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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데일리 전재욱 기자] A. 추가 시간(Additional time)은 정식 경기 시간에 허비한 시간을 더해 계산합니다. 산술적으로는 전후반 각각 45분 경기에서 진행하지 못한 시간의 총합입니다. 개념을 정확히 따져보면, 승패를 가리려고 경기 시간을 늘리는 연장전(Extra time)은 추가 시간과 대비됩니다. 추가 시간의 목적은 승패가 아니라 허비한 시간을 되쓰려는, 경기 그 자체에 있습니다.
추가 시간은 정지 시간을 더해서 계산합니다. 개중에 큰 지분을 차지하는 게 부상 시간입니다. 부상 선수에 대한 치료·회복·교체에 쓰인 시간을 더해 계산합니다. 이번 월드컵에서 21일(이하 현지시각) 잉글랜드와 이란 전을 들어보겠습니다. 전반 8분 이란 골키퍼 알리레자 베이란반드가 공을 막아내는 과정에서 자국 수비수 마지드 호세이니와 충돌했습니다. 쓰러진 베이란반드가 치료→경기재개→교체 과정에서 12분이 소요됐습니다. 이 경기 전반전 추가 시간은 14분으로 정해졌습니다.
이밖에 ▲(부상을 제외한)교체 ▲징계(옐로우·레드 카드) ▲비디오 보조 심판(VAR) 확인 등 심판 판정에 쓰이는 시간도 정지 시간에 들어갑니다. 스로인·코너킥·프리킥을 처리하는 과정도 마찬가지입니다. 이를 경기 일부로 보는 시각도 있지만 불필요한 시간은 발생하기 마련입니다. 난입한 관중을 제압하는 시간도 포함됩니다. 골을 넣은 선수가 환호하는 세레머니도 마찬가지입니다. 28일 카메룬과 세르비아 경기의 전반전 추가시간은 6분이었는데, 실제로는 1분여가 늘어난 7분20초가 더 쓰였습니다. 추가 시간에 두 골이 터지면서 발생한 추가 시간의 추가 시간이었습니다.
추가 시간에 상한은 없습니다. 축구 역사상 가장 긴 추가시간이 발생한 게임은 2019년 영국 카라바오컵에서 맞붙은 버튼 알비온과 본머스의 경기의 후반전 28분으로 전해집니다. 야간 경기였는데 조명이 세 차례 고장 나는 바람에 이걸 고치는 데 쓴 시간을 포함한 것입니다. 다만 영국 축구협회 규정상 경기가 30분 이상 지연되면 심판은 직권으로 경기를 취소할 수 있긴 합니다.
통상 추가 시간을 인저리 타임(Injury time·부상 시간)이라고 부르는데 하위의 개념이기 때문에 정확한 표현은 아닐 수 있습니다. 도식화하면 ‘부상 시간<정지 시간≤추가 시간’ 정도가 될 듯합니다. 예전 축구는 정지 시간과 추가 시간이 늘 일치하지 않았습니다. 심판의 재량을 넉넉하게 인정한 탓입니다. 그러나 추가 시간은 때론 경기 승패를 좌우하기도 하는 탓에 논란이 컸습니다. 어느 심판을 만나는지에 따라 경기 결과가 바뀔 수 있다는 공정성 시비가 일었습니다. 공정은 스포츠의 핵심입니다.
잉글랜드 프리미어리그에서 ‘퍼기 타임’의 실체를 두고 논쟁이 인 것이 사례입니다. 맨체스터유나이티드 감독 알렉스 퍼거슨이 시계를 보는 행동으로 심판에게 압박을 가한다는 의혹입니다. 이로써 팀이 불리한 상황에서 넉넉한, 유리한 상황에서 부족한 추가 시간을 확보한다는 것입니다. 실체가 어떻든 간에 추가 시간이 정량적이지 않고 정성적으로 정해지는 시스템 탓이 컸을 것입니다. 심판은 사람이고, 사람은 언제나 완벽하지 않습니다.
이제는 정지 시간과 추가 시간이 사실상 일치하는 쪽으로 나아가고 있습니다. 축구는 시간의 싸움이기 때문입니다. 국제축구연맹이 2018년 러시아 월드컵부터 이런 방향으로 본격적인 의지를 드러냈습니다. 배경은 크게 두 가지가 꼽힙니다. 공정성 시비를 차단하고 경기 몰입도를 끌어올리려는 것입니다. 이른바 ‘침대 축구’ 전략을 펴는 일부 국가에는 이렇게 해서라도 승리하는 게 중요하지만 보는 관객은 답답하기 그지없습니다. 이제는 이런 식으로 누워서 시간을 보내도 소용이 없을 듯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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