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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내 반도체주 주가가 줄줄이 내려가고 있는 배경에는 미·중 갈등의 불똥이 국내에도 튀고 있기 때문인 것으로 풀이된다. 앞서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은 9일(현지시간) 사모펀드와 벤처 캐피탈 등 미국의 자본이 중국의 첨단 반도체와 양자 컴퓨팅, 인공지능(AI) 등 3개 분야에 대해 투자하는 것을 규제하는 행정명령을 발표했다.
이에 따라 해당 분야에서 중국에 투자를 진행하려는 기업들은 사전에 투자 계획을 의무적으로 신고해야 하며, 투자 금지를 포함한 결정권은 미국 재무장관이 가지게 된다.
행정명령이 발표된 직후 미국의 반도체 기업 엔비디아는 4.72% 하락한 채 장을 마감했다. 브로드컴은 3.67%, AMD는 2.44%, 인텔은 2.11% 떨어졌다. 주요 반도체 종목을 모아놓은 필라델피아 반도체 지수도 1.87% 뒷걸음질쳤다. 이는 국내 반도체 시장에도 영향을 미쳤다. 삼성전자는 2거래일 연속 하락하며 지난 5월 이후부터 지켜왔던 종가 기준 6만8000원 선이 무너졌다. 이달 초 종가 기준 12만원을 넘어섰던 SK하이닉스도 현재 11만5000원선에서 머물고 있다.
한지영 키움증권 연구원은 10일 “바이든의 중국 첨단기술 업체에 대한 투자 제한 소식 등으로 엔비디아와 AMD 등 반도체주 들이 동반 약세를 보였다”며 “이는 국내 관련 업종의 투자심리도 제약할 것”이라고 밝혔다.
다만, 증권가에서는 단기 조정을 불가피하지만, 하반기 반도체 업종이 강세를 보일 것이라고 내다보고 있다. 박유악 키움증권 연구원은 “올해 상반기 고대역폭메모리(HBM) 등 판매 확대 효과를 본 디램(DRAM)이 턴어라운드 했다면 하반기는 가격 하락률 둔화 속 수요 회복 모멘텀 기대감에 낸드(NAND)가 턴어라운드로 이어질 것”이라고 내다봤다. 이어 “반도체 업종의 주가는 해당 기대감을 반영하며, 올 하반기 강세를 띨 것으로 판단한다”고 덧붙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