함께 프랑스 공쿠르상 등 이른바 세계 3대 문학상을 수상한 첫 번째 한국작가가 됐다.
한 작가는 신작 ‘흰’에 대해 “삶과 죽음을 다 떠올릴 수 있는 ‘흰 것’에 대한 산문을 쓰다가 어떤 한 페이지는 시가 되기도 하고, 허구의 사람이 돌아오면서 소설에 가까워졌고 결국 완전히 소설이 됐다”며 “우리에게는 무엇으로부터도 훼손되지 않은 존엄 같은 것이 존재하고 있지 않나. 깨져도 빛나는 인간의 투명함에 대해 써보고 싶었다”고 설명했다.
앞으로의 계획에 대해 “오늘 자리가 끝나면 내가 지금 쓰고 있는 작업으로 돌아가서 글을 계속 쓰고 싶다”며 “지금까지 그래 왔던 것처럼 내가 하고픈 말을 책의 형태로 보이게 하기 위해 최대한 빨리 내 방에 숨어서 글을 쓰겠다”고 답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