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2일(현지시간) 월스트리트저널은 농작물이 기후로 인한 공급부족 우려에 저점을 찍고 반등하고 있다고 보도했다. 지난 3주간 설탕가격은 31% 뛰었고 유제품은 36% 상승했다. 팜유와 밀 가격은 각각 13.1%, 6.1% 올랐다.
미국과 호주 정부는 최근 18년 만에 가장 강력한 엘리뇨가 찾아올 것이라고 예고했다. 지난주 일본 기상청 역시 태평양 해수면 온도가 평년을 크게 웃돌아 1950년 이후 최고를 기록할 수 있다고 경고했다. 이에 따라 전 세계 농작물 생산에 영향을 줄 것이란 우려가 커지는 모습이다.
브라질 설탕 농장주들은 강수량이 늘어나면서 사탕수수 내 설탕 함유량이 줄고 비가 와서 수확할 수 있는 날도 감소할 것이라며 울상을 짓고 있다. 호주와 아시아, 아프리카 일부 지역에서는 가뭄으로 팜유와 밀, 코코아, 커피 등의 수확량에 타격이 불가피할 것으로 보고 있다.
식품가격에도 반영됐다. 유엔의 식량농업기구(FAO)에 따르면 9월 전 세계 음식료 가격도 18개월 만에 상승세로 돌아섰다. 특히 설탕가격과 유제품 가격이 반등을 주도했다.
가뭄 때문에 아시아 곳곳에서 수확량 전망치 하향조정에 나섰다. 베트남 커피·카카오 협회는 구체적인 수치를 제시하진 않았지만 최근 올해 커피 생산량이 급감할 것으로 전망했고 태국 쌀수출협회는 쌀 생산량이 15~20% 감소할 것으로 예상했다. 인도네시아 팜유협회는 예년보다 가뭄이 심해 팜 열매가 익는 속도가 늦어지고 있다고 분석했다.
가뭄과 폭염이 장기화하면서 인도네시아 산불이 걷잡을 수 없이 번진 것도 농산물 가격전망을 높이는 요인이다. 심각한 연무가 발생해 가을 농산물 수확에 영향을 줄 수 있기 때문이다. 호주에서는 트레이더들이 밀 선도거래에 나서고 있다. 향후 밀 가격 상승에 대비해 미리 낮은 가격에 물량을 확보하기 위해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