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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대상선, 내년 상반기 이후 '위기'

하지나 기자I 2013.11.20 15:18:55

9월말 현금성자산 5719억..유상증자 1560억 자본확충
회사채 신속인수제 상환. 상반기 만기도래 CP 2500억
내년 대형컨테이너선 5청 인도 예정..업황 회복 ''관건''

[이데일리 하지나 기자] 현대상선이 시장의 우려에도 불구하고 당장 유동성 위기를 겪을 가능성은 낮아 보인다. 자체 보유 현금과 신속인수제를 통한 회사채 상환 등을 감안했을 때 내년 상반기까지는 큰 무리없이 차입금 상환이 진행될 것이라는 게 크레디트업계의 대체적인 전망이다.

20일 회사채 시장에 따르면 9월말 기준 현대상선의 현금성자산은 5719억원이다. 다행히 올해 만기가 도래하는 회사채와 기업어음(CP)은 없다. 시장에서는 현재 현대상선의 자금상황을 고려했을 때 내년 상반기에 도래하는 회사채와 CP는 큰 무리없이 상환할 것으로 보고 있다.

우선 현대상선은 내년 만기가 도래하는 4200억원 가량의 회사채는 신속인수제로 해소할 예정이다. 신속인수제는 만기가 돌아오는 회사채를 상환하기 위해 기업이 사모로 회사채를 발행하면 한국산업은행 등이 인수해 주고, 산은은 인수한 회사채를 담보로 프라이머리 CBO(P-CBO)를 발행해 기관 투자자에 판다. 신속인수제를 신청한 기업은 주채권은행과 자구이행계획약정을 체결해 재무구조 개선에 나서야한다.

앞서 현대상선은 지난달 만기가 다가온 회사채 2800억원에 대해 신속인수제를 신청했다. 산업은행은 80% 가량인 2240억원을 인수했고, 대신 현대엘리베이터는 현대상선 지분 772만주에 대한 처분위임장 제출했다. 이어 약정불이행시 지배구조개선 조치, 주식파생계약 축소 등을 약속했다

아울러 현대상선은 내년 상반기 중 도래하는 CP 2500억원은 자체 보유자금으로 상환할 전망이다. 크레디트 시장 관계자는 “4분기 비성수라는 점을 감안해 영업 환경이 부정적이라는 것을 감안해도 충분히 내년 상반기까지는 버틸 수 있는 자금여력이 있다”고 말했다. 지난 11월 현대상선은 1560억원 유상증자를 마무리지으면서 자본확충이 이뤄졌고, 아직 1590억원 규모의 차입한도여력도 남아있는 상태다.

하지만 그 이후부터가 문제다. 업황 회복이 전제되지 않는 한 현금자산은 줄어들 수밖에 없기 때문이다. 2010년 말 1조원을 넘어섰던 현금성자산은 지난 9월말 절반가량으로 쪼그라들었다. 현대상선은 지난 3분기 462억원의 영업손실을 기록하며 이미 11분기 연속 적자를 기록하고 있다. 이같은 상황에서 현대상선은 내년에 대형컨테이너선 5척의 인도가 예정돼 있다. 추가적인 재무부담 가능성도 남아있는 셈이다.

한신평 관계자는 “계절적 성수기인 7,8월 일시적 운임상승 이후 재차 컨테이너 운임이 하락세를 보여 시황 및 실적 개선의 불확실성은 더욱 증가되고 있는 상황”이라며 “오랜 영업활동 부진으로 차입금 상환 부담이 커지는 등 9월말 이자비용만 2123억원이 발생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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