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코웨이 파는 웅진그룹 미래는?

김재은 기자I 2012.06.27 16:18:59
[이데일리 김재은 기자] 웅진코웨이(021240)를 매각하는 웅진그룹이 재무구조 개선이라는 ‘발등의 불’을 끌 수 있을지 관심이 모아지고 있다. 올초 코웨이 매각 발표때 성장축으로 삼겠다던 태양광산업 위험이 크게 확대된데다 극동건설의 리스크도 여전한 탓이다.

특히 ‘A- 부정적검토’의 신용등급을 보유한 웅진홀딩스(016880)는 경우에 따라 ‘BBB급’으로 추락할 가능성도 있다. 웅진홀딩스는 매각대금을 재무구조 개선과 극동건설 지원을 위해 우선적으로 활용할 방침이다.

◇ 자금조달 ‘바쁘다 바빠’

27일 금융감독원 등에 따르면 웅진홀딩스는 올 들어 세 차례에 걸쳐 2600억원의 회사채를 발행했다. 이를 통해 1700억원 규모의 신주인수권부사채(BW) 등 만기도래 사채들을 상환했다. 또 1500억원의 사모 자금조달을 통해 동일 규모의 전환사채(CB)도 갚았다.

하지만 웅진홀딩스의 미상환사채 5800억원 중 64%인 3700억원이 내년까지 만기 도래한다. 지난해말 기준 웅진홀딩스와 자회사들의 총차입규모는 2조9000억원 수준으로 사업역량과 현금창출력을 감안할 때 과도하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올 1분기말 기준 웅진홀딩스의 총차입금은 9966억원으로 1분기 법인세·이자·감가상각비 차감전 영업이익(EBITDA) 350억원의 28배나 된다. 잠재채무를 포함한 조정총차입금은 1조4580억원에 달한다.

웅진홀딩스는 “매각대금은 그룹역량 집중보다는 재무구조 개선을 위해 우선적으로 사용될 것”이라며 “차입금을 축소하고 극동건설 지원자금을 확보할 방침”이라고 밝혔다.

웅진홀딩스가 지급보증을 선 극동건설의 PF차입금 5613억원중 올해 만기가 돌아오는 규모는 2740억원에 달한다. 이와 함께 웅진홀딩스는 코웨이가 보유한 웅진케미칼 지분을 사오는데 필요한 1780억원 중 사채 발행(800억원)을 제외한 1000억원 가량을 매각대금에서 사용할 예정이다.

즉, 내년까지 만기도래하는 사채 상환 3700억원, 극동건설 지원 2000억~3000억원, 웅진케미칼 지분 매입 1000억원 등 총 7000억~8000억원 가량이 재무구조 개선을 위해 사용될 가능성이 있다.

NICE신용평가는 지난 3월 “웅진코웨이 매각대금이 1조~1조3000억원 들어올 경우 법인세 등을 제외하고 실제 유입되는 규모는 9000억~1조1500억원 수준일 것”이라며 “시나리오테스트 결과 웅진홀딩스의 차입금 상환과 극동건설 지원이 동시에 이뤄질 때 웅진그룹은 좀 더 효율적인 재무구조 개선을 이룰 수 있을 것”이라고 밝혔다.

◇ 코웨이 없는 웅진..어떻게?

웅진코웨이는 웅진그룹에서 절대적 비중을 차지한 계열사로 웅진홀딩스는 매출과 현금흐름, 이익 규모의 급감이 불가피할 전망이다.

웅진홀딩스는 금감원에 제출한 투자설명서에서 “지난해 4조5000억원 수준이던 그룹매출이 코웨이 매각이후 올해 3조원대 초반으로 크게 줄어들 것”이라며 “배당금과 브랜드 사용료도 상당 수준 축소될 것”이라고 밝혔다.

문제는 ‘A-’등급에 턱걸이하고 있는 웅진홀딩스의 신용등급이다. 현재 ‘A+’인 코웨이를 매각할 경우 웅진홀딩스는 ‘BBB’급으로 하락할 가능성이 커 보인다.

한국기업평가는 “웅진코웨이 매각은 웅진그룹의 재무적 측면과 사업적 측면에서 매우 큰 영향을 미칠 것”이라며 “대규모 현금유입에 따라 재무부담이 감소될 것이나 주력계열사 매각에 따른 사업 포트폴리오 약화 및 건설과 태양광 등 상대적으로 위험한 사업군 비중 확대 등은 부정적 요인”이라고 진단했다.

실제로 올 1분기 웅진그룹의 주요 계열사 가운데 순이익을 거둔 곳은 웅진코웨이(412억원)와 웅진씽크빅(27억원) 단 두 곳 뿐이다. 극동건설은 지난 1분기 70억원의 순손실을 기록했고, 웅진그룹이 신성장동력으로 삼겠다는 태양광 관련 계열사 2곳은 수백억원대의 순손실을 남겼다. 웅진에너지와 웅진폴리실리콘의 1분기 순손실 규모는 각각 232억원, 179억원에 달한다.

NICE신용평가는 2012~2014년 웅진그룹 EBIT(이자비용 법인세 차감전 이익)가 웅진코웨이 보유시 4000억~6000억원 수준이나 웅진코웨이를 매각할 경우 1000억원중반~2000억원 중반으로 60%가량 급감할 것으로 추정했다.

크레딧업계 관계자는 “순간적인 재무구조 개선은 의미가 없고, 장기적으로 어떻게 사업구조를 가져갈 지 중요하다”며 “태양광산업에 조단위 투자를 한다고 해도 당장 포트폴리오나 외형이 강화되기도 어려워 문제가 있을 것”이라고 지적했다. 한편, 골드만삭스 등은 오는 29일 웅진코웨이 매각을 위한 본입찰을 진행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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