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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역대 최고치 찍은 애플 주가
28일(현지시간) 마켓포인트에 따르면 미국 나스닥에 상장돼 있는 애플의 이날 주가는 전거래일 대비 0.63% 오른 189.25달러에 거래를 마쳤다. 역대 최고가다. 장중에는 189.90달러까지 치솟으며 190달러선에 육박했다. 애플 주가는 올해 들어 50% 넘게 폭등했다.
이에 따라 애플 시총은 2조9760억달러까지 불어났다고 시총 분석사이트인 컴퍼니스마켓캡은 전했다. 올해 44.01% 증가한 수준이다. 장중에는 잠시 3조달러를 터치했다. 지난해 1월 3일 이후 두 번째다. 전 세계에서 시총 3조달러를 넘어섰던 회사는 애플밖에 없다. 월가에서는 애플이 조만간 종가 기준으로도 3조달러를 넘을 것으로 보고 있다. 애플은 현재 마이크로소프트(2조4970억달러), 사우디 아람코(2조810억달러), 알파벳(구글 모회사·1조5320억달러), 아마존(1조3240억달러), 엔비디아(1조150억달러), 테슬라(8120억달러) 등을 따돌리고 부동의 시총 1위를 지키고 있는 전 세계 대장주다.
주목할 것은 연방준비제도(Fed)의 초강경 긴축 등 각종 악재를 뒤로 하고 주가가 강세를 보이고 있다는 점이다. 이날도 제롬 파월 연준 의장이 “연속 기준금리 인상을 배제하지 않는다”며 연내 두 차례 인상을 시사했지만, 애플 주가는 장중 내내 상승세를 탔다. 거시 환경에 따른 충격이 상대적으로 덜한 애플만의 강점이 있다는 뜻이다.
애플의 저력은 무엇보다 반도체 경쟁력에서 찾을 수 있다. 애플은 지난 2010년부터 스마트폰용 애플리케이션프로세서(AP) A4칩을 아이폰4에 처음 장착했고, 이후 꾸준히 A시리즈의 성능을 개선했다. 더 나아가 스마트폰에 이어 PC·태블릿용 반도체를 자체 개발한다는 ‘실리콘 로드맵’을 통해 2020년 첫 통합칩셋(SoC) M1을 공개했다. 최고의 하드웨어 제조 강점을 갖춘 빅테크라는 명성의 근간이 반도체다.
◇“애플 시총 4조달러 벽 깬다”
애플이 이번달 초 선보인 혼합현실(MR) ‘공간 컴퓨팅’ 헤드셋 ‘비전 프로’ 역시 긍정적인 평가를 받고 있다. 비전프로는 3499달러(약 459만원) 가격이 다소 높다는 지적이 있었지만, 지금은 추후 애플 주가를 견인할 핵심으로 여겨지고 있다. 특히 비전프로를 착용하면 어디서든 3차원으로 일상생활, 업무, 엔터테인먼트 등을 즐길 수 있다는 공간 컴퓨팅 개념은 주목받고 있다. 메타의 가상현실(VR) 헤드셋 ‘퀘스트’가 엔터테인먼트를 강조하는 것과는 차이가 있다는 평가다. 아울러 비전프로에 새로 개발한 R1칩을 심은 것은 실리콘 로드맵을 완성했다는 의미가 있다.
상황이 이렇자 애플 시총이 2년 안에 4조달러까지 불어날 것이라는 전망까지 나왔다. 월가의 저명한 테크 분석가인 웨드부시증권의 댄 아이브스는 “2025회계연도까지 시총이 3조5000억~4조달러에 이를 것”이라고 점쳤다. 지금보다 시총 규모가 30% 이상 늘 수 있다는 것이다. 그는 또 “월가는 애플의 성장성을 과소평가했다”며 목표 주가를 220달러로 상향했다. 지금보다 20% 가까이 더 오를 여지가 있다는 뜻이다. 아이브스는 올해 1월 애플 목표 주가를 200달러에서 175달러로 하향했는데, 이를 다시 220달러로 조정한 것이다.
아이브스는 비전프로 출시를 두고서는 “핵심은 애플 앱 생태계를 구축하는 것”이라며 “비전프로와 앱스토어는 애플이 생성형 인공지능(AI) 앱 생태계를 구축하기 위한 첫 번째 단계”라고 진단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