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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2일 업계에 따르면 홈플러스는 내달 1일부터 경기 안산고잔점과 전남 순천풍덕점의 폐점시간을 밤 12시에서 밤 11시로 한 시간 앞당긴다. 해당 지점이 오피스 상권에 속한 특성을 고려해 폐점시간을 조정했다고 홈플러스 측은 설명했다.
안산고잔점과 순천풍덕점은 2년 전까지 밤 11시까지 운영하던 점포였다. 이후 밤 12시로 폐점시간을 늘려 매장을 운영해본 결과 운영비 대비 매출 증가율이 낮아 폐점시간을 되돌린 경우다. 홈플러스 관계자는 “해당 지점의 주변 다른 대형마트들도 밤 11시까지 운영한다”며 “시험적으로 밤 12시까지 운영했지만 밤늦은 시간대 매출이 낮아 다시 조정하기로 했다”고 말했다. 이어 추가적인 폐점시간 조정 점포는 없다고 덧붙였다.
이번 조치는 오는 7월 무기계약직 사원의 정규직 전환을 앞두고 나온 첫 경영 효율화 사례다. 홈플러스는 만 12년 이상 근속한 직원을 대상으로 정규직 전환을 추진할 예정이다. 전환 규모만 500여명에 이른다. 정규직 초임 연봉을 적용해 임금이 평균 6.5%, 최대 14.7% 상승한다. 2016~2017년 회계연도에서 흑자전환에 성공한 홈플러스에는 부담스러운 상황이다. 홈플러스는 2015~2016년 회계연도에 영업손실 1490억원을 냈다가 다음 회계연도에 3100억원가량의 영업이익으로 흑자전환했다. 상승세를 이어가는 것이 중요한 한 해인 셈이다.
지난해 10월 유통업계 최초로 여성 CEO가 된 임 대표는 주로 차별화 조치를 취했다. 취임 후 신선식품의 교환·환불제도를 개선한 ‘신선 A/S 센터’를 도입하고 포인트 적립률을 업계 최고 수준으로 높인 멤버십 제도를 내놓은 것이 대표적이다. 김상현 전 대표(현 부회장)가 추진해온 체질개선 작업을 이어받은 모양새였다.
하지만 폐점시간 조정으로 임 대표 본연의 색(色)을 낼 것으로 보인다. 임 대표는 코스트코, 바이더웨이 등에서 재무부문장(CFO)을 지낸 ‘재무통’이다. 홈플러스에서도 대표를 맡기 전까지 CFO로 활약하며 김 전 대표와 함께 흑자전환을 이끈 인물로 평가받고 있다. 김 전 대표가 시동을 건 체질개선 작업에 임 대표 본인의 강점인 재무능력을 더해 홈플러스의 경쟁력을 끌어올리려는 전략이다.
업계 관계자는 “대형마트의 폐점시간 조정은 상권 분석에 따른 결과”라며 “폐점시간을 앞당기는 것이 오히려 경영상 이익이라는 판단에서 나온 결정으로 보인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