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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는 대법관으로서 첫 출근 당시를 떠올리며 소회를 밝히기도 했다. 이 대법관은 “대법관실에 들어가는 무게를 제대로 감당하기가 어려웠다”면서도 “직을 감당하기 부족한 사람이지만, 이 나라가 제게 대법관의 소임을 맡겨주었다는 사실에 감사하며 낮은 마음으로 그 직무를 감당하고자 노력했다”고 말했다. 이어 “그런 마음이 조금씩 무뎌질 때마다 집무실 앞에 걸려 있는 명판을 거듭 쳐다보면서 초심을 잃지 않으려고 노력했다”고 덧붙였다.
이 대법관은 온전한 법의 지배를 이루기 위해선 “법관이 개인이 아닌 전체 법원을 대표하는 지위에서 공정하게 재판해야 한다”고 설명했다. 아울러 “법관마다 헌법과 법률, 양심에 대한 생각이 다를 수 있기 때문에 재판의 자리에 서는 사람들은 항상 사람이 지배하는 재판이 되지 않도록 경계해야 한다”고 말했다. 이를 위해 “법관은 다른 사람들, 특히 다른 법관들이 생각하고 있는 헌법과 법률, 양심이 어떠한지 귀기울여야 한다”고 조언했다. 새로운 법적 해석에도 최대한 신중을 기해야 한다고 첨언했다.
마지막으로 이 대법관은 법원 직원들의 처우 개선도 당부했다. 그는 “법원 직원은 법관과 함께 이 나라의 사법부를 구성하고 있다”며 “함께 근무하다 보면 뛰어난 직무능력에 감탄할 때가 한두번이 아니다”라고 추켜세웠다. 그러면서 특히 “사법보좌관의 증원과 직무영역 확장은 법관들만으로는 감당하기 어려운 인력 부족을 해결하고, 사법자원을 효율적으로 재배치할 수 있는 방안이 될 것”이라고 제언했다.
서울 출신인 이동원 대법관은 경복고와 고려대 법대를 나왔다. 제27회 사법시험 합격 후 1991년 판사 임관 이래 27년 동안 법원에서 재판업무에 매진한 정통 법관 출신인 그는 서울중앙지법 부장판사, 서울고등법원 부장판사를 지내고 제주지방법원장으로 근무했다.
이날 이동원 대법관을 비롯해 김선수(63·17기)·노정희(61·19기) 대법관이 퇴임했다. 이들은 2018년 8월 대법관에 임명된 후 이날로 6년간의 임기를 마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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