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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란 리스크에 ‘3저’ 흔들…“호르무즈 봉쇄 장기화 땐 3고 전환 우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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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순엽 기자I 2026.03.18 07:37:59

iM증권 보고서

[이데일리 박순엽 기자] 이란 사태가 장기화 조짐을 보이면서 글로벌 금융시장이 기존 ‘3저(저금리·저유가·저신용리스크)’ 환경에서 ‘3고(고금리·고유가·고신용리스크)’ 국면으로 이동할 가능성이 커지고 있다는 분석이 나왔다. 당장 극단적 공포 국면으로 치닫고 있다기보다는 인플레이션 우려와 경기 둔화 우려가 동시에 부각되는 경계 국면이라는 진단이다.

박상현 iM증권 연구원은 18일 보고서에서 “이란 사태와 관련해 뚜렷한 돌파구는 보이지 않는 가운데 공포보다 경계심리, 혹은 인플레이션 리스크와 경기침체(둔화) 리스크가 교차하는 분위기”라고 진단했다. 그동안 글로벌 경제와 자산시장이 저금리·저유가·저신용리스크에 기반한 랠리를 이어왔지만, 이번 사태가 이런 환경을 약화시키며 3고 전환 가능성을 자극하고 있다는 설명이다.

(표=iM증권)
핵심 변수로는 호르무즈 해협 개방 여부가 꼽혔다. 보고서에 따르면 서부텍사스산원유(WTI)는 일부 해협 개방 관련 뉴스에 따라 배럴당 90~100달러 수준에서 박스권 흐름을 이어가고 있다. 반면 중동 지정학 변수에 더 민감한 두바이유는 130달러 안팎의 높은 수준을 유지하고 있다. 이는 호르무즈 해협 봉쇄 장기화 우려와 함께 걸프 지역 원유 생산시설 공격 가능성, 에너지 물류 차질 우려가 여전히 시장에 반영되고 있기 때문이다.

채권시장도 같은 신호를 보내고 있다. 이란 사태 이후 급등했던 미국 10년물 국채금리는 최근 들어 다소 안정을 찾았고, 유럽 주요국 국채금리 상승세도 주춤해졌다. 유가 급등세가 다소 진정되면서 인플레이션 공포가 일부 완화된 영향이지만, 이는 동시에 시장이 물가보다 경기 둔화 위험을 더 의식하기 시작했다는 뜻으로도 해석된다.

실제로 경기 심리에는 이미 이상 신호가 감지되고 있다. 독일의 3월 ZEW 경기기대지수는 -0.5로 전월보다 58.8포인트 급락했다. 박 연구원은 이를 두고 지난해 4월 미국의 상호관세 발표 당시 급락 폭에 버금가는 수준이라고 평가했다. 고유가 충격이 유럽 경기 회복 기대에 다시 먹구름을 드리우고 있다는 의미다.

미국 역시 안심할 상황은 아니라는 평가다. 아직 이란 사태 영향을 직접 반영한 미국 경제지표는 본격적으로 나오지 않았지만, 소비심리에 큰 영향을 미치는 가솔린 가격이 갤런당 4달러에 육박하고 디젤유 가격은 이미 5달러를 넘어선 것으로 나타났다. 고유가가 미국 소비 심리와 소비지출에 부담을 줄 가능성이 크다는 의미다.

다만 AI 투자 사이클은 아직 비교적 견조한 흐름을 이어가고 있다는 점은 긍정 요인으로 꼽혔다. 박 연구원은 일부 심리지표가 고유가 여파로 흔들릴 여지가 크지만 AI 투자는 아직 큰 훼손을 받지 않은 모습이라고 봤다. 나아가 역사적으로 전쟁이 기술혁신을 촉진한 사례가 있었다는 점에서, 이번 사태가 AI 기술 발전에는 오히려 긍정적 영향을 줄 여지도 있다고 평가했다.

결국 시장의 분수령은 호르무즈 해협 봉쇄가 장기화하느냐다. 박 연구원은 해협 봉쇄가 길어질 경우 3고 현상이 현실화할 가능성이 커지고, 미약하더라도 스태그플레이션 리스크가 가시화할 수 있다고 경고했다. 트럼프 대통령의 출구전략보다도 해협 개방 여부가 향후 글로벌 경제와 자산시장의 방향을 좌우할 최대 변수라는 진단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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