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 동안 외환은행(004940) 인수작업을 주도해온 김 사장이 인수를 눈앞에 두고 갑작스레 물러나면서 그 배경에 관심이 모아지고 있다. 일각에선 금융당국의 조속한 외환은행 인수 승인을 우회적으로 압박하기 위한 카드라는 분석도 나오고 있다.
그는 "대의를 위해서라도 내가 물러나주면 (통합작업이) 잘 되지 않을까 하는 생각에 최근 마음을 굳혔다"며 "두 조직간 융합을 위해 스스로 결정한 것"이라고 강조했다.
김 사장은 지난 1978년 한국투자금융에 입사한 이후 김승유 회장과 함께 하나금융을 국내 4대금융지주로 키워낸 장본인이다. 충청은행과 보람은행, 서울은행에 이어 외환은행 인수작업도 진두지휘해 왔다. 2005년 하나은행 행장을 거쳐 2008년부터 하나금융 사장직을 수행하고 있다.
하지만 금융권에선 의아하다는 반응이다. 김 사장이 외환은행 인수작업 과정에서 일부 원성을 사긴 했지만 최근 몇 달 동안은 거의 접촉이 없었기 때문이다. 외환은행 노조관계자는 "외환은행 노조와 하나금융이 직접 부딪힌 적은 많지 않고, 우리가 어떤 조건을 제시한 것도 아닌데 스스로 물러난 것은 이해하기 어렵다"고 해석했다.
특히 김 사장의 무게감을 고려할 때 김승유 회장 등 임원진과의 논의없이 독자적으로 사임을 결정했다는 대목도 이해하기 어렵다는 평가가 나오고 있다. 금융권 고위관계자는 "김 회장이 최근 해외순방을 마친 후 오늘 오전 갑작스레 임원회의를 소집한 것으로 알고 있다"며 "김 회장의 사인없이 혼자 결정하긴 어려울 것"이라고 분석했다.
일각에선 김 사장이 권력구도에서 밀려난 것이 아니냐는 시각과 함께 금융당국의 외환은행 인수 승인이 늦어지자 이를 압박하기 위해 승부수를 던진 것이 아니냐는 관측도 제기되고 있다.
한편 김 사장이 사의를 표명함에 따라 하나금융은 내달초 이사회와 3월 주주총회를 통해 신임 사장을 선임한다는 방침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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