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4년전엔 비난하더니"…기업들, 너도나도 트럼프 취임식 기부

방성훈 기자I 2024.12.26 14:08:42

1·6 의회 난입에 기부 중단 선언했던 기업들
트럼프 위해 거액 투척…10년만에 처음 기부한 곳도
100만달러 이상 최소 13곳…2017년 18곳 넘어설 듯
CEO 등 임원진도 트럼프·측근 만나려 플로리다 행렬

[이데일리 방성훈 기자]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 당선인의 취임식을 앞두고, 주요 기업들이 앞다퉈 기부금을 쏟아내고 있다고 월스트리트저널(WSJ)이 25일(현지시간) 보도했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 당선인. (사진=AFP)


보도에 따르면 2021년 1·6 국회의사당 난입 사태 당시 기부 중단을 선언했던 기업들 가운데 최소 11개 기업·단체가 트럼프 당선인의 취임식에 기부한 것으로 확인됐다.

포드자동차, 토요타자동차, 인튜이트, 미국의약연구제조업협회(PhRMA) 등이 각각 100만달러를 기부했고, 골드만삭스, 제너럴모터스(GM), 뱅크오브아메리카(BofA), AT&T, 스탠리 블랙 앤 데커 등도 거액을 기부했다. 이 가운데 골드만삭스, 인튜이트, 토요타, PhRMA는 미 대통령 취임식에 자금을 지원하는 게 10년 만에 처음이어서 더욱 주목을 받았다.

4년 전 수십개의 회사가 1·6 국회의사당 난입 사태를 비난했고, 2020년 미 대선 결과에 이의를 제기한 개인 또는 정치단체 등에 지원을 중단하거나 재고하겠다고 했다. 실제로 일부 기업은 2020년 선거 결과 인증에 반대표를 던진 의원들에 기부를 중단하고, 또다른 일부 기업은 앞으로 기부 결정에 의원들의 흠결을 고려하겠다고 약속했다.

WSJ은 “4년 전 트럼프 당선인의 선거 결과 불복을 비난했던 회사 상당수가 이제는 트럼프 당선인의 취임식에 서로 돈을 대려고 줄을 서고 있다”고 짚었다. 트럼프 당선인도 지난주 트루스소셜에 “모두가 내 친구가 되고 싶어 한다”고 자찬했다.

이에 따라 트럼프 당선인의 두 번째 취임식 모금액은 첫 취임식 때의 1억 700만달러를 훌쩍 뛰어넘을 것으로 보인다. 조 바이든 대통령의 취임식 때에는 6100만달러가 모였다. 100만달러 이상 기부한 기업도 훨씬 많아질 전망이다. 첫 취임식 당시 18개 기업이 이에 해당됐는데, 올해는 지금까지 확인된 기업만 최소 13곳이다.

직접 100만달러를 기부했거나 다른 사람으로부터 200만달러 이상을 모금해 기부한 경우 내각 지명자들과의 리셉션, 트럼프 부부와의 만찬, 무도회 등에 참가할 수 있는 티켓 6장이 제공된다고 WSJ는 설명했다.

한편 기부금 외에도 수많은 미 기업 임원들이 트럼프 당선인 또는 그의 팀을 만나기 위해 플로리다 마러라고 리조트에 몰려들고 있다. 트럼프 당선인 또는 그의 팀과 좋은 관계를 구축하면 트럼프 2기 정부가 들어섰을 때 우호적인 정책을 기대해볼 수 있기 때문이다. 최근 몇 주 동안 메타 플랫폼, 아마존, 구글, 화이자, 일라이릴리 등의 최고경영자(CEO)가 트럼프 당선인과 만남을 가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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