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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세균 국회의장은 5일 오전 국회 본회의 개의 직전 의장석에서 “방금 전 자유한국당이 오늘 본회의에 참석하지 못한다는 의사를 전해왔다”며 “본회의 정상진행이 어려운 상황”이라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국무총리와 국무위원, 여러 의원들이 참석했는데 개의를 못하고 돌아가야할 것 같다. 의장으로서 양해를 구한다”며 “회의를 하지 못하니 다른 일정에 임해달라”고 말했다.
이날 회의 안건은 정우택 자유한국당 원내대표의 교섭단체 대표연설뿐이다. 이낙연 국무총리, 김상곤 사회부총리 겸 교육부장관, 송영무 국방부장관 등을 비롯해 각 부처 장관들과 더불어민주당 의원, 국민의당과 바른정당 일부 의원이 참석했다. 그러나 정 의장이 개의 불가를 이야기하면서 본회의장 입장 4분만에 회의장을 빠져나가야했다. 일부 의원들은 “일단 회의를 열어야한다”고 건의했지만 받아들여지지 않았다.
국회 사무처에 따르면 교섭단체 대표연설 거부로 본회의가 무산된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사무처 관계자는 “한국당에게 주어진 연설 기회는 지나갔다”며 “정우택 한국당 원내대표가 이번 정기국회에서 교섭단체 대표연설을 하기 위해서는 각 당 원내대표간 협의를 거쳐야한다”고 말했다.
정 의장은 “북핵위기에 따른 대응책을 마련하고 민생을 챙겨야하는 이 엄중한 시기에 정기국회를 원만히 진행하지 못한데 대해 의장으로 국민에게 죄송하다는 말씀을 드린다”고 말했다. 북한의 6자핵실험에도 김장겸 MBC 사장에 대한 체포영장을 ‘문재인정부의 언론장악’으로 규정하고 국회를 보이콧하고 있는 자유한국당을 우회적으로 비판한 셈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