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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K그룹, 지주사 출범하면 어떻게 바뀌나

이진우 기자I 2007.04.11 18:07:35

순환출자고리 절단..SKC&C 상장 가능성 부상

[이데일리 이진우기자] SK그룹이 지주회사 체제로 전환되면서 복잡하게 얽혀있던 SK그룹 계열사들은 SK홀딩스라는 투자회사의 우산아래로 재편성된다.

SK홀딩스가 SK텔레콤과 SK에너지화학(옛 SK(주)) 등 7개 계열사 지분을 골고루 보유한 지주회사가 되고 나머지 계열사들은 사업 성격에 따라 7개의 계열사들 가운데 적당한 곳으로 들어가게 되는 것이다.

SK에너지화학은 SK인천정유와 대한송유관공사 등을 거느리게 되고 SK텔레콤(017670)은 SK텔링크와 SK커뮤니케이션즈, TU미디어 등을 갖게 된다. 이같은 방식으로 7개 계열사가 27개 손자회사를 거느리는 방식이다.
▲ 지주회사 전환후 SK그룹 지배구조




현행 지주회사법에 따르면 지주회사는 자회사 지분을 상장사의 경우 20%, 비상장사는 40%의 지분을 갖도록 규정하고 있다.
 
SK홀딩스의 7개 자회사 가운데 이 기준에 미치치 못하는 것은 SK에너지화학 뿐이다. SK(주)가 보유한 18%의 자사주가 그대로 SK홀딩스로 이전되기 때문에 SK홀딩스는 SK에너지화학 지분 18%를 갖게 된 것. 그러나 2% 모자란 지분은 시장에서 사서 채워넣어야 한다.

◇ 순환출자 방식 지배구조 끝낸다

SK그룹이 지주회사 체제로 전환되면서 최태원 회장이 어떻게 그룹 지배권을 확보할 지도 관심사다. 현재 최 회장이 SK그룹을 지배하는 방식은 전형적인 순환출자형태다.

SK(주)가 SK텔레콤 주식을 22% 갖고 있고 SK텔레콤은 SKC&C 지분을 30% 갖고 있다.
 
SKC&C는 다시 SK(주) 지분을 11% 갖고 있다. 'SK㈜ → SKT → SK C&C → SK㈜'의 연결고리에 제3자가 치고 들어오지 못하도록 지분율을 갖추고 있는 것. 최태원 회장은 이 가운데 비상장사인 SKC&C 지분 44%를 보유하면서 SK그룹을 지배하고 있던 상황이다.

또 SK(주)가 SK네트웍스 지분 41%를 보유하고 SK네트웍스가 SKC&C 지분 15%을 보유하면서 SKC&C를 통한 경영권 확보를 굳건히 하고 있다.

그러나 이같은 출자형태는 SK(주)가 3조원어치가 넘는 SK텔레콤 지분을 갖고 있으면서도 이 지분을 활용하지 못하는 약점을 갖게 된다. SK텔레콤 지분을 다른 곳에 처분하는 순간 SK그룹의 지배구조가 흔들리기 때문.
 
시장에서 SK(주)가 제대로 평가받지 못했던 것도 이런 계열사 지분이 맘대로 팔거나 활용하지 못하는 '무수익 자산'으로 분류됐기 때문이다. SK그룹이 지주회사 체제로 전환키로 한 것도, 시장이 이같은 결정을 긍정적으로 평가하며 SK(주)의 주가가 급등했던 것도 이같은 약점이 해소되기 때문이다.

SK그룹은 이같은 순환출자 구조를 2년내에 해소하기로 했다. 즉 SK텔레콤과 SK네트웍스가 보유하던 SKC&C 지분을 처분하게 된다. 일각에서는 이같은 계획을 실현하기 위해서는 SKC&C가 주식시장에 상장하는 것이 가장 좋은 방법인만큼 조만간 SKC&C의 상장이 추진될 것이라는 전망도 내놓고 있다.

◇ 최태원 회장 SK그룹 지배권 어떻게 확보하나

남은 문제는 지주회사 전환으로 SK홀딩스가 SK그룹을 지배하는 상황이 오면 최태원 회장은 어떻게 SK그룹을 지배할 수 있느냐는 것. 일각에서는 최태원 회장이 보유한 SKC&C 지분을 SK홀딩스 지분과 맞바꾸면서 SK홀딩스의 지분을 늘리는 방식이 아니겠느냐는 추측을 내놓고 있다.
 
일부 시민단체들은 벌써부터 이 과정에서 비상장사인 SKC&C의 가치가 부풀려 평가되는 것을 우려하는 성명을 내놓기도 했다.

그러나 SK그룹 고위 관계자는 "최 회장이 SKC&C 지분을 SK홀딩스와 맞바꾸는 방식으로 지배권을 갖고 가지는 않을 것이며 최 회장은 SKC&C 지분을 그대로 갖고 SKC&C가 SK홀딩스 지분을 보유하는 방식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

현재 SKC&C가 가진 SK(주) 지분은 약 11%로 지주회사 전환 이후에도 SK홀딩스 지분 11%를 갖게 된다. 다만 SK홀딩스가 상장회사라는 점을 감안하면 그룹 지배구조의 핵심인 SK홀딩스 지분 11%로는 경영권의 위협을 받을 수도 있다는 것.
 
(주)LG나 GS홀딩스같은 그룹 지주사들은 최대주주 일가가 45% 이상의 지분을 보유하면서 지배권을 확실히 하고 있는 것과 비교하면 이 부분에 대한 추가대책이 필요하다는 지적이다.
 
SKC&C가 갖게 될 SK에너지화학 주식을 시장에다 팔아 SK홀딩스 주식을 사들이는 방안이 유력하지만 SK측은 아직 구체적으로 결정된 바는 없다는 입장이다.

◇SK케미칼 계열 분리 가속화

최태원 회장의 사촌 형제들인 최신원· 최창원 회장 몫으로 분류되는 SK케미칼과 SK건설은 SK홀딩스 체제에 포함되지 않는다는 점도 SK케미칼을 확실히 계열분리하겠다는 의지로 풀이된다.

최태원 회장 개인이 SK케미칼(006120) 지분 5.8%를 갖고 있긴 하지만 이번 지주회사 체제에서 분리한 만큼 최 회장의 SK케미칼 지분은 조만간 처분될 것으로 보인다. 최태원 회장이 보유한 SK건설 지분 2%도 결국 처분되어 SK홀딩스를 통한 지배구조 확보에 사용될 것으로 예상된다.

SKC의 경우는 사촌형제인 최신원 회장 계열로 분류되어 있지만 SK(주)가 44%의 지분을 갖고 있어서 SK홀딩스 체제에 편입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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