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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일 업계에 따르면 전날 국회 산업통상자원중소벤처기업위원회 법안심사소위원회에서 K스틸법(철강 산업 경쟁력 강화 및 녹색철강 기술 전환 특별법)과 석화 지원법(석유화학산업 경쟁력 강화 및 지원 특별법안)이 통과됐다. 이들 법안은 오는 21일 산자위 전체회의에 의결하고, 이르면 27일 예정된 본회의에 상정될 전망이다. 여야가 기간산업 위기 인식에 공감하며 속도전을 펼친 만큼 본회의 처리가 유력할 것으로 점쳐진다.
K스틸법은 철강산업의 경쟁력 강화와 탄소중립 전환을 위한 근거 마련이 골자다. 산업부 장관이 5년 단위 기본계획과 연간 실행계획을 수립하고, 국무총리 산하 ‘철강산업경쟁력강화특별위원회’가 정책을 심의·의결토록 했다. 저탄소·녹색철강 기술 개발·사업화 지원 근거도 포함돼 수소환원제철·전기로 전환 등 대규모 연구개발(R&D)을 위한 법적 토대가 마련됐다.
석화 지원법은 업계의 구조조정과 탄소중립 대응을 지원하기 위한 내용이 골자다. 공정위 기업결합 심사기간을 120일에서 90일로 단축하고 구조조정 추진 기업뿐 아니라 준비 기업까지 경쟁사 간 정보 교환 및 공동행위를 장관 승인 아래 허용하는 특례를 뒀다. 오랜 기간 담합 규제로 인해 생산량 조정·설비 통합 논의가 사실상 불가능했던 현실을 고려하면 업계가 요구해 온 가장 실질적인 수요가 반영된 조항으로 평가된다.
석화업계가 특히 환영하는 부분은 공정거래법상 공동행위 금지 규정의 특례다. 납사분해설비(NCC)를 보유한 기업만 10개에 달하지만, 담합 규제 때문에 생산 조정이나 공동 설비 효율화 논의가 사실상 불가능했다. 업계 관계자는 “공동 논의 자체가 규제 대상이기 때문에 아무리 구조조정 필요성이 커도 자유롭게 소통하는데 어려움이 있었다”고 말했다.
“가동률 절반인데 전기료 2배”…한계 여전
업계에선 두 법안이 기존 개별 지원 사업 중심에서 벗어나 산업 전략을 제도화했다는 점에 의미를 둔다. 수소환원제철, 저탄소 공정 전환 등 대규모 투자와 장기 연구가 필요한 과제를 국가가 법적으로 뒷받침할 수 있게 되면서 중장기 산업 전환 속도가 빨라질 수 있는 계기를 마련해서다. 또 절차적 병목이 완화되면서 기업 간 공동대응이 과거보다 수월해질 것이란 기대도 나온다.
그러나 업계가 절박하게 요구해 온 핵심 현안들이 빠진 점은 뚜렷한 한계로 지적된다. 가장 큰 문제는 전기료·에너지 비용 부담 완화 대책이 법안에서 제외된 점이다. 철강·석화 모두 전력 집약적 산업으로 최근 산업용 전기요금 인상과 연료비 증가로 수익성 악화가 심화했지만 특별법에는 지원 근거가 담기지 않았다. 한 제강사 관계자는 “올해 공장 가동률이 절반으로 떨어졌는데 전기료는 지난해보다 더 나왔다”며 “이런 상황에서는 법이 통과돼도 당장 생존엔 도움이 되지 않는다”고 호소했다.
철강업계의 최대 부담인 미국의 50% 고율 관세가 한·미 정상회담 팩트시트(공동 설명자료)에서 언급되지 않은 것도 업계에선 뼈아픈 대목이다. 특별법은 통과 가능성이 높아졌으나 관세·전기료 부담은 그대로라는 평가가 나오는 이유다. 업계는 여전히 대미 수출 타격이 지속되고 있어 정부 차원의 후속 협상이 필요하다고 강조한다. 석화업계도 같은 목소리를 냈다. 구조조정 로드맵만 제시되고 연착륙 장치는 미흡할 경우 중소·취약기업 도산이 현실화될 수 있다는 우려가 제기된다. 최근 일부 지역에서 설비 감축·채무 부담으로 가동 중단 사례가 나타나는 것도 이런 우려를 뒷받침한다.
업계 관계자는 “구조조정을 추진하려면 신규 투자와 인력 재배치가 불가피한데, 이에 대한 정부의 비용 분담이 함께 논의돼야 한다”며 “전기료 감면이나 세제 지원 없이는 기업 움직임이 제한적일 수밖에 없다”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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