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바이오주 다수 보유 백경란 "의혹 제기 죄송…인지 못 해"

박경훈 기자I 2022.08.30 12:46:32

30일 국회 보건복지위원회 전체회의 출석 발언
62억 자산가 백경란…주식 2억 5000만원가량 보유
"인사처가 처분해야 한다고 판단하면 그럴 용의"
감사원 백신 도입 감사 "현재 업무 부담, 일정 변동 협의"

[이데일리 박경훈 기자] 백경란 질병관리청장이 원숭이두창 진단키트 개발업체 등 다수의 바이오 주식을 보유한 것과 관련해 고개를 숙였다.

백경란 질병관리청장이 30일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보건복지위원회 전체회의에서 ‘2021회계연도 결산 및 예비비지출 승인안’ 제안설명을 하고 있다. (사진=공동취재사진)
30일 국회 보건복지위원회 전체회의에 출석한 백 청장은 자신이 보유한 바이오 주식이 직무관련성이 높다는 지적에 “겸허히 받아들인다”며 “주식 취득과 관련해 의혹이 제기된 점에 대해 송구하다”고 말했다.

다만 그는 “문제 소지 관련해서는 인지하지 못하고 있었다”면서 “정보를 활용해 투자를 하고자 한 것은 아니다”라고 억울함을 호소하기도 했다.

정부공직자윤리위원회가 26일 관보를 통해 공개한 ‘재산공개자 재산등록사항’에 따르면 백 청장은 61억 4999만원의 재산을 신고했다. 이 중 백 청장 명의의 상장주식은 총 2억 4896만원 상당으로, 신테카바이오 3332주, 바디텍메드 166주, 알테오젠 42주, SK바이오사이언스 30주 등 제약·바이오주식이 일부 포함됐다.

코로나19 백신을 개발해 질병청과 직접 직무관련성이 있는 SK바이오사이언스 주식의 경우 지난 5월 취임 직후 처분한 것으로 파악됐다.

하지만 다른 바이오 주식은 여전히 보유한 채 인사혁신처에 주식의 직무관련성 여부 심사를 청구한 상태다. 백 청장은 9월 말쯤 직무관련성이 있다고 판단될 경우 매도하거나 백지신탁 조치하겠다는 뜻을 밝혔다.

백 청장이 아직 보유한 주식 중에서도 바디텍메드의 경우 원숭이두창 진단키트를 개발하고 있어 직무 관련성이 높다는 지적이 나온다.

그는 “바디텍메드가 원숭이두창 진단키트를 개발 중이라는 소식은 저도 뉴스를 통해 처음 접한 내용”이라며 “(인사혁신처가) 처분해야 한다고 판단하면 그럴 용의가 있다”고 말했다.

백신 관련주인 SK바이오사이언스 매입 시기가 코로나19 초기인 2020년 1월부터 정부 자문위원으로 참여한 시점과 겹치는 것 아니냐는 의혹에 대해서는 “자문을 하는 기간이 아닌 지난 3월에 매입한 것”이라면서 “시기가 일치하지 않는다”고 해명했다.

백 청장은 감사원의 문재인 정부 백신도입 지연 감사계획과 관련해 시기를 조정하는 방안을 협의하겠다고 피력했다.

감사원은 지난 23일 하반기에 문재인 정부의 백신 도입 지연 관련 감사를 실시하겠다고 밝힌 바 있다. 지난 2020년 문재인 전 대통령은 미국 제약사인 모더나와의 통화에서 2000만명 분량의 코로나 백신 공급에 합의했으나, 실제로 백신 물량 공급 지연이 발생하는 등 접종 계획에 차질이 생긴 정황을 살피겠다는 것이 골자다.

신현영 더불어민주당 의원은 “(감사원 감사는) 최전방에서 제대로 싸우느라고 고생하느라 그동안 공무원들 많이 힘들었는데 행정력을 낭비하고 무사안일주의를 유도하게 될 것”이라며 “표적감사”라고 지적했다.

백 청장은 “공감하는 부분”이라며 “코로나 재유행 상황에서 대응하면서 업무에 많은 부담이 되고 있는 상황이다. 유행 상황에 따라 감사일정이나 방법을 변동할 수 있다는 내용을 봤기 때문에 협의하겠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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