글로벌 경기침체로 자동차 수요가 감소하고 기술 개발 비용 부담이 늘면서 자동차 제조업체들이 합종연횡(合從連衡· 약자끼리 세로로 연합해 강자에게 대항하거나 약자들이 가로로 나란히 서서 강자와 화해한다는 뜻)이 본격화되고 있다.
생존을 위해 어제의 적과 손을 잡는 일이 자연스러워졌다. 합병을 통해 힘을 키우는 것도 새삼스럽지 않아 보인다.
◇“뭉쳐야 산다”..세계 주요 업체 예외 없어
파이낸셜타임스(FT)는 공통점이라고는 찾아볼 수 없는 카를로스 곤 르노-닛산 얼라이언스 최고경영자(CEO)와 디터 제체 다임러 회장이 자동차 업계의 대표적인 제휴 파트너로 꼽힌다며 자동차 업계의 제휴·합병 추세는 더욱 가속화될 것이라고 10일(현지시간) 보도했다.
FT는 “브라질에서 태어나 레바논에서 자라고 프랑스에서 대학을 졸업한 곤 CEO는 직설적 화법을 구사하며 열정이 넘치는 스타일인 반면 제체 회장은 지나친 콧수염만 제외하면 흠잡을 곳 없는 훤칠한 독일인”이라며 “그러나 제체 회장은 르노-닛산의 소형차와 저공해, 콤팩트한 엔진 기술이 필요했고 곤 CEO는 고급차량의 비법을 전수받고 싶어했다”고 전했다. 그 결과 양사는 세단과 트럭, 엔진, 소형자동차 등에 대해 제휴를 맺게 됐다는 것이다.
매출 기준 세계 1~24위 자동차업체들은 모두 타사와 기술 제휴를 맺거나 합작법인을 설립해 운영하고 있다고 FT는 설명했다. 그중 일부 업체는 최대 10개 업체들과 협력하고 있으며 서로 주식을 보유하고 있다.
◇비용 부담 줄여 수익성 유지
FT는 다만 이같은 파트너십이 언제든 깨질 수 있다는 리스크도 있다고 지적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자동차 업체들이 손을 잡는 이유는 새 플랫폼을 개발하거나 공장을 건설하는 비용이 수 십억달러에 달하기 때문이다.
한 업체 고위 관계자는 “어떤 자동차 회사도 당장 혼자 힘으로 전세계 시장에서 성장을 유지할 만큼 형편이 넉넉하지 않다”며 “예전에는 (제휴 등이) 브랜드 이미지를 약화시키지 않을까 하는 우려가 있었지만 지금은 필요악으로 받아들여진다”고 말했다.
또다른 업체의 한 경영진은 “(제휴는) 사라지지 않고 오히려 심화될 것”이라며 “서로 사랑해서가 아니라 수지타산에 맞기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컨설팅회사 앨릭스파트너스의 스테파노 아베사 매니징디렉터는 “신제품을 출시하고 시장을 개척하기 위해 비용과 시간이 투입된다”며 “제휴는 적당한 투자로 확장 전략을 가속화할 수 있는 방법중 하나”라고 평가했다.
한편 FT는 피아트와 크라이슬러 CEO 세르지오 마르치오네가 주요 자동차기업 기준으로 제시한 ‘연간 600만대 생산·판매’를 만족하는 업체는 도요타, GM, 폭스바겐, 르노-닛산, 현대차(005380) 정도라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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