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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르포]성장 기틀 다진 경동나비엔 서탄공장, 글로벌 공략 거점된다

함지현 기자I 2023.02.27 13:31:32

2014년 가동 이후 매출 1조원·'5억불 수출의 탑' 등 기여
생산부터 검사, 물류 시스템까지 자동화해 품질 경쟁력↑
연 생산량 200만대→440만대로…스마트팩토리 전환도
차별화 기술 적용해 해외 냉난방공조 시장 진출 박차

[평택(경기)= 이데일리 함지현 기자] “현재 연간 생산 규모는 200만대 수준으로, 보일러와 온수기에 집중하면서 국내와 북미 시장을 공략하고 있습니다. 향후 이를 확대해 연간 440만대를 생산할 수 있는 ‘생활환경가전 생산공장’으로 변신해 해외시장을 적극 공략할 계획입니다.”

경동나비엔 서탄공장 전경(사진=경동나비엔)
◇2026년까지 생산규모 440만대로 확대…스마트팩토리 전환도

지난 24일 방문한 경기도 평택에 있는 경동나비엔(009450) 서탄공장. 2014년 가동을 시작한 이곳은 단일 규모 세계 최대의 보일러·온수기 생산 공장이다. 준공 당시 연산규모는 120만대였지만 해외시장 확대에 따라 증설을 거듭하면서 현재 연간 생산규모는 200만대까지 늘어났다.

이곳은 경동나비엔 성장의 분수령이 된 곳이라는 의미도 갖고 있다. 서탄공장이 건설된 2014년 4289억원이던 경동나비엔의 매출은 2021년에는 국내 보일러 업계 최초로 1조원을 돌파했다. 이를 바탕으로 국내 보일러 1위 기업인 경동나비엔은 업계 전체 수출의 88%를 담당하고 있으며, 지난해 업계 최초로 ‘5억불 수출의 탑’을 수상하기도 했다.

경동나비엔이 이처럼 북미 등 해외시장에서 성과를 거둔 것은 서탄공장을 기반으로 구축한 품질 경쟁력이 밑받침이 됐다는 평가다.

실제로 방문한 공장은 생산·검사·물류에 이르는 3단계 자동화 시스템을 통해 품질 경쟁력을 확보하고 있었다. 보일러·온수기 등 각 제품을 구성하는 부품을 모듈별로 자동 생산하고 조립 공정에 로봇을 배치, 생산성을 높였다. 생산된 부품은 조립 공정으로 자동 공급된다.

조립이 끝난 제품은 전수검사를 한다는 게 경동나비엔의 철학이다. 검사 로봇이 최대 55개 항목을 촬영해 이상 여부를 1차로 점검한다. 이후 자동검사시스템으로 품질의 이상 유무를 최종 점검한다. 불량률은 생산공정에서 100만개 중 10개 이내로 잡는 게 목표다. 사용 1년 후 불량률 역시 1% 이하로 유지하겠다는 방침이다.

품질을 높이기 위한 시도도 이어진다. 높은 열과 압력·바람 등에 제품이 버틸 수 있는지, 누수는 없는지 실험하고 환경적 문제와 소음 등도 살핀다.

경동나비엔 서탄공장 내 신뢰성검사 모습(사진=경동나비엔)
◇북미 등 해외 냉난방공조 시장 진출 박차

서탄공장은 늘어나는 글로벌 수요 대응과 신규사업에 맞춰 증축에 나설 뿐만 아니라 스마트팩토리로 전환도 진행한다.

생산 규모는 2026년까지 연간 439만대 수준으로 확장한다. 북미 주력 난방을 공략할 신제품도 생산하기 위해 생산라인을 현재 13만㎡(4만평) 수준에서 33만㎡(10만평) 규모로 확대한다. 생산, 검사, 물류 등 생산 전 과정의 디지털 전환을 통해 고객의 수요에 맞춘 통합 생산관리를 도입하고 품질관리 역량도 높인다.

경동나비엔은 서탄공장 확충을 통해 북미를 비롯한 해외의 냉난방공조(HVAC) 시장 진출에 박차를 가한다. HVAC은 주거 환경과 밀접한 난방과 냉방, 환기 등 실내 공기질 관리를 뜻하는 공조를 아우르는 개념이다.

HVAC 시장 진출의 첫 걸음으로 올해 북미 시장에 ‘콘덴싱 하이드로 퍼내스’를 출시한다. 물과 공기의 열교환을 통해 따뜻해진 공기를 실내에 공급하는 방식이라 공기의 질이 쾌적하고 안정적인 난방을 구현할 수 있다. 외부로 빠져나가는 열을 재활용하는 콘덴싱 기술을 접목해 에너지 효율이 높고, 질소산화물을 줄이는 등 친환경 요소도 강화했다.

북미 냉방시장도 진출한다. 콘덴싱 하이드로 퍼내스와 연계한 하이브리드 운전 기능을 통해 겨울에는 난방, 여름에는 냉방을 제공하는 방식을 선보일 예정이다.

중앙아시아에 대한 관심도 높다. 아직 국민 소비력이 높지 않고 시장 규모도 작지만 지금 같은 성장 속도면 10년 후쯤 상당한 규모가 될 것으로 봐서다.

김용범 영업마케팅 총괄임원은 “경동나비엔은 콘덴싱보일러·온수기 등으로 글로벌 에너지 시장을 선도해 왔다”며 “북미 시장에서의 성공 경험을 바탕으로 전세계 HVAC 시장에 차별화된 기술을 접목해 미래 성장 동력을 확보할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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