X

수도권 집 사려면 8년치 소득 모아야…"역대 최장기"

김나리 기자I 2021.08.13 11:44:17

국토부, 2020년 주거실태조사 결과 발표
수도권 PIR, 통계 작성 이래 최고치
자가보유비율은 60.6%로 1년 새 소폭 감소

[이데일리 김나리 기자] 지난해에는 8년치 소득을 한 푼도 쓰지 않고 꼬박 모아야 수도권 집을 살 수 있었던 것으로 조사됐다. 국토연구원이 관련 통계를 작성한 이래 가장 긴 기간이다. 또 지난해 자가를 보유한 가구 비율은 전년 대비 소폭 줄어든 것으로 나타났다.

국토교통부는 국토연구원에 의뢰해 작년 7~12월 표본 5만1000가구를 대상으로 진행한 ‘2020년도 주거실태조사’ 결과를 13일 발표했다.

(사진=국토부)
우선 작년 집값과 임대료가 치솟으면서 자가가구의 연소득 대비 주택구입가격 배수(PIR)와 임차가구의 월소득 대비 월임대료 비중(RIR)이 각각 전년 대비 상승했다.

전국 PIR은 5.5배(중위수)로 전년 5.4배보다 소폭 높아진 것으로 나타났다. PIR은 가구당 연소득을 한 푼도 쓰지 않고 꼬박 모아 집을 장만하는 데 걸리는 시간을 뜻한다.

지역별로 보면 수도권 PIR은 전년 6.8배에서 작년 8.0배로 오르면서 관련 통계 작성 이래 최고치를 기록했다. 광역시에선 PIR이 같은 기간 5.5배에서 6.0배로, 도지역은 3.6배에서 3.9배로 각각 상승했다.

RIR도 전국 기준 16.6%(중위수)로 전년 16.1%보다 올랐다. RIR은 월 소득에서 차지하는 월 임대료 비율이다. 다만 전국적으로는 올랐음에도 수도권은 20.0%에서 18.6%로, 광역시는 16.3%에서 15.1%로 내렸고 도 지역은 12.7%로 변함이 없었다.

생애최초 주택마련에 소요되는 연수는 7.7년으로 전년 6.9년 대비 늘어났다.

(자료=국토연구원)
아울러 자가에 거주하는 가구의 비율인 자가점유율은 작년 57.9%로 전년(58.0%) 대비 소폭 줄어들었다. 수도권은 50.0%에서 49.8%로, 광역시는 60.4%에서 60.1%로 낮아진 반면 도 지역은 68.8%에서 69.2%로 높아졌다.

자가를 보유한 가구 비율인 자가보유율도 전국 60.6%로 전년 61.2%보다 낮아졌다. 도 지역에서는 71.2%에서 71.4%로 상승한 반면 수도권은 54.1%에서 53.0%로, 광역시는 62.8%에서 62.2로 각각 감소했다.

자가점유율과 자가보유율이 낮아진 것은 가구 분화 때문이라는 게 연구원의 분석이다. 1인 가구 등이 늘어나는 가구 분화를 주택 공급이 따라가지 못하면서 그로 인해 비율이 낮아졌다는 것이다.

(자료=국토부)
(자료=국토부)
또한 주거복지 수준이 높아지면서 최저주거기준 미달 가구는 줄어들었다. 최저주거기준 미달 가구는 2014년 이후 5% 대를 유지해 오다 작년에는 4.6%로 감소했다. 1인당 주거면적은 전년 32.9㎡에서 작년 33.9㎡로 증가했다.

작년 전체가구의 평균 거주기간은 7.6년으로 전년 7.7년과 거의 차이가 없었다. 점유형태별로는 자가가구는 10.6년, 임차가구는 3.2년을 거주해 전년과 유사한 수준을 유지했다.

신혼부부만 떼어 놓고 봤을 때 신혼부부 가구의 46.1%는 자가에 거주하고 있으며, 신혼가구 대부분은 아파트(75.1%)에 사는 것으로 나타났다. 신혼부부·생애최초 특별공급 등 정책적 배려로 신혼부부는 일반가구에 비해 자가마련 방법 중 ‘신축건물 분양 및 구입’ 비율이 29.8%로 높았다.

신혼부부 중 자가가구는 PIR이 전년 5.2배에서 작년 5.6배로 올랐지만 임차가구는 월평균 소득이 월 임대료보다 더 올라 RIR이 전년 20.2%에서 18.4%로 낮아진 것으로 조사됐다. 최저주거기준 미달 가구 비율은 전년 3.9%에서 작년 1.9%로 줄었고, 1인당 주거면적도 24.6㎡에서 26.9㎡로 증가하는 등 주거수준이 전반적으로 개선됐다.

주요 뉴스

ⓒ종합 경제정보 미디어 이데일리 - 상업적 무단전재 &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