요즘 아웃도어는 캠핑이 대세다. 한 때 반짝 인기로 끝나지 않고 취미 생활의 한 축으로 자리를 잡아가고 있다. 캠핑은 장비를 필요로 한다. 맨몸으로 할 수 없다. 야구를 하려면 최소한 글러브와 배트는 있어야 하는 것처럼, 캠핑도 기초적인 장비를 갖추어야 한다. 물론 장비의 범위를 최대로 잡으면 범위와 가격은 한도 끝도 없다. 자동차도 캠핑 장비의 하나다.
오토캠핑은 자동차 자체가 수단이 아니라 목적이다. 일반 캠핑도 일단 장비를 실어 나르기 위해서는 운송수단이 필요하다. 가장 보편적인 수단이 자동차다. 그리고, 자동차 중에서도 짐을 싣기 편하고 넉넉한 공간을 지닌 SUV가 제격이다. 때로는 한적한 캠핑장의 경우 험한 산지나 계곡에 위치한다. 차고가 높고 오프로드 주파능력이 다른 차종에 비해 우수한 점도 SUV가 캠핑카로 적합한 이유다.
카가이 취재팀은 국산차 가운데 캠핑 혹은 나들이 떠나기 적합한 차 다섯 대를 뽑았다. 현대차는 그랜드 스타렉스를 선정했다. 최근 캠핑카 전용 모델이 나오면서 독보적인 상품성을 자랑한다. 기아차는 고민 끝에 두 대를 뽑았다. 모하비와 카니발이 월등한 장점을 지녔기 때문이다. 쌍용차는 SUV 전문 메이커라 해당 차종이 여럿이다. 그 중 2000만 원대 가격과 저렴한 유지비, 넉넉한 적재공간을 지닌 렉스턴 스포츠의 손을 들어줬다. 쉐보레는 최근 출시된 이쿼녹스를 뽑았다. 준수한 연비와 조용한 실내 덕분에 아이들과 어느 곳을 다녀도 부담스럽지 않다.
모하비는 캠핑용 SUV의 왕좌를 차지한 지 오래다. 거대한 크기와 넉넉한 힘이 매력이다. 국산 SUV 중 대형급에 속해, 실내 공간이 매우 여유롭다. 3열까지 갖추고 있어서 여럿이 이동하기에도 좋다. 요즘 SUV 중에서는 찾아보기 힘든 프레임타입 구조를 지녔다. 캠핑을 하기 위해 오프로드를 거쳐야 한다면 거뜬하게 지나다닐 수 있다. 260마력 힘을 내는 V6 디젤 엔진이라 여유가 넘친다. 모하비는 2008년 출시 이후 디자인을 크게 바꾸지도 않았고, 딱히 광고를 하지도 않았다. 그런데도 꾸준히 팔린다. 올해 2월 1000대가 넘게 팔리는가 하면 여전히 월 평균 820대가 팔린다. 프레임보디에 뒷바퀴굴림, 박스형이면서 남성적인 디자인 등 정통 SUV의 요소를 골고루 갖춘 국산차는 모하비가 유일하다. 모노코크 보디에 부드러움만 강조하는 온로드용 SUV가 대세인 이 때에, 오히려 반대의 길을 가는 모습이 매력으로 다가온다.
미니밴은 공간에 있어서 따라 올 차가 없다. 카니발은 9~11인승 미니밴으로 적재공간이 넉넉해 여러 사람이 캠핑하러 가기에 딱 좋다. 4열 구조인데 4열까지 꽉 채워 승객이 타기에는 공간이 비좁은 게 단점이다. 4열을 접어 짐 공간으로 쓰고 나머지 공간에 6~8명이 앉으면 공간을 넉넉하고 여유롭게 활용할 수 있다. 4열은 팝업 싱킹 시트라고 부르는데 바닥 공간에 쏙 들어간다, 최근에는 공간 활용이 합리적인 7인승이 나왔다. 4열이 없기 때문에 굳이 4열을 접고 다닐 필요가 없다. 카니발은 2.2L 디젤 엔진을 얹는다. 201마력, 45.0kg•m 토크로 길고 무거운 차체를 부족함 없이 이끈다. 미니밴은 오토캠핑의 대표차종으로 꼽힌다. 여러 명이 탈 수 있고, 짐 공간도 넉넉하고, 차 안 공간을 활용해 캠핑을 즐길 수도 있다. 더군다나 수입 미니밴은 가격이 비싸고 가솔린 엔진 밖에 없는데다 고속도로 버스차선도 못달린다. 디젤 엔진을 얹은 카니발의 장점이 더 부각된다.
