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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줄도산 신호탄 경고" 항공유 직격탄 맞은 스피릿, 다음은 누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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방성훈 기자I 2026.05.04 14:14:16

시장서 "美스피릿항공 폐업은 시작에 불과" 우려
JP모건 "갤런당 4.5달러 시 제트블루 1.9조 손실"
프런티어·아벨로·브리즈 등도 파산 가능성 경고
대형사들도 적자 예고…"6주 뒤 유럽 항공유 바닥"

[이데일리 방성훈 기자] 이란 전쟁발(發) 항공유 가격 폭등이 글로벌 항공업계를 뒤흔들고 있다. 미국 저가 항공사 스피릿항공의 폐업은 시작에 불과하다며, 다음 도산 후보가 누구일지로 시장의 관심이 옮겨가고 있다. 제트블루항공과 프런티어항공이 가장 위험한 후보로 거론된다. 대형 항공사들도 막대한 비용 부담에 적자 가능성을 경고하고 나섰다.

(사진=AFP)
“스피릿은 파산 도미노 신호탄”…업계 재편 경고 잇따라

월스트리트저널(WSJ)은 3일(현지시간) 전 세계 항공사들이 올해 수십억달러에 달하는 예상치 못한 연료비 증가에 직면했다면서, 운임을 올리고 노선을 줄이는 등 대응에 나서고 있지만 비용 부담은 갈수록 커지고 있다고 보도했다. 항공업계 경영진들에게는 인수합병(M&A) 가능성을 묻는 질문이 잇따르는 등 어떤 항공사가 언제 다른 항공사에 흡수될지에 시장 관심이 쏠리고 있다.

NBC뉴스와 CNBC 등에 따르면 JP모건은 최근 보고서에서 자체 재무 부담이 큰 제트블루와 프런티어가 다음 도산 후보가 될 수 있다고 경고했다. 항공유 가격이 갤런당 4.50달러 수준을 유지하면 제트블루는 올해 13억달러(약 1조 9100억원) 손실이 예상된다는 분석이다. 파산 가능성도 거론된다. 항공유 가격은 지난달 말 기준 갤런당 4.51달러로 전쟁 직전(2.24달러)의 두 배 수준에 이른다.

업계 재편이 임박했다는 관측도 뒤따른다. 스피릿항공은 그 시작점으로 꼽힌다. 정부 구제금융 협상 결렬로 결국 운항이 중단되자 데이브 데이비스 스피릿항공 최고경영자(CEO)는 “이렇게 끝나게 돼 정말 실망스럽다”고 토로했다. 다만 스피릿의 폐업은 항공유 가격 폭등이라는 외부 충격이 결정타였을 뿐, 업계 위기의 본질이 아니라는 게 전문가들의 진단이다.

“제트블루 1.9조원 손실”…저가항공사 줄도산 공포

업계가 가장 먼저 거론하는 다음 후보는 제트블루다. 손실이 더 커지면 기존 부채를 감당하기 어려워지는 구조이기 때문이다. 현재 제트블루의 부채는 90억달러(약 13조 2500억원)에 이르며, 연간 이자 비용만 6억달러(약 8800억원)를 넘는다. JP모건이 추산한 13억달러 손실이 현실화하면 이자 부담은 8억달러(약 1조 1800억원) 수준으로 치솟을 것으로 추산된다.

데이비드 닐먼 제트블루 창립자는 지난달 14일 브리즈항공 조종사 대담에서 “제트블루는 정말 어려운 상황에 처해 있다”며 “JP모건 분석대로라면 파산 가능성이 있을 것”이라고 우려했다. 닐먼 창립자는 2007년 제트블루 CEO에서 물러난 뒤 18년째 회사 운영에 관여하지 않고 있지만, 항공업계 베테랑인 그의 발언이 시장에서 적잖은 파장을 일으켰다.

이에 조안나 게라티 제트블루 CEO는 직원들에게 메시지를 보내 “올해 챕터 11(파산보호) 신청은 검토하지 않고 있다”며 진화에 나서야 했다. 다만 회사 운영을 총괄하는 마티 세인트 조지 제트블루 사장은 이전부터 위기감을 토로해왔다. 그는 “연초만 해도 ‘그래, 잘 될 것’이라고 생각했지만, 포커판에 앉으면 자신에게 돌아온 패로 게임을 해야 한다”고 밝힌 바 있다.

심각한 위기에 처한 것은 다른 저가 항공사들도 마찬가지다. 운임 인상폭에 한계가 있어 비용 부담을 소비자에게 전가하기 어렵기 때문이다. 시장에서는 제트블루와 함께 거론되는 프런티어 외에 아벨로와 브리즈의 추가 도산 가능성이 제기된다. 얼리전트는 상대적으로 재무가 양호한 것으로 평가된다. 소규모 항공사들의 모임인 저가항공사협회(AVA)는 지난달 도널드 트럼프 행정부에 항공유 가격 상승분을 상쇄하기 위해 25억달러(약 3조 6800억원) 지원을 요청했다.

(사진=AFP)
“6주 뒤 유럽 항공유 바닥”…전 세계로 번지는 위기

위기는 소규모 항공사에 국한되지 않는다. 아메리칸항공은 지난달 올해 연료비가 40억달러(약 5조 8900억원) 증가할 것이라며 2026년 적자 가능성을 경고했다. 3개월 전만 해도 조정 주당순이익(EPS)이 최대 2.7달러에 이를 것으로 전망했었다. 유나이티드항공도 수익 전망치를 대폭 낮췄다. 해외에서도 에어프랑스, 캐세이퍼시픽, 루프트한자 등이 연료비 절감을 위해 노선을 정리하고 있고, 인도 에어인디아는 이달 해외 노선을 줄인 데 이어 6~7월에는 100편을 추가로 감축하겠다고 밝혔다.

영국 정부는 이날 여름 휴가철 항공편 결항 사태를 막기 위해 같은 날 같은 목적지로 가는 항공편이 여러 편인 노선의 운항 일정을 통합할 수 있도록 허용했다. 헤이디 알렉산더 영국 교통장관은 “호르무즈 해협 봉쇄 이후 항공유 공급을 매일 모니터링해왔다”고 말했다. 국제에너지기구(IEA)의 파티 비롤 사무총장은 “유럽 항공유의 약 75%를 공급하던 중동 정유시설의 생산이 사실상 제로(0)”라며 “공급이 막힌 채 6주가 더 지나면 유럽 항공유 재고가 바닥날 것”이라고 경고했다.

연료비 폭등은 과거에도 항공업계 구조조정의 촉매가 됐다. 2008년 글로벌 금융위기와 연료비 급등은 여러 항공사를 파산으로 내몰았고, 당시 알로하항공·ATA항공·스카이버스항공이 일주일 만에 잇따라 문을 닫았다. 앤드루 레비 아벨로 CEO는 “2008년을 겪었는데, 똑같다. 빠르게 움직여야 한다”고 강조했다. WSJ에 따르면 항공유 가격 급등 이후 항공운임은 5차례 인상됐고 지난달 말 6번째 인상이 진행 중이다. 다만 밥 조던 사우스웨스트 CEO는 “결국 소비자가 무엇을 지불할 의향이 있고 없는지를 결정하게 될 것”이라고 내다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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