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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9일 투자은행(IB) 업계에 따르면 동성제약은 전날 오후 열린 관계인 집회에서 유암코-태광의 안은 회생채권자(상거래 채권자 등) 조에서 가결 요건인 66.7%의 동의를 얻지 못해 부결됐다. 브랜드리팩터링 측이 그동안 낮은 변제율과 기존 주주의 권익 침해를 이유로 상거래 채권자들을 설득해온 전략이 주효했던 것으로 풀이된다.
앞서 대법원이 전날 현 최대주주인 브랜드리팩터링 측의 회생개시결정에 대한 이의신청을 심리불속행 기각하면서 법적 정당성을 확보했으나, 최종 계획안 가결로 이어지지는 못 했다.
‘조카의 난’과 외부 세력의 결탁…SM 사태의 데자뷔
이번 동성제약 경영권 분쟁은 2023년 에스엠(041510)(SM엔터테인먼트) 경영권 분쟁과 흡사한 전개를 보여 주목받았다. 오너 2세인 이양구 전 회장과 그의 조카인 나원균 전 대표 사이의 갈등, 이 과정에서 외부 세력을 끌어들인 전략 등이 이수만 전 프로듀서와 조카인 이성수 당시 SM엔터 대표 사이의 분쟁과 판박이라는 평가다.
동성제약 창업자 고(故) 이선규 회장의 차남인 이 전 회장은 조카이자 현 경영진인 나 전 대표와의 경영권 분쟁 중 지배력이 약해지자, 자신의 지분을 브랜드리팩터링에 넘기며 퇴진했다. 이수만 전 프로듀서가 하이브에 지분을 넘긴 것과 유사한 엑시트(투자금 회수) 전략이었다.
나 전 대표는 브랜드리팩터링이 경영권을 위협하자 회생 절차라는 강수를 두며 이 전 회장과의 절연을 선언했다. 결국 대법원이 나 전 대표 측의 회생 절차 정당성을 인정하면서, 동성제약의 조카의 난 역시 조카 측의 승리로 굳어지는 듯 했다.
태광산업은 지난해 동성제약이 기업회생절차를 개시하자 유암코와 손잡고 인가전 M&A에 뛰어들었다. 총 인수 가격은 1400억원 규모로, 별도의 경영 정상화 자금 200억원이 추가 투입될 예정이다. 유암코는 풍부한 구조조정 경험을 바탕으로 재무구조 개선과 비용 절감을 주도하고, 태광산업은 실질적인 경영권을 확보해 사업적 시너지를 도모한다는 복안이다.
태광, ‘뷰티-바이오’ 지도 완성 차질
이번 회생계획안 부결로 태광산업의 ‘뷰티-바이오’ 신사업 포트폴리오 강화 전략에도 비상이 걸렸다. 태광은 지난해 애경산업 지분 인수와 코스메틱 전문 기업 ‘실(SIL)’ 설립에 이어, 60년 업력의 동성제약 인수를 통해 바이오 헬스케어 부문의 신성장 동력을 완성하겠다는 구상이었다. 하지만 채권자들의 반대로 인수 절차가 멈춰 서면서 산업 재편 계획의 수정이 불가피해졌다.
동성제약은 정로환, 세븐에이트 등 국민적 인지도를 갖춘 의약품을 생산해왔으나, 2024년 이 전 회장 재임 시절 발생한 177억원 규모 횡령·배임 혐의로 상장적격성 실질심사를 받는 등 내홍을 겪어왔다. 여기에 경영권 분쟁까지 겹치며 지난해 5월부터 주식 거래가 정지된 상태다.
IB업계 관계자는 “유암코-태광 컨소시엄의 안이 부결되면서 동성제약은 오너 일가 중심의 불투명한 경영 체제를 탈피할 기회를 일단 놓치게 됐다”며 “재무 구조 개선과 지배구조 투명성 확보가 지연됨에 따라, 오는 5월로 예정된 거래소의 상장 유지 심사 통과 여부도 불투명해진 상황”이라고 분석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