현대차는 최근 출시된 신형 싼타페가 있음에도 그랜드 스타렉스를 골랐다. 싼타페는 막강한 가격대비 성능으로 국내서 가장 잘 팔리는 SUV 중 하나다. 그럼에도 그랜드 스타렉스를 뽑은 이유는 최근 캠핑을 위한 개조형 전용 모델이 5000만원대에 출시됐다. 평상시 가족들과 도심주행은 물론 주말이면 어디로든 떠날 수 있다. 잘 곳 걱정없이 말이다. 그랜드 스타렉스 캠핑카는 팝업루프, 어닝 시스템, 바람막이용 텐트를 즉각 활용할 수 있다. 주차 공간만 허락된다면 텐트를 설치할 필요도 없이 어느 곳에서든 쉴 수 있다. 실내엔 간이 샤워기와 50인치 스크린, 인덕션과 싱크대 그리고 냉장고까지 있다. 이쯤되면 집말고 차를 살까 라는 농담을 던질만 하다. 단점이라면 역시나 가격이다. 기본 5070만원이며, 추가 옵션을 고르면 금새 6000만원까지 값이 껑충 뛰어 오른다.
렉스턴 스포츠는 국내 유일 픽업이다. SUV가 아무리 짐 싣는 공간이 넉넉해도 픽업을 당해내지 못한다. 위로 뻥 뚫린 적재함은 짐 싣기도 편할 뿐 아니라 크기 제약 없는 다양한 짐을 실을 수 있다. '캠핑=장비'라고 해도 될 정도로 캠핑은 많은 장비를 필요로 한다. 그런데 아무리 좋은 장비가 많아도 실을 수 없으면 소용 없다. 코란도 스포츠는 많은 장비를 실을 수 있는 넉넉한 적재함을 지녀, 캠핑의 질을 한층 높여주는 차다. 렉스턴 스포츠는 유지비도 적게 든다. 화물차로 분류하기 때문에 1년 세금이 2만8500원에 불과하다. 구입단계에서 드는 비용 부담도 덜하다. 수동 2WD 기본형의 가격은 2320만 원이고, 4WD도 2500만 원부터 시작한다. 승차 인원도 5명이 탈 수 있다. 적재함이 승객 공간과 분리되어 있기 때문에 실내 공간도 쾌적하다. 적재함과 캠핑장비를 연결하면 캠핑 공간으로도 활용할 수 있다. 가장 가성비가 뛰어난 캠핑용 차량이다.
따끈따끈한 신차 이쿼녹스는 아직 매력을 어필할 시간이 필요하다. 미국산 중형 SUV 보급이 아직은 낯설기 때문이다. 이쿼녹스는 넓은 트렁크 공간이 장점이다. 기본적으로 846리터의 공간을 제공하며, 2열을 접을 경우 1798리터로 늘어난다. 트렁크 공간이야 이 정도 크기의 SUV들은 모두 비슷비슷하다. 이쿼녹스는 좀더 사용하기 편리하게 만든 것이 특징이다. 레버를 한번만 당기면 2열이 완전히 접힌다. 뿐만 아니라 폴딩시 바닥이 완벽히 평평해진다. 성인 남성이 누워서 잠을 청하기에도 충분한 공간이다. 조금은 부족해 보이는 1.6L 디젤 엔진 배기량도 오히려 득이 될 수 있다. 스피드를 즐기는 소비자가 아니라면 연간 지출해야 하는 자동차세에서 이득을 보기 때문이다. 연비도 좋다. 이쿼녹스는 1리터로 13.3km를 주행한다. 여기에 뛰어난 정숙성은 덤. 차안에서 가족들과 오순도순 얘기도하고, 여행지에서 두발 뻗고 쉬기에 안성맞춤